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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2013-05-29조회수 5730
작성자
슬라보예 지젝 지음

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슬라보예 지젝 지음 | 민승기 옮김 | 2013년 5월 29일 출간 |
134mmX215mm | 112쪽 | 9,800원







“지금 상황이 어두운 것 같지만 늘 터널 끝에는 빛이 있다.”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막연히 희망을 얘기하는 이들에게 지젝은 다음과 같이 일침을 가한다. “물론 그렇지. 우리에게 또 다른 기차가 다가오고 있으니까.” 염세주의자가 무색할 정도로 지젝은 지구적 자본주의를 비관적으로 바라본다. 이대로 가다간 생태학적 재난을 피할 수 없고, 기아와 대학살, 전쟁의 위협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전 세계가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데올로기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위기로 가득한 현실도 문제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무력화시키는 이데올로기가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대안도 상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젝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막다른 상황에 다가서고 있음을, 상황이 막연하게나마 지금 같은 식으로 그렇게 진행될 수는 없다는 것을, 또 어떤 전통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열려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달려 있고 상황은 열려 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지식인의 근본적 사유다. 지식인의 임무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우리가 당면해 있는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지젝은 대학의 의미를 역설한다. 근본적 사유를 위해서는 대학이라는 장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3,500여 명의 청중이 참여한 지젝의 경희대 강연을 책으로 엮었다. 이 강연을 통해 지젝은 자신이 지금까지 발표한 주요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강연 분량과 맞먹는 청중과의 토론 역시 지젝의 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친절한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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