Focus

“연구자에 도움 주는 연구하겠다”

2018-11-19 연구/산학

공과대학 정재웅 교수가 한국연구재단과 엘스비어가 선정한 ‘올해의 신진 연구자’에 선정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로 성장할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올해의 신진 연구자 선정 인터뷰(1) - 공과대학 정재웅 교수
태양전지 관련 세계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자 될 것
“연구에 중요한 것은 배경지식, 다른 분야에도 관심 가져야”

한국연구재단이 지난 9월 노벨 과학상 연구자들과 관련된 흥미로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이 수상 업적과 관련한 핵심 연구를 시작해 결과를 내기까지 평균 17.1년이 걸렸다는 결과였다. 연구대상은 최근 10년간(2008년~2017년) 노벨 과학상 수상자 78명이었다. 노벨 과학상 수상을 위해서는 핵심 연구를 30대 중반에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지난 11월 12일 한국연구재단과 세계 최대의 학술 전문 출판기관 엘스비어가 공동으로 ‘올해의 신진 연구자(Young Researcher Award 2018)’를 발표했다. 만 39세 이하의 한국 국적 연구자를 미리 선정해 그들이 세계적 연구자가 되도록 돕는 상이다. 올해는 자연과학 및 공학, 생명과학, 인문사회에서 총 10명을 선정했다. 경희대학교에서는 공과대학 정재웅 교수와 생활과학대학 제유진 교수가 선정됐다. (‘세계가 주목한 연구자’ 11월 14일 포커스 기사 참조)

이에 정재웅, 제유진 교수의 소감과 성과를 올린 배경, 향후 연구 계획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정재웅 교수다.<편집자 주>

‘올해의 신진 연구자’는 연구의 인용지수를 평가했다. 태양전지 소재 분야를 연구해온 정재웅 교수의 인용수는 총 2,500여 회에 달한다. 사진 제공 <한국연구재단>

연구자가 인정한 연구자
Q. ‘올해의 신진 연구자’에 선정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는데 소감을 듣고 싶다.
당연히 감사한 마음이다. 한국연구재단과 세계 최대의 학술 전문 출판사 엘스비어가 공동 선정한 10명에 선정된 것이라 큰 의미가 있다. 단순히 수상 사실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라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에도 아직 조심스러운 마음이다.

그런 평가보다는 다른 연구자들이 내 연구를 주목하고 많이 인용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인용수를 통해서 내가 다른 연구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Q. 선정에 큰 영향을 끼친 연구가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 연구이다. 어떤 연구인가?
그간 태양전지의 소재 개발과 합성을 연구했다.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은 태양전지 분야에서 차세대 소재로 불리는 유기나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소재 개발 연구를 진행했다. 개발한 소재가 중요한 연구 성과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소재들은 새롭게 만들어낸 것들은 아니다. 이미 반도체나 트랜지스터 분야에서 연구되던 소재를 태양전지 분야에 적용해 이들이 더 우수한 성질을 보이는 점을 발견했다.태양전지는 넓은 파장의 빛을 잘 흡수해야 하고, 흡수된 빛을 전기로 잘 생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태양전지 소재는 빛을 흡수하는데 제한된 성질을 보였다. 자외선, 적외선,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정도다. 내가 연구한 유기계열 태양전지는 자외선, 적외선, 가시광선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근적외선까지 흡수한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태양전지로서 성질이 우수하다. 흡수도 잘하고 전기도 잘 만든다. 여기서 한 발짝 나아가, 페로브스카이트가 주위의 전자를 잘 당겨 더 빨리 더 잘 전기를 뽑을 수 있는 계면 소재를 만들었다. 기존의 계면 소재를 쉽고 투명하게 만들어 빛 통과율을 높였다. 흡수량과 전기 방출량을 늘린 것이다.

정재웅 교수는 실험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정 교수는 “학생들은 제자가 아니라 같은 연구를 진행하는 동료 연구자”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포기하지 않고, 관련 분야 소재 연구에 힘 쏟아
Q. 연구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연구에 대한 자세는 어떠한가?
연구에서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충분한 ‘배경지식’이다.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 논문을 찾아 읽는다. 태양전지 분야의 연구만 살피면 따라가기만 한다. 이를 극복하려면 다른 분야에서 정보를 습득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야 한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연구를 하다 보면 다른 연구자들과 같은 실험을 해도 성과가 똑같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시간을 들인 실험이 실패하면 좌절감도 든다. 여기서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시간이다. 한 번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여러 번 시도하고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Q. 다른 분야 중에는 어떤 분야들을 눈여겨보고 있는지?
태양전지도 결국은 사람이 더욱 윤택한 환경에서 살기 위한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사람에 집중하게 됐다. 만드는 소재들이 실용적이고 투명한 반도체나 유연한 근적외선을 감지하는 쪽에 활용돼 일상생활에서 좀 더 편한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투명한 전자소자나 맥박을 측정하는 옷에 사용되는 인체 친화적 전자 소자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미활용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사람의 체열에서도 전기를 만들 수 있다.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다.

학생은 제자가 아니라 함께 연구하는 동료 연구자
Q. 연구자로서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연구를 직업이라 생각해서 지금까지 직업의식으로 연구해왔다. 이번에 수상식에서 다른 연구자들을 만나면서 생각을 다시 해봤다. 수상 후 가장 뿌듯한 것이 다른 연구자들이 제 연구를 보고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제는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에 길잡이가 되는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어졌다.

Q. 연구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가장 먼저 가족이다. 연구실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가족들의 도움이 없이는 연구도 불가능하다. 가족을 제외하면 같이 연구를 하는 동료들이다. 박사과정이나 박사 후 과정에서는 지도교수님들이 가장 큰 도움을 주었다. 지금은 연구를 같이하는 학생들이 큰 도움을 준다. 스승과 제자 사이보다는 같은 연구를 하는 동료 연구자라고 생각한다.

지난 2016년에 경희 가족이 됐는데, 지금까지 행정이나 연구에서 도와주는 교수님들도 많다. 연구의 인프라를 만들어주시고, 연구가 안 될 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들이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정재웅 교수 프로필>

국제캠퍼스 공과대학 정보전자신소재공학과 조교수.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학사를 졸업 후(2007년), 같은 대학교에서 박사(2012년)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 신소재공동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워싱턴주립대학교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차세대 태양전지 관련 48개의 SCI 논문(주저자 40개)을 발표했고 현재까지 인용수는 2,500회에 달한다. 에너지변환효율 10% 이상의 유기태양전지 및 에너지변환효율 20% 이상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용 소재를 개발했다.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Adcanced Energy Materials> 등 에너지소재분야 최고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지난 2013년에는 한국고분자학회 우수박사학위논문상을, 2014년에는 새아해암학술장학재단 신진연구상을 수상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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