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뉴스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지금 한류가 머무르는 곳은 어디인가?”
한류, 한류문화 어떻게 읽어야 할까?
안숭범 외 | 134*215 | 208쪽 | 무선
16,000원 | 2024년 2월 25일
ISBN 978-89-8222-773-8 (04600)
“문화콘텐츠 여섯 개 분야(영화, 드라마, 음악, 예능, 웹툰, 게임) 최고의 작품은?”
동시대 K-콘텐츠를 통한 글로벌 대화의 장
국내외 평론가들이 영화, 드라마, K-팝, 예능, 게임, 웹툰으로 살피는 K-콘텐츠의 안과 밖
BTS에 이어 뉴진스 등 차세대 K-팝 주자들의 약진과 더불어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같은 K-콘텐츠 열풍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샤넬, 디올 등 유명 패션 브랜드는 물론이고 코카콜라의 한글 로고 사용, 맥도날드의 뉴진스 버거 출시 등 글로벌 기업들도 K-팝스타와 한류에 주목하고 있다. 한류 20년,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에서는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을 통해 한류 현상을 주도하는 K-콘텐츠를 대상으로, 작지만 흥미로운 ‘글로컬’ 담론장을 만들기로 했다. 우선 연구소 내에서 2023년 문화콘텐츠 여섯 개 분야(영화, 드라마, 음악, 예능, 웹툰, 게임)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영화), 〈더 글로리〉(드라마), 뉴진스의 〈Get Up〉(K-팝), 〈피지컬: 100〉(예능), 〈데이브 더 다이버〉(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웹툰)이라는 여섯 작품을 대표작품으로 선정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분석했다.
- 작품의 독창적인 개성과 주제의식, 핵심적인 메시지는 무엇인가?
- 내용과 형식, 장르 면에서 한국적 특수성, 세계적인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가?
- 동시대의 정서, 의식, 시대정신 등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
- 해당 분야의 최신 트렌드와 어떻게 조응하는가?
작품들의 선정 과정에서는 국내외 전문가의 평가와 평단의 반응을 살피고, 국내외 해당 콘텐츠산업 시장에서 판매 수익, 시청률, 관객 수, 조회 수, 동시 접속자 수 등 계량이 가능한 정량적 지표를 조사하였다. 상업적 성취와 인기도, 문화콘텐츠로서 독창성, 경쟁력, 예술성과 대중성의 조화라는 점도 중요한 기준으로 두었다.
최고 수준의 국내외 평론가로 구성된 필진
이 책의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영화, 드라마, K-팝, 예능, 게임, 웹툰 여섯 개 분야마다 최고 수준의 국내외 평론가들로 필진을 구성한 점이다. 국내 평론가로는 문화콘텐츠 각 분야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안숭범(영화), 강유정(드라마), 서영호(K-팝), 지승학(예능), 이승제(게임), 김소원(웹툰) 등이 참여했다. 또한 국외 평론가로는 일본, 브라질, 미국, 영국 등에 거주하며 해외 유명 매체의 기자 및 평론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 온 사토 유우(영화), 일레인 게리니(드라마), 켄트 A. 오노(K-팝), 안톤 비텔(예능), 크리스티안 돈란(게임), 하기하라 유카리(웹툰) 등이 참여해 선정된 작품의 메시지, 한국적 특수성과 세계적 보편성, 시대정신, 트렌드 등을 읽어내며 K-콘텐츠를 읽는 한국 ‘안과 밖의 시선’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의 첫 총서 시리즈 ‘상상유목 대중총서’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은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기획 총서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상상유목 대중총서’의 첫 번째 권이다.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는 2021년 6월 경희대학교 대학부설로 설립되었다. 곧이어 교육부 산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이 지원하는 ‘K학술확산연구소 사업’에 선정되어 2021년부터 5년간 ‘K-콘텐츠의 태동과 역동: 한류 문화유전자로서 한국어문’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일환으로 연구소에서는 사업 기간 대중 및 학술 총서 시리즈 총 4종(아포리아 학술총서, 아우라 학술총서, 지평전환 비평총서, 상상유목 대중총서)을 출간하고 있으며, 특히 ‘상상유목 대중총서’로는 문화콘텐츠 분야 핵심 이슈에 대한 신뢰할 만한 지식을 생산하고, 기획과 창작, 제도와 정책, 산업과 기술, 수용과 해석에 관한 폭넓은 이해를 제공하고자 했다.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소장 안숭범 교수는 출간에 앞서 “여기에 실린 글들이 한류에 관한 국내팬과 해외팬, 제작·기획자와 소비·향유자, 평론가와 대중의 대화 공간에 자주 소환되길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1. 괴물은 어디에서 출현하는가 (안숭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통해 ‘아파트’로 상징되는 차별, 배제, 혐오의 의미를 들여다본다. 영화 속 아파트의 붕괴에서 탄생한 괴물은 부동산 공화국에서 길잃은 한국인의 초상과 다르지 않다.
