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공공디자인에 스토리 담아, 어촌마을 활성화 꾀해
2023-10-02 교육
시각디자인학과 재학생, 강원 어촌 마을 활성화로 강원도지사상 받아
픽토그램에 스토리 담은 스토리그램 개념 도입
시각디자인학과 재학생팀이 제안한 ‘일삼공 프로젝트(일상 속 삼척의 삶을 유쾌하게 하는 공공디자인 프로젝트)’가 강원도지사상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경희 교육이 사회로 확대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찬비, 전세연(시각디자인학과 19학번), 김나영 (시각디자인학과 20학번) 학생은 캡스톤디자인 수업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해 교내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학생들은 “처음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실현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하지만 수업을 거듭할수록 구체화 되는 결과물을 보며 뿌듯했고, 좋은 결과까지 도출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일삼공 프로젝트는 강원 어촌마을인 대진항의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진행됐다. 대진항은 1982년 원자력발전소 건설 예정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2019년 고시 해제될 때까지 약 40년간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으로 2023년 해양수산부 어촌신활력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학생들은 대진항을 직접 방문해 어촌 주민과 소통하며 프로젝트 방향성을 잡았다. 이찬비 학생은 “마을에 방문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을을 생각하는 진심 어린 마음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어촌의 문제도 공유했다. 진세연 학생은 “노후화가 가장 눈에 도드라졌다. 시설뿐만 아니라 문화도 노후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 유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진항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공간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캠핑과 낚시 활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낙후된 시설로 안전과 시설물에 대한 안내도 부족했다. 김나영 학생은 “주민과 방문객 간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공공디자인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픽토그램에 스토리를 입힌 ‘스토리그램’ 개념을 도입했다. 진세연 학생은 “브랜드에 이야기를 더하는 일은 시각디자인학과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며 “디자인이 단순히 멋진 시각물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직접 깨달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디자인이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행동에 부드럽게 개입할 수 있도록 넛지 커뮤니케이션을 도입했다. 이찬비 학생은 “직접적 개입보다는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사람들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이니지 130개를 제작했고, 각각 사이니지에 안내 및 경고, 펀포인트, 마을 여행기 등의 정보를 담았다.
일삼공 프로젝트는 현장 적용을 위해 공공기관과 논의를 거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삼척시 공무원 앞에서 발표회와 협의가 진행됐다. 시공 소재, 예산 등 현실적 측면을 논의했다. 이찬비 학생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현실적 판단이 어려웠는데 제3자 시선으로 의견을 받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부터 시각디자인학과 박상희 교수는 캡스톤디자인 수업과 어촌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를 연계해 공공기관과 함께 쇠락하고 있는 어촌마을 재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껏 156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48개의 프로젝트가 제안됐다. 성과도 여럿 도출됐다. 어촌 지역 활성화 유공에 따라 해양수산부장관상, 제주관광공사장상 등 다수의 수상 실적을 거뒀고, 현실에서 적용되는 사례도 생겼다. 시각디자인학과 재학생이 강원도 속초시 장사항에 제안한 ‘커피장사’는 올해 초 정식 오픈됐다. 학생이 제안한 방향에 맞게 공간 리모델링과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녹여졌다. 창신동 봉제거리에서 남는 자투리 천을 활용한 리사이클링 브랜드 ‘참신’은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최우수상을 받고, 올해 창업으로 이어졌다.
기존의 성과들은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부담이자 긍정적 자극이 됐다. 김나영 학생은 “먼저 수강한 학생들의 긍정적 피드백이 동기부여가 됐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진세연 학생은 “캡스톤디자인 수업은 그동안 배웠던 지식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단계라고 생각했다. 배운 지식을 쏟고, 현실성을 높여갔던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자율성이 높고 부담감보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업”이라며 수강을 추천했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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