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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2018-09-11 교육


신보미(호텔경영학과 17학번) 학생은 캄보디아 해외봉사 활동을 통해 “언제든 대안이 있다. 필요할 때 그 대안을 찾아내는 능력만 키우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구사회봉사단(GSC) 캄보디아 해외봉사단 신보미 학생 체험기
8월 3일~13일 캄보디아 크나쯔응 마을에서 교육·문화 봉사 활동 펼쳐
GSC, 매년 봉사단 파견으로 지속가능한 지구적 실천모델 구축

지구사회봉사단(GSC) 캄보디아 해외봉사단이 지난 8월 3일부터 13일까지 10일간 캄보디아 씨엠립주 크나쯔응 마을에서 교육·문화 봉사 활동을 펼쳤다. 봉사 활동을 다녀온 신보미(호텔경영학과 17학번) 학생이 체험기를 전해왔다. 그 글을 함께 나눈다.<편집자 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포미, 포미”하며 손을 흔들어주던 아이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한 번만 말해줘도 쉽게 따라 부르는 제 이름이 매번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캄보디아에서의 열흘은 여느 봉사 활동보다 얻은 게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굉장히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습니다. 비포장도로를 다니며 흙투성이가 돼도 항상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저에게 많은 변화가 일었습니다. 조금씩 내려놓는 방법을 터득했고, 한국에 돌아올 때쯤에는 난관에 부딪혀도 ‘괜찮아.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아이들과 뛰놀며 즐겁게 땀 흘리는 법을 배우다
‘봉사는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고, 삶 속에서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된 학창시절부터 지역사회 봉사, 국가행사 지원 등 많은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그때마다 아쉬웠던 점은 봉사 활동 범위가 국내에 머물러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국내에도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과 직접 살을 맞대고 그들을 이해해볼 수 있는 기회도 얻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GSC 캄보디아 해외봉사 활동에 참가하게 된 이유입니다.

캄보디아에서의 활동은 타팡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톤레샵유치원 페인트 봉사, BBU대학 한국어 교육 등 크게 3가지로 나눠 진행됐습니다. 저는 주로 타팡초등학교 학생들과 시간을 함께했고, 그 시간을 통해 소중한 것들을 얻었습니다. 아이들과 뛰놀며 즐겁게 땀 흘리는 법을 배웠고, 힘이 들 때 돌이켜 볼 수 있는 추억을 간직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평생토록 기억할 소중한 인연을 맺었다는 것입니다. 넘쳐나는 사랑을 준 타팡초등학교 아이들과 선생님들, 항상 든든한 힘이 돼 준 GSC 단원들, 많은 도움을 준 앙코르대학 친구들. 서로 다른 곳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온 이들을 만나 여러 감정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저에게 큰 관심을 보여준 타팡초등학교 아이들은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쉬는 시간까지 찾아오는 아이들이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하루 줄어들면서 매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신보미 학생은 “캄보디아 타팡초등학교 아이들과 선생님들, 앙코르대학 학생들, GCS 단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수업부터 난관에 봉착, 단원들과 함께 고민하며 문제 해결
수업은 진로와 세계를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진로 카드를 통해 다양한 직업을 직접 보면서 확인하는 수업, 마인드맵과 버킷리스트로 미래를 설계하는 수업, 세계지도를 활용해 대륙을 구분하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 등이었지요. 그리고 저학년생을 위한 젓가락 교육을 추가했습니다. 이 수업은 현지에서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의 모든 활동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닙니다. 봉사활동을 떠나기 전, 두 달여에 걸쳐 사전교육을 받고 팀원들과 함께 어떤 교육을 할지 고민하며 준비했지만, 첫 수업 시간부터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수업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던 아이들이 지루함 가득한 눈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철저히 준비했다고 생각했기에 그런 반응을 전혀 예상치 못했지요.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수업 시간 80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게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곧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매일 저녁, 더 나은 수업을 위해 진행된 팀 회의에서였지요. 팀원들과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갖게 할 수 있을까?’ 등을 고민했습니다.

이때 ‘초등학생들에게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가르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막바지 수업들은 대부분 아이들과 몸으로 부딪치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학교 그리기’와 ‘가족 그리기’ 수업이 대표적입니다. 이 수업들을 통해 선생님과 학생 모두 함께 즐길 수 있을 때 교육 효과가 더욱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가르침은 ‘아이스 브레이킹’ 수업을 통해 더 분명해졌습니다. 아이스 브레이킹은 ‘동대문을 열어라’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한국 어린이들이 즐겨하는 놀이를 알려주고 함께 즐기는 수업이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캄보디아 놀이를 배워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줘야 한다는 강박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놀아주면서 하나의 이야기라도 전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손에 잡고 있는 것을 내려놓더라도 언제든 대안이 있을 것이고, 필요할 때 그 대안을 찾아내는 능력만 키우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진정으로 내려놓는 법을 배운 것이지요.

고민의 시간이 나를 성장시키다
이번 봉사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 많았던 만큼 기회가 되면 해외봉사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깨닫게 된 것들과 만나게 된 인연들이 너무나 소중해 주변 지인들에게도 해외봉사 활동을 경험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캄보디아로 떠나기 전에 여러 가지 걱정을 안고 있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해외봉사 활동이 어떤 모습일지 전혀 상상되지 않았고, 제가 과연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런 고민의 시간, 그리고 이번 봉사 활동 경험을 통해 갖게 된 또 다른 고민은 저를 더욱 성장시켰습니다. 이 경험이 앞으로 걸어 나갈 제 미래에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 지구사회봉사단(GSC) 캄보디아 해외봉사단 기사는 곧 업로드됩니다.

글·사진 신보미(호텔경영학과 17학번)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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