2. 한국 영화의 진화를 보여주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사토 유우) 〈쉬리〉(1999) 이후 일본에서는 한국 영화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주제의식 등 여러 영화와의 비교를 통해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위치를 짚어본다.
[드라마] 더 글로리
1. 공공의 판타지, 유예된 복수의 서사 전략 (강유정) 〈더 글로리〉 성공에는 학교폭력 피해자 주인공 문동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다. 학교폭력에 대한 공분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정의 실현 서사를 추동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2. 〈더 글로리〉, 가장 한국적인 복수 서사 (일레인 게리니) K-복수 서사는 박찬욱 감독의 여러 작품과 〈아가씨〉, 〈달콤한 인생〉 등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더 글로리〉를 통해 이러한 한국적 복수 서사의 원형을 살핀다.
[K-팝] 뉴진스, 《Get Up》
1. 케이팝과 팝 사이, 뉴진스가 세상을 끌어안는 법 (서영호) 음악 내외적으로 기존 케이팝 트렌드나 문법에서 탈피한 뉴진스의 여러 면모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K-팝 정의와 그 향방을 논한다.
2. 뉴진스, K팝의 세계화 속 전략적 영향력 행사 (켄트 A. 오노) K-팝 신예 뉴진스의 행보를 다각도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K-팝 스타들이 기업 간 계약 및 관련 상품의 마케팅 등으로 소프트파워 정치 전략을 주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능] 피지컬: 100
1. 〈피지컬: 100〉에서 완벽한 몸의 실재(physical) 다시 읽기 (지승학) 역사 속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몸은 계속 변해왔다. 〈피지컬: 100〉을 통해 보이는 현대사회의 완벽하고 우월한 몸의 추구 뒤 그림자에는 불안과 자본이 존재한다.
2. 승 혹은 패, 넷플릭스의 〈피지컬: 100〉 (안톤 비텔) 리얼리티쇼인 〈피지컬: 100〉의 참가자들은 완벽의 신화를 향한 적자생존을 경험한다. 경쟁과 오락이 결합된 프로그램들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
1. 넥슨과 민트로켓 그리고 〈데이브 더 다이버〉 (이승제) 민트로켓이라는 서브브랜드로 〈데이브 더 다이버〉라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출시한 넥슨. 가볍고 산뜻한 이 게임이 과도한 과금이라는 K-게임의 오명을 씻을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2. 〈데이브 더 다이버〉, 깊이와 복합성의 아름다운 조화 (크리스티안 돈란) 메타크리틱 90점, 머스트플레이에 선정된 〈데이브 더 다이버〉의 장점을 장르, 재미, 캐릭터 등 여러 방향에서 조명한다.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1. 생계형 헌터의 영웅서사, 〈나 혼자만 레벨업〉 (김소원) 세계 각국으로 번역되고,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제작까지 이어지고 있는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이를 통해 웹툰 산업의 인기와 변화를 들여다본다.
2. 〈나 혼자만 레벨업〉을 통해 보는 일본의 웹툰 현황 (하기하라 유카리) 일본과 한국의 웹툰은 과금제와 대사 진행 방향 등이 다르다. 둘 사이의 차이점과 발전 가능성 등을 알아본다.
