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학생들이 피운 ‘토론과 평화의 꽃’
2018-10-04 교류/실천
Peace BAR Festival(PBF) 2018(9): 평화토론대회
세계평화의 날 기념해 후마니타스칼리지와 토론동아리 ‘이감’ 공동 개최
‘청년 세대에게 통일의 의미’, ‘통일의 접근방법’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
지난 9월 21일은 서른일곱번 째 맞이하는 세계평화의 날이었다. 1981년 경희대가 제안하고 UN이 제정한 이날,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전쟁 및 폭력의 중단을 지지하고,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
세계평화의 날을 맞아 매년 국제학술대회 Peace BAR Festival(이하 PBF)를 개최해온 경희대는 올해에도 평화를 앞당기기 위해 뜻 깊은 행사를 마련했다. 그 중 하나가 후마니타스칼리지와 학생 토론동아리 ‘이감’이 공동 개최한 평화토론대회다.
학생의 관심과 참여로 개최된 토론대회
올해 처음 열린 평화토론대회는 경희대 토론동아리 ‘이감’의 아이디어로 개최됐다. 지난 2월, 이감 학생들은 다가오는 세계평화주간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평화에 대해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고찰하는 토론대회를 개최할 것을 후마니타스칼리지에 건의했다.
이에 후마니타스칼리지는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요청을 받아들여 이감과 함께 토론대회를 기획, 진행했다. 지난 5월 24일(목)부터 6월 7일(목)까지 예선을 통해 세계평화주간에 진행될 본선에 나설 16개 팀을 최종 선발했다.
9월 21일(금) 오전 10시, 후마니타스칼리지 권순대 교수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치러진 본선대회는 ‘통일은 청년 세대에게 기회인가, 위협인가’, ‘통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동질성의 회복인가, 이질성의 수용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토론동아리 ‘이감’ 대표 김정호(문화관광콘텐츠학과 11학번) 학생은 개회사에서 “복잡해지는 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생각을 풍부하게 갈고 닦는 ‘토론’이 중요하다. 이번 토론대회를 통해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다듬길 바라며, 올해 처음 개최되는 행사이지만 앞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후마니타스칼리지 이영준 학장은 “아무리 고고한 생각에서 나온 원대한 가치와 이상도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다면 안 된다”면서 “미래를 상상하고 토론하면서 여러분의 가슴은 커지고, 생각은 정교해지고, 꿈은 현실로 다가온다고 생각한다. 오늘 함께 용기를 내어 얘기해보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통일은 청년세대에게 어떤 의미인가
16강과 8강 토론을 거쳐 4강에는 ‘보라밍기’, ‘보원’, ‘토요일’, ‘통하조’ 등 4개 팀이 올라 2팀씩 토론을 진행했다. 이들은 ‘통일은 청년 세대에게 기회인가, 위협인가’라는 주제를 두고 각자의 주장과 견해를 주고받았다. 4강전부터는 경희 구성원들도 참관해 남북관계에 대한 창의적인 해법을 함께 고민했다.
보라밍기(조민기 응용영어통번역학과 16학번, 이보람 영어영문학과 16학번)와 통하조(조선아 정치외교학과 17학번, 박하영 정치외교학과 17학번) 팀은 통일이 경제적 발전을 유도하며, 그 최대 수혜자가 청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내 불안한 정세가 해소됨으로써 청년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줄고, 이산가족과 북한 인권 등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반대로 통일이 청년 세대에게 위협이라고 주장한 토요일(박세빈 자율전공학과 18학번, 윤채림 영어영문학과 18학번), 보원(최보금 아동가족학과 16학번, 한정원 외식경영학과 15학번) 팀은 청년들이 감수해야할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직접 마주하는 것에서 오는 또 다른 불안감, 북한에 대한 차별적 인식·대우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적절한 시기에 통일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이 끝난 후 참관 학생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한 학생은 “소확행(小確幸) 등을 중시하는 청년 세대에게 인류적 대의나 민족주의는 잘 와 닿지 않는 게 사실”이라면서 “통일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앞서는 게 사실인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찬성측은 “민주주의나 법치국가 국민으로서 살 자격과 권리를 주는 것은 우리 청년 세대가 추구해야할 당연한 가치”라며 “대의를 추구하지 않고 사소한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더 삭막하고 힘든 사회가 될 것이기에 미래 시민으로서 바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통일의 접근방법, ‘이질성의 수용 vs 동질성 회복’
4강 결과 토요일과 통하조 팀이 결승에 올라 ‘통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동질성의 회복인가, 이질성의 수용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토요일 팀은 동질성의 회복을, 통하조 팀은 이질성의 수용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하조 팀은 “통일은 과거로의 회기가 아닌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일”이라며 “한쪽을 짓누르는 것이 아니라 분단으로 인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질성을 수용하는 일이 선행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토요일 팀은 “북한 사람들과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동질성을 먼저 회복해야한다는 것이다”라며 “무관심을 돌리고 난 이후에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다시 말해 이질성을 수용할 수 있다. 통일의 전초는 동질성 회복이다”라고 주장했다.
두 팀의 자율토론과 마무리발언이 끝난 후 이질성을 수용하게 될 경우 정체성의 혼란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통하조 팀은 “분단 이후 70여 년 동안 언어, 문화, 생활패턴 등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것을 무시하고 통일을 한다는 것은 폭력”이라면서 “차이를 먼저 보고 어떻게 맞출지 이야기하며 이질성과 동질성의 선을 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동질성을 어떻게 찾고, 사회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지 묻는 질문에는 토요일 팀이 “현재 남북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과연 이질성을 수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적어도 ‘남이다’, ‘적이다’라는 생각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고, 동질감 회복을 통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은 민주주의의 꽃이다”
토론이 끝나고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후마니타스칼리지 김윤철 교수는 “토론을 통해서 숙고·숙의하며 차이와 적대를 해소시키고, 링컨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적을 친구로 만드는’ 시간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면서 “값진 시간을 만들어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심사결과 입선은 ‘평화로운 한반도(김난솔 식품생명공학과 14학번, 김한범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과 18학번)’ 팀과 ‘토깽이(김재환 경영학과 14학번, 허성욱 경제학과 15학번)’ 팀이, 우수상은 ‘보라밍기’ 팀과 ‘보원’ 팀이, 금상은 ‘토요일’ 팀이 수상했다. 대망의 대상은 ‘통하조’ 팀에게 돌아갔다. 이들에게는 후마니타스칼리지학장 명의의 상장과 상금이 수여됐다.
통하조 팀의 조선아, 박하영 학생은 “토론을 준비하며 다양한 논점을 조리 있게 제시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 준비기간 큰 도움을 주신 학과, 동아리 선후배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하는 문화가 많아지면 여러 현상에 대해 다양한 논점들이 나오고, 생각의 폭도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토론은 민주주의의 꽃이다. 앞으로 이런 민주적인 행사가 많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통일에 심도 있게 고민하는 기회… 토론문화가 지속되길 바란다”
올해 처음 진행된 평화토론대회에 참석한 김진범(화학과 18학번) 학생은 “토론에 임하는 태도, 토론을 경청하고 질의응답 하는 것 모두 수준급이어서 인상적이었다”며 “통일과 통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토론동아리 ‘이감’ 회장 이상용(경영학과 13학번) 학생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도움으로 이번 토론대회를 추진하게 됐다. 토론대회를 개최하기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동아리 학생들에게 감사하며, 토론문화가 지속돼 토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더 좋은 대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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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승훈 aidenhan213@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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