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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와 옥스퍼드대, 인류의학사 공동 연구

2018-05-11 교류/실천

경희대 의과대학과 영국 옥스퍼드대 웰컴의학사연구소의 3차 국제학술대회가 지난 5월 1일(화)~2일(수) 경희의료원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옥스퍼드대 마크 해리슨 교수의 기조강연 모습.

의과대학과 옥스퍼드대 웰컴의학사연구소, 3차 국제학술대회 개최
2015년 학술교류 시작, 2017년 경희의약사연구센터 설립 등 성취 거둬

지난 5월 1일(화)~2일(수) 경희대 의과대학과 영국 옥스퍼드대 웰컴의학사연구소(Wellcome Unit for the History of Medicine)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경희의료원 연구행정동 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역사로 본 의학과 보건’.

이번 학술대회에는 저명한 의학사 연구자 19명이 연단에 올라 아시아의 도시 위생, 말라리아의 역사와 정책, 공중보건의 역사, 한의학의 역사, 질병 치료의 역사 등의 세션에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경희대에서는 사학과 박윤재 교수, 의예과 박소연 교수, 사학과 조정은 박사, 웰컴의학사연구소에서는 마크 해리슨(Mark Harrison) 소장, 로더릭 베일리(Roderick Bailey) 교수, 김정란 연구원 등이 발표자로 참여했다.

‘역사로 본 의학과 보건’ 주제로 공중보건의 역사 등 살펴
웰컴의학사연구소는 의학 역사에 특화된 세계적인 연구소로, 경희대 의대와 4년째 학술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경희대는 2015년, 옥스퍼드대 마크 해리슨 교수를 의과대학 인터내셔널 스칼라(International Scholar, IS)로 초빙하면서 교류의 물꼬를 텄다. 해리슨 교수는 질병과 의학에 대한 역사적 연구의 권위자로, 웰컴의학사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후 양 기관은 국제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해왔다. 2016년 경희대에서 첫 번째 국제학술대회가 진행된 데 이어 2017년 옥스퍼드대에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웰컴의학사연구소와의 학술교류를 통해 경희는 지난해 6월 18일 ‘경희의약사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 환영인사에서 경희의약사연구센터 임성빈 센터장은 “지난 두 차례의 학술대회는 여러 의학사 연구자들이 연구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이었으며, 이를 통해 외연 확대를 이룰 수 있었다”면서 “경희의약사연구센터가 세계적인 의약사 연구센터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경희는 웰컴의학사연구소와의 학술교류를 통해 지난해 ‘경희의약사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사진은 의과대학과 웰컴의학사연구소의 3차 국제학술대회에서 환영인사를 전하고 있는 경희의약사연구센터 임성빈 센터장의 모습.

해리슨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무역을 통해 전염병이 이동해왔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중보건 등의 발전이 있었다”면서 19세기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전염병 대처·극복하는 과정에서 근대화에 다가서다”
일본은 서구의 개국 강요에 의해 1858년 미일수호통상조약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러시아, 영국, 프랑스와 비슷한 불평등 조약을 맺었다. ‘안세이 5개국 조약’으로 불리는 이 조약을 통해 일본은 요코하마, 나가사키, 고베 등을 개항, 자유무역시대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무역항을 드나드는 화물선과 사람 등이 병원균을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해 콜레라, 성병과 같은 전염병이 창궐했다는 것이다.

원래 콜레라는 인도 갠지스강 유역의 풍토병이었다. 19세기에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건설에 의한 교통망 확대와 무역 발달로 풍토병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일본에 콜레라가 퍼진 것도 이 때문이다. 콜레라는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지만, 위생 개념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해리슨 교수는 “당시 영국인들은 일본의 개항장 운영 능력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를 의식한 일본은 근대화된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고, 전염병 관리가 그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위생의 개념과 전염병 예방·검역 등 공중보건에 대한 제도적 장치, 기관, 전문 치료기관들이 만들어졌다. 그는 “19세기 일본은 전염병에 대처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근대화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염된 물이 식수로 사용되면서 질병 확산, 이후 위생 개념 도입”
한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윤재 교수의 발표에서 이 과정을 알 수 있었다. 박 교수는 1880년~1930년 한국의 배설물 처리 방법의 변화를 통해 위생 개념이 도입된 과정을 들려줬다.

1880년대에 김옥균과 같은 개혁사상가는 근대 개혁을 위해 비위생적인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거리에는 사람들의 배설물이 가득했고, 배설물 등으로 오염된 물이 식수로 사용되면서 질병이 확산됐기 때문.

19세기에 조선 전역을 휩쓴 콜레라 역시 일반적으로 오염된 물을 통해서 감염되는 전염병이었다. 위생 수준이 열악한 당시 상황에서 콜레라는 빠르게 확산됐다. 정부는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가에 개별 변소를 설치하게 했고, 공중위생 관련 법 제정, 상하수도 사업 등을 추진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경희의약사연구센터와 웰컴의학사연구소의 지속적인 학술교류와 함께 공동 연구에 대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오은경(커뮤니케이션센터, oek8524@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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