목차
서언 동시대 K-콘텐츠를 통한 대화의 장을 기대하며/ 안숭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PART 1 괴물은 어디에서 출현하는가
- 부동산 공화국의 지옥도와 ‘황궁아파트 레짐’/ 안숭범
PART 2 한국 영화의 진화를 보여주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비롯된 리얼리티와 불평등이 만연한 세계의 보편성/ 사토 유우
·웹툰 〈유쾌한 왕따〉 vs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드라마] 더 글로리
PART 1 공공의 판타지, 유예된 복수의 서사 전략/ 강유정
PART 2 〈더 글로리〉, 가장 한국적인 복수 서사/ 일레인 게리니
·현실에 〈더 글로리〉가 미친 영향
[K-팝] 뉴진스, 《Get Up》
PART 1 케이팝과 팝 사이, 뉴진스가 세상을 끌어안는 법/ 서영호
PART 2 뉴진스, K팝의 세계화 속 전략적 영향력 행사/ 켄트 A. 오노
[예능] 피지컬: 100
PART 1 〈피지컬: 100〉에서 완벽한 몸의 실재(physical) 다시 읽기/ 지승학
PART 2 승 혹은 패, 넷플릭스의 〈피지컬: 100〉
- 생존과 영생의 그리스 신화를 위한 다윈의 투쟁/ 안톤 비텔
·〈피지컬: 100〉의 인기 비결은?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
PART 1 넥슨과 민트로켓 그리고 〈데이브 더 다이버〉/ 이승제
PART 2 〈데이브 더 다이버〉, 깊이와 복합성의 아름다운 조화/ 크리스티안 돈란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PART 1 생계형 헌터의 영웅서사, 〈나 혼자만 레벨업〉이 투영하는 것들/ 김소원
PART 2 〈나 혼자만 레벨업〉을 통해 보는 일본의 웹툰 현황/ 하기하라 유카리
저자 소개
저자
안숭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저서로 영화평론집 『환멸의 밤과 인간의 새벽』, 학술서 『SF, 포스트휴먼, 오토피아』, 시집 『소문과 빌런의 밤』 등이 있다.
사토 유우(佐藤結)
기자, 영화평론가. 공저로 『한국영화로 배우는 한국의 사회와 역사』, 『작가주의 한국영화』, 역서로는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등이 있다.
강유정
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교수, 영화평론가. 《경향신문》에 〈강유정의 영화로 세상읽기〉를 연재하고 있으며, KBS 라디오 〈강유정의 영화관, 정여울의 도서관〉을 진행 중이다.
일레인 게리니(Elaine Guerini)
기자, 영화평론가. 브라질 주요 언론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영국 영화 잡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브라질 특파원이기도 하다. 저서로 『가족의 모든 것(All in the Family)』, 『백스테이지(Backstage)』 등이 있다.
서영호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학과 겸임교수, 대중음악평론가. 저서로 『유튜브 시대에 문화는 어떻게 기억되는가』, 앨범으로 〈Punch Drunk Love〉(2012), 〈작은 마음〉(2016) 등이 있다.
켄트 A. 오노(Kent A. Ono)
미국 유타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석좌교수. 최근 암마르 후세인과 함께 『국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비판적 소개(Critical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Communication)』(2023)를 출간했다.
지승학
고려대학교 응용문화연구소 연구교수, 영화평론가,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홍보이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시네마 크리티크〉에 고정 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 『영화로 읽는 도시 이야기』(공저) 등이 있다.
안톤 비텔(Anton Bitel)
옥스퍼드대학교 크라이스트 처치 전임강사, 장르영화 전문 영화평론가. 《사이트 앤 사운드》, 《리틀 화이트 라이즈》, 《BFI》 등에 정기적으로 기사를 연재하고, 이외에도 다양한 매체에 글과 영상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이승제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커뮤니케이션학과 BK21Four 박사후연구원. 경희대학교와 건국대학교에서 디지털 인문학 및 게임 분과를 강의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돈란(Christioan Donlan)
기자, 게임평론가. 《유로게이머》의 기획 기사 및 칼럼 분야 편집자. 영국의 비디오게임 전문지 《에지 매거진》과 예술, 문화, 정치 등을 다루는 《바이스》에서 일했다. 저서로 『지도 없는 마음』 등이 있다.
