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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속에서 진실을 찾아라”

2018-06-12 교육

‘경희 Fellow(교육)’에 선정된 오창식 원예생명공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강의를 구성한다.

경희 Fellow(교육) 수상자(2) 오창식 원예생명공학과 교수
“창의적 답변을 요구하는 수업, 어렵지만 재미있다”

더 나은 교육을 위한 ‘경희 Fellow(교육)’의 첫 수상자가 선정됐다. 오창식 원예생명공학과 교수, 박현 경제학과 교수, 문돈 국제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경희대학교는 교육 우수사례를 구성원과 공유하며 경희교육을 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2017년 경희 Fellow(교육) 제도를 신설했다. 2008년부터 시행해온 ‘경희 Fellow(연구) 제도’를 확대한 것이다.

선정대상은 최근 5년간 학부강좌를 매년 1강좌 이상 담당하고, 3년간 학기별 강의평가점수 평균이 85점 이상인 교원. 학장 및 학과장, 본인, 선정위원회, 학생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강의 수월성’, ‘교수방법 개발 및 교육 개선 노력’, ‘학생과의 소통’, ‘학생 지원’ 등의 요소를 살펴 선정한다.

‘경희 Fellow(교육) 제도’에 선정된 교수에게는 상금과 교육점수 등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박현 교수에 이어 지난 6월 1일 생명과학대학에서 오창식 교수를 만났다.<편집자 주>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문구가 있다. ‘사실 속에서 진실을 찾아라.’ 해는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진다. 태양을 중심축으로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기 때문이다. 천동설을 믿었던 과거의 사람은 진실을 몰랐다. 학생들은 대학생활을 통해서 많은 사실을 접한다. 자연·사회적 이치를 깨닫게 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것이 내가 교육에서 강조하는 부분이다.”

‘경희 Fellow(교육)’에 선정된 오창식 원예생명공학과 교수의 말이다. 오 교수는 학과에서 ‘식물병원미생물학’, ‘작물보호학 및 실험’,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인간과 식물’을 강의하고 있다.

학생 스스로 공부하고 해결책을 찾는 수업
이번 경희 Fellow(교육) 선정자 중에서 이공계열은 오창식 교수가 유일하다. 오 교수는 “이공계열 교수들은 대부분 연구에 집중하다 임용과 동시에 교육자가 되기 때문에 교수법 준비 기간이 매우 짧다. 지난 7년 동안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고민과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라고 말했다.

오창식 교수는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출범된 2011년부터 ‘인간과 식물’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식물에 문화·예술, 에너지, 의학, 환경, 우주 등을 접목해 강의한다. 오 교수는 “중국은 황사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사막에 식물을 심어 땅의 조건을 바꾸는 녹화사업을 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식물에서 항암제, 항산화제를 추출한다”라며 식물의 다양한 가능성과 활용에 대해 설명한다.

‘인간과 식물’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전공에만 매몰되지 말고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주변을 살펴보라고 강조한다. 식물을 통해 다양한 현상을 읽듯이 전공을 통해 주변을 보고, 융합을 이뤄 앞서나가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전공 강의인 ‘작물보호학 및 실험’에서는 식물과 작물을 어떻게 병충해로부터 보호해 건강하게 기를 수 있는지 가르친다. 오창식 교수는 “기후가 변해 작물의 재배지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작물이 재배되고 한국에 없던 병원균들이 유입되고 있다. 원예생명공학에서 기후변화는 큰 화두 중 하나다. 여러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알려주는 수업이다”라고 설명했다.

이공계열 수업은 인문·사회계열보다 실험·실습이 많고 관련 용어와 개념 설명이 요구돼 교수 주도적인 강의가 많다. 오창식 교수는 “전공수업에서도 사회 현상과 관련해 전공을 이해하게 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게 해 스스로 공부하고, 관련 현상 해결책을 찾게 하는 능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창식 교수는 “자연과학·사회 현상 등 모든 현상에 숨어 있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탐구하라”고 강조한다. 사진은 그가 운영하는 원예작물병리학실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모습.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기르게 할 것인가”
오창식 교수는 자신의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매 학기 설문을 통해 확인한다. 학생들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시험 문제에서 단순 암기와 기술을 요구하지 않고, 창의적인 답변을 요구한다. 어렵지만 재미있다” “틀린 답에도 귀 기울여 주신다. 질문에 따른 보충설명을 다음 수업 때 자세히 준비해서 알려주신다” “전공강의에서는 지식 전달 위주의 강의가 많은데 교수님께서는 학생이 의견을 내도록 적극 유도하신다. 이론을 현실 상황과 연결해서 이해를 돕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다”

교육은 ‘가르치고 기르는 활동’이라고 말하는 오 교수는 “학습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기르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며, 대학 교육은 고등교육으로써 교양교육을 통한 전인교육과 깊이 있는 전공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한 분야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양성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학습자 주도형 교육 및 창의적 인재 양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교육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교수법을 발전시키고 있다. 되도록 강의하는 시간을 줄이고 학생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한다. 최근의 현상, 사건을 활용해서 자료를 만들고 질의응답을 한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공유하고 오 교수는 중재해주는 역할을 한다.

오 교수는 “학생들의 집중력은 초반 10분 정도 지속되고 뚝 떨어진다. 그리고 후반 10분 정도 다시 살아난다. 집중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질의응답을 많이 한다. 학생의 이름을 불러서 주목시키며, 입에서 무엇이든 나오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강 후 한 달 정도 지나면 수강생들의 이름을 외운다. 30명 정원의 전공수업은 물론이고, 65명 정원의 교양수업에서도 대부분 기억한다. 오 교수는 “이름을 불러주면 학생들이 좋아하며, 질문 앞에서는 긴장하기도 한다”면서 학생과 소통하는 비결을 알려줬다.

오창식 교수는 “이공계열에서는 승진·재임용 기준에 연구·논문 분야가 대부분이고, 교육은 큰 영향이 없다. 그렇지만 이공계열 교수님들도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라며 “학생을 중심에 두고 교육할 수 있는 교수님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창식 교수 프로필>

경희대학교 원예생명학과 교수. 작물보호, 원예작물병리학, 식물세균병학을 주로 연구해왔다. 서울대학교에서 농생물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미국 코넬대학교 식물병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Identification of a molecular marker tightly linked to bacterial wilt resistance in tomato by genome-wide SNP analysis”(Theoretical and Applied Genetics 131:1017-1030, 2018), “Multiple plasmid-borne virulence genes of Clavibacter michiganensis subsp. capsici critical for disease development in pepper”(New Phytologist 217:1177-1189, 2018), “Combination of newly developed SNP and InDel markers to genotype Cf-9 locus conferring disease resistance to leaf mold disease in tomato”(Molecular Breeding 37:59, 2017) 등이 있다.

경희 Fellow(교육) 수상자(3) 문돈 국제학과 교수 기사는 곧 업데이트 됩니다.<편집자 주>

▶ 관련 기사 보기
경희 Fellow(교육) 수상자(1) 박현 경제학과 교수

김상수(커뮤니케이션센터, ss@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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