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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시민의식’, 미래를 바꾸는 힘

2018-09-21 교류/실천

조인원 총장은 PBF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에서 “현실정치의 셈법에 묻혀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현상을 정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깨어난 시민의식’이다”라고 말했다.

Peace BAR Festival(PBF) 2018(5)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 “기후변화 대응 위해 목소리 높여야”
조인원 총장, ‘늘 해오던 대로(Business as Usual)’ 넘어서려는 시민의식 강조
피터 와담스 교수, “기후변화 악화, 지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 될 것”

지난 9월 18일(화)부터 3일간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거행됐다. 같은 기간 서울 경희대학교에서는 UN제정 세계평화의 날 37주년 기념 Peace BAR Festival 2018(이하 PBF)이 개최됐다. 두 행사의 목표는 동일했다. ‘평화’였다.

한쪽에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실천적 움직임이 전개됐고, 다른 한쪽에서는 한반도의 새로운 변화를 조망하면서 지구적 차원의 전환 서사(敍事)를 만들어내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경희는 기후변화 전문가와 UN 연구 권위자, 실천가를 비롯해 세계시민사회단체연합(CoNGO),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WAAS) 등 인류의 미래를 전일적 사관에서 천착하고 시민행동을 촉구해온 국제기구와 함께 ‘전환문명 시대의 한반도: 그 가치와 철학’을 대주제로 PBF를 개최했다.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 국제학술회의, 특별강연, 원탁회의 등을 통해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난제에서부터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두루 살피며 평화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PBF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에서는 전 비틀즈 멤버 링고 스타(Ringo Starr)가 지난 2016년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해 발표한 헌정곡 ‘Now the Time Has Come’을 함께 감상하며 세계평화를 염원했다. ▶ 음악듣기

“인류가 기아, 빈곤,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평화 이룰 수 있다”
PBF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은 19일(수) 평화의 전당 로비에서 열렸다. 기념식은 UN 세계평화의 날 제정 배경과 그 의미에 대한 소개(9월 5일자 경희대와 ‘UN 세계평화의 날’ Focus 기사 참조), 축하 메시지 영상 상영, 기념사, 기조연설, 축하공연으로 이어졌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축하 영상을 통해 “올해 세계평화의 날은 세계 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한다. 이 선언은 인류가 기아, 빈곤,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며 “세계 인권선언을 안내자로 삼아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특히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성 평등, 포용적 사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 해달라”며 세계시민의 참여를 호소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명체 대량 멸종 시기, 짧게는 10년 내
조인원 총장은 기념사 “기후변화와 정치의 미래”에서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기아, 빈곤, 테러, 폭력, 핵, 인권, 양성평등, 환경, 기후변화, 질병 등 여러 난제 중 ‘기후변화’에 주목했다.

조 총장은 “최근 다년간 지구 평균 온도는 기상 관측 자료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여름 경험했듯이 기후변화는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설명한 뒤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대응 속도가 매우 느리다”라고 우려했다.

2015년에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한 195개국 정상이 모여 ‘파리협약’을 체결했으나 화석연료 산업 활성화, 자국경제 우선을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를 선언하면서 파리협약은 기로에 서 있다. 과학자들의 암울한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화 이전 시기에 비해 지구 평균 기온이 2~3도 이상 오르면 ‘열실 지구(Hot House Earth)’의 궤적에 진입하는데, 이 궤적에 진입하면 각종 생명체가 대량 멸종한다는 것이다. 그 시기는 30~40년, 짧게는 10년 내로 예측되고 있다.

경희는 기후변화 전문가와 UN 연구 권위자, 실천가를 비롯해 세계시민사회단체연합(CoNGO),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WAAS) 등 국제기구와 함께 ‘전환문명 시대의 한반도: 그 가치와 철학’을 대주제로 PBF를 개최했다.

“‘화석연료 제로’를 향한 정치적 선택의 배경엔 ‘깨어난 시민의식’이 있다”
조 총장은 “모든 과학적 전망이 그렇듯 정확한 예측을 내놓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지금 방식으로 화석연료가 사용될 경우 인류는 큰 재앙에 봉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실정치의 셈법에 묻혀 자연현상을 정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조 총장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깨어난 시민의식’이라고 말했다. 현실정치를 변화시킬 힘이 시민에게 있다고 설명한 조 총장은 “‘화석연료 제로’를 향한 세계 각국의 정치적 선택의 배경에 ‘깨어난 시민의식’이 있다”면서 “정치변화를 위한 ‘의식 혁명’, ‘실천 혁명’이 전제될 때, 인간적 삶의 터전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깨어난 시민의식’은 ‘늘 해오던 대로(Business as Usual)’를 넘어서려는 의식이다. 그간 걸어온 산업문명의 폐해가 만들어낸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의 가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 총장은 “‘경제와 성장과 소비’를 넘어 ‘인간과 지구와 지속가능한 미래’의 삶의 철학을 정립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 조인원 총장 기념사 전문보기

피터 와담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들려주면서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구는 곧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위협
기조연설은 피터 와담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맡았다. 와담스 교수는 1970년부터 극지를 연구하면서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온 기후변화 분야 석학이다.

와담스 교수는 기조연설 ‘지구의 위기와 인류의 미래’에서 지난 50여 년간의 연구 자료와 여러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들려줬다. 그는 기후변화가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구는 곧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지구적 차원의 행동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담스 교수는 지난 40만 년 동안의 기후변화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지구는 일정한 주기를 갖고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쳐 왔다. 그런데 주기에 변화가 생겼다. 다음 빙하기를 향해 낮아지던 지구의 온도가 1850년경을 기점으로 급격히 상승하면서 온난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와담스 교수는 이 변화에 주목하면서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산업혁명으로 화석연료의 사용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160년 동안의 기후변화를 보여주는 만-브래들리 곡선과 북극 기상관측소의 온도 곡선을 비교하면 1850년 이후 진행된 지구온난화 현상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지구의 온도는 0.8℃, 북극의 온도는 2.4℃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로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

와담스 교수는 과학기술을 활용한 온실가스 제거를 제안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 인식하고 해결 의지 가져야”
문제는 태양복사열을 반사해야 할 빙하가 사라지면 지구가 더 많은 양의 태양복사열을 흡수해 온난화가 가속된다는 것이다. 영원히 얼어붙어 있을 줄 알았던 북극 알래스카 동토와 만년설마저 녹아내리면서 해저와 동토층에 갇혀있던 다량의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 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분자당 온실효과가 23배나 더 커서 지구 온도를 급격하게 상승시킨다.

해빙의 문제는 지구온난화에 그치지 않는다. 해류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제트기류를 느려지게 해 기상이변을 초래한다. 와담스 교수는 “기상이변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인류가 폭염, 한파, 가뭄, 태풍, 홍수 등 재난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와담스 교수가 제시하는 해법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와 제거다. 이미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으로 지구온난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다. 와담스 교수는 “우리가 파국으로부터 스스로를 구해내려면 긴급 조치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며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 개발과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 관련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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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F 2018(1) ‘세계평화의 날’을 누가 제안했는지 알고 계시나요?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이춘한choons@khu.ac.kr
  정병성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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