김소원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학술연구교수, 만화연구가. 저서로 『만화웹툰작가 평론선(김진/무적핑크/이빈/강경옥 편)』, 『시대가 그려낸 소녀-한·일 순정만화의 역사』 등이 있다.
하기하라 유카리(萩原由加里)
테이쿄대학교 문학부 일본문화학과 전임강사. 저서로 『마사오카 겐조와 그 시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버지」의 전쟁 전과 후』, 편저로는 『〈인어공주의 왕관〉 그림 콘티집』 등이 있다.
역자
김소원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학술연구교수, 만화연구가. 저서로 『만화웹툰작가 평론선(김진/무적핑크/이빈/강경옥 편)』, 『시대가 그려낸 소녀-한·일 순정만화의 역사』 등이 있다.
한혜민
한국외국어대학교 KFL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홍콩이공대학교에서 전임강사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쳤다. 저서로 『외국인을 위한 참 쉬운 한글 배우기』(공저) 등이 있다.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https://kcsc.khu.ac.kr)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는 세계인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 K-콘텐츠의 문화 혼종성을 파악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인문적으로 성찰합니다. K-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제도, 산업과 기술, 미디어와 플랫폼, 대중의 수용 문화 면에서 초국가적 맥락을 확인해야 합니다.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는 한류와 K-컬처, K-콘텐츠 연구를 포괄하면서 동시대 스토리콘텐츠에 대한 현장 지향적 학술장을 순발력 있게 주도해 나갈 것입니다.
책 내용
서언_이 책은 동시대를 대표하는 K-콘텐츠에 대한 비평서다. 트렌드 교체 속도를 생각하면, 이 책에서 언급된 콘텐츠들도 먼 기억 속으로 점차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대 가장 유의미했던 콘텐츠들에 대한 비평 담론이 연속된다면, 한류라는 도도한 흐름의 깊이와 방향을 점쳐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_[13쪽]
괴물은 어디에서 출현하는가?_이 사실은 입주민이 아닌 사람을 쫓아내야 한다는 근거로 쉬이 비약한다. 황궁아파트 자가 입주가 특권적 보상이거나 차별적 성취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 공화국 신화가 만들어낸 괴물의 형상 중 하나다. ‘몫이 없는 자’를 타자화하는 것으로 우월적인 자기 신분을 확인받아야 하겠다는 태도는 지금 한국사회에 편재한다. 안과 밖 사이에 물리적 방벽과 의식적 ‘빗금’을 만드는 흑백의 세계에서 연민과 동정은 불합리한 것으로 정죄된다._[30쪽]
한국 영화의 진화를 보여주는 〈콘크리트 유토피아〉_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나 〈기생충〉(2019) 등은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렇게 한국의 현대사회를 풍자하는 작품들은 꾸준히 만들어져 왔다. 그러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자화상과 세계적 사회 현상의 축소판이 훌륭히 오버랩된다는 점에서 참신하다. 생명의 위기에 직면한 ‘보통’ 사람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타인에게 잔혹해질 수 있는가 또한 계산된 리듬과 긴장감이 끊이지 않는 스토리텔링으로 다채롭게 그려진다._[46-47쪽]
공공의 판타지, 유예된 복수의 서사 전략_〈더 글로리〉에 재현된 폭력의 수위와 학교폭력의 해결 과정은 그 자체로 논쟁적이었다. 논란은 재현된 폭력이 특정한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적시성보다, 부모의 재력과 권력에 의해 공정의 잣대가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적 불공정의 개연성에 집중되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오래된 유행어처럼 가진 것 없음이 피해자, 을에 대한 차별과 외면의 구조화를 가져왔음이 〈더 글로리〉에서는 여러 장면을 통해 구체화된다._[60쪽]
