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들

2018-05-24 교류/실천

지난 5월 15일(화) 서울캠퍼스 크라운관에서 ‘제21회 세계 외국인 말하기 대회’가 개최됐다. 55개국 1,195명이 참가 신청을 했고, 본선에는 75:1의 경쟁률을 뚫은 12개국 16명의 참가자가 무대에 올라섰다. 사진은 본선 진출자 오하타 리미(일본, 경희대학교 관광학부) 학생이 발표하는 모습.

‘제21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성료
‘세계 속 한국의 위상’ ‘한국의 매력’ 주제, 55개국 1,195명 지원
“고국에 돌아가면 한국의 ‘정’ 널리 알리고 싶다”

“한국에는 ‘아들바보’, ‘딸바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속에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한국의 욕에 담겨 있는 ‘사랑’과 ‘정’의 문화를 세계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

지난 5월 15일(화) 서울캠퍼스 크라운관. ‘제21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경희대 국제교육원, 연합뉴스 공동 주최)’ 본선 진출자 중 오하타 리미(일본, 경희대학교 관광학부) 학생이 발표한 내용이다. 그는 일본에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국 주민을 통해 한국문화를 접하고 유학을 결정했다.

“한국은 따스한 ‘정’을 지닌 나라”
이번 대회에는 학생, 회사원, 결혼이주여성 등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55개국 1,195명이 참가 신청을 했고, 본선에는 75:1의 경쟁률을 뚫은 12개국 16명의 참가자가 올랐다. 본선 대회가 열린 크라운관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관객 1,200여 명이 객석을 가득 메워 열띤 응원을 펼쳤다.

대회 주제는 ‘세계 속 한국의 위상’과 ‘한국의 숨겨진 매력’. 참가자들은 한 명씩 무대에 올라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의 모습에 대해 말했다. ‘빠른’과 ‘우리’를 강조하는 문화,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태안 바다를 살려낸 봉사 정신, 한국의 따스한 ‘정’ 문화, 2018 평창올림픽에서 확인한 한국인의 ‘끈기’와 ‘열정’ 등 한국인 특유의 정신에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한국의 ‘정’에 대해 발표한 말레이시아 라우지칭(회사원)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건조한 날씨 때문에 피부병이 걸려 고생했다. 당시 유일하게 아는 한국어 선생님이 내 손을 꼭 잡고 병원에 들러 진료를 도와주고 약을 타주셨다. 고향으로 돌아가면 한국의 매력인 정을 가족, 친구들과 꼭 나눌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국제적인 대기업들을 보유한 나라, 여행하기에 가장 안전한 나라, 빠른 인터넷과 카드 사용률이 높은 나라,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 대중문화 등 한국의 뛰어난 기술과 인프라, 문화에 관한 발표가 이어졌다.

크라운관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1200여 명이 객석을 채웠다. 사진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레일라 바 씨(대상 수상자)가 공연을 보며 무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의 위계질서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대상인 문화체육부장관상은 ‘내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위계질서’를 발표한 레일라 바(프랑스, 국민대학교 언어교육원) 씨가 받았다. 그는 “프랑스 회사에서는 직급과 관계없이 서로한테 편하게 말을 한다. 며느리와 시어머니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불편을 많이 느낀다. 반면 한국의 위계질서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라며 “한국 음식, 드라마 등 한국문화도 좋다. 이번에 받은 상금으로 경희어학당에 등록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한복을 입고 대회에 참가한 레일라 바 씨는 말하기 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판소리 공연에서 채수정 명창의 부름에 따라 진도아리랑을 노래하고 춤을 추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최우수상은 응웬 티 흥행(베트남, 하노이대학교) 씨와 미르조알리예프 후쉬누드(타지키스탄, 경성대학교 입학 예정) 씨가 받았고 그 외에도 특별상 2명, 우수상 4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후쉬누드 씨는 “타지키스탄에서 길거리 공연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는데, 한국의 비보이와 난타 팀이 들어와 공연하는 것을 봤다. 사람들은 화려한 기술과 절도 있는 동작에 감탄했고 그 후 타지키스탄의 길거리 공연이 시작됐다”라며 “타지키스탄과 한국은 멀고 공통점이 적은 나라라고 생각했지만, 공연을 통해 소통하는 것을 봤다. 타지키스탄과 한국 비보이 팀이 백두산에서 춤 대결하는 것을 꿈꾼다”라며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본선 진출자들의 발표 외에도 경희대 합창단 글리(GLEE)와 응원단의 공연, 봉산탈춤과 판소리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한국어로 하나 되는 축제의 장
심사위원장인 경희대 김중섭 교수는 “발표자들이 한국인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한국어 사용이 자연스럽고 표현력이 뛰어나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라며 "한국인보다 한국의 숨겨진 매력을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놀랐다. 한국이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으며 앞으로 어떤 점을 더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하는 자리였다. 감동했다"라고 말했다.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세종대왕 탄신 600주년(1997년)을 기념하기 위해 1998년 시작됐다. 첫해 11개국 56명이 참가했고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 2009년부터는 매년 1천 명을 넘어섰다. 누적 참가자 수는 1만5천여 명에 달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의 발표 외에도 경희대 합창단 글리(GLEE)와 응원단의 공연, 봉산탈춤과 판소리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져 세계인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김상수(커뮤니케이션센터, ss@khu.ac.kr)

  • 많이 본 기사

  • 멀티미디어

    • 개강 맞은 캠퍼스

      개강 맞은 캠퍼스

      2024-03-19

      More
    • 2024학년도 입학식

      2024학년도 입학식

      2024-03-05

      More
  • 신간

    •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

      2024-03-27

      More

      아픈 마음과 이별하고 나와 소중한 이를 살리는 법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

    •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2024-02-28

      More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