〈더 글로리〉, 가장 한국적인 복수 서사_한국의 영상 콘텐츠들은 잔혹한 세련미가 가미된 복수 서사를 다루는 데 능숙하다. 적어도 한국식 복수 레퍼토리를 사랑하는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억울한 개인들이 얼마나 정의를 갈망하는지 보여준다. 악마는 보통 치밀한 면이 있어 선이 악을 이기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영혼을 조금씩 갉아먹는다._[69쪽]
케이팝과 팝 사이, 뉴진스가 세상을 끌어안는 법_여기서 뉴진스는 케이팝 산업의 누적된 노하우 중 일부를 취하고 일부를 과감히 거부함으로써 로컬적 특수성을 줄이고 조금 더 글로벌 보편의 팝으로 나아갔다. 뉴진스가 탈피한 것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콘텐츠 중심인 음악 자체의 지향점 변화에 있으며 이것은 상술한 음악 미학적인 변화와 맞물려 있다. 다음으로, 이들은 복잡하고 거창한 세계관 설정 같은 것을 버렸다._[92쪽]
뉴진스, K-팝의 세계화 속 전략적 영향력 행사_뉴진스라는 그룹과 각 멤버는 모두 인플루언서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블랙핑크 멤버들도 패션 산업과 같이 더 넓은 마케팅 환경 속에서 수직적으로 통합된 적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수직적 통합은 자본주의 마케팅의 산물이기는 하다. 하지만 뉴진스의 패션 산업에서 즉각적이고 분명한 크로스 마케팅은 K-팝이 음악과 뮤직비디오의 유통을 광범위하게 촉진했을 뿐 아니라, K-팝 전반을 통해 패션 산업 역시 이미지 쇄신을 시도하는 과정에 있음을 뜻한다._[102쪽]
〈피지컬: 100〉에서 완벽한 몸의 실재 다시 읽기_실제로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토르소를 깨는 장면에는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환희와 결핍의 기제가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 토르소를 깨야 하는 순간 참가자들은 너나없이 멈칫한다. 그것은 환희와 결핍이 같은 강도로 격렬하게 충돌할 때 불거지는 회상의 순간이기도 하다. 그 회상의 찰나는 마치 항상성을 이루려는 생리학적 작동법과 같아서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균형이 경험된다._[127쪽]
넥슨과 민트로켓 그리고 〈데이브 더 다이버〉_바다가 항상 편안하고 아름다운 공간인 것은 아니다. 밤의 블루홀과 깊은 심해는 한낮의 블루홀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미지의 영역을 탐사하는 분위기도 잘 살아 있다. 최근 장르문법이 어느 정도 고착화된 어드벤처 게임이 감각적인 사운드와 독창적인 아트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 중임을 감안한다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아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역시 탁월한 안목이다._[148쪽]
생계형 헌터의 영웅서사_‘나 혼자만’이라는 제목을 본다면 마치 주인공이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치트키를 활용해 슈퍼히어로로 활약할 것 같지만, 작품 속에서 주인공에게만 주어진 능력은 만능 치트키와는 거리가 멀다. 그 능력은 마치 참고서처럼 주인공이 하루하루 주어지는 일일퀘스트를 수행할 때 예습을 좀 더 열심히 하도록 돕는 정도이다. 따라서 주인공의 레벨업은 결국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룬 것이 된다._[127쪽]
〈나 혼자만 레벨업〉을 통해 보는 일본의 웹툰 현황_일본에서도 가로 스크롤 만화는 독자를 위해 특별히 표시를 넣어 스크롤 방향을 안내한다. 사실 왼쪽으로 넘길지 아니면 오른쪽으로 넘길지는, 단순히 독자가 스크롤로 읽는 것에 익숙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떠나, 각 지역의 문자 문화와 깊이 연관된 문제이다. 스크롤 만화가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면서 각 문자 문화권에서 읽는 방향의 조율이 필요해졌다._[1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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