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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심은 차세대 리더”

2018-06-12 교육

지구적 아젠다와 인류의 미래 행복에 대한 이리나 보코바 미원석좌교수 겸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의 특강이 열렸다. 보코바 교수는 “새로운 휴머니즘에 관해 말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특강의 문을 열었다.

이리나 보코바 미원석좌교수, ‘지구적 아젠다와 미래 행복’ 주제로 특강
“세대 간 형평성, 삶의 질, 사회적 통합, 국제적 책임 중요하다”


문명전환기를 맞은 우리에게 시급한 지구적 아젠다는 무엇인가. 인류의 미래 행복을 지켜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이를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6월 5일 서울캠퍼스 청운관 B117호에서 열린 이리나 보코바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 겸 미원석좌교수의 특강이다.

특강에 참석한 학생, 교수, 구성원이 함께 ‘지구적 아젠더와 미래 행복(Global Agenda and Future Happiness)’를 주제로 세계시민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행동에 나설 방법을 논의했다. 보코바 교수는 특히 2015년 유엔 총회가 채택한 전 세계 공동 추진 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중심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사회는 이영준 후마니타스칼리지 서울캠퍼스 학장이 맡았다.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인류 보편의 문제와 지구환경 문제, 경제사회 문제를 2030년까지 해결하고자 수립한 국제사회 최대 공동목표이다. 17개 주요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이뤄져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인간 스스로를 위한 UN의 노력
보코바 교수는 지속가능발전목표 수립의 배경부터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지구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함께 논의해왔고, 1980년대에는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개념을 공식화했다. 이는 1987년 ‘브룬트란트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브룬트란트 보고서에 담긴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미래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발전’을 말한다. 보코바 교수는 “환경과 개발이 상호 연결돼있는 개념”이라며 “범지구적으로 인류 공통의 미래를 다뤘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1990년대에 더 많은 변화를 끌어내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1990년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은 ‘인간개발 보고서’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보코바 교수에 따르면 유엔이 최초로 인간에 주목한 보고서이다. 여기서 처음 제기된 인간개발지수(HDI)는 교육수준, 1인당 소득, 평균수명 등을 기준으로 삶의 질을 점수로 환산해 인간개발의 성취 정도를 나타낸다.

인간개발 보고서는 경제 발전 위주의 개발정책을 인간 중심적인 개발정책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코바 교수는 “국민총생산(GNP), 국내총생산(GDP)도 중요한 지표이지만, HDI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성은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 이후 유엔은 많은 결실을 거뒀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183개국 회담에서는 ‘리우 선언’, ‘아젠다21’, ‘산림 원칙’, ‘생물다양성협약’,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UNFCCC)’이 체결됐다. 시민사회도 강력하게 성장했다.

유엔은 이러한 분위기를 기반으로 2000년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채택했다. 빈곤 타파와 관련한 범세계적인 의제이다. 당시에 참가했던 191개의 국제연합 참여국은 2015년까지 빈곤 감소, 보건, 교육 개선, 환경보호에 관한 8가지 목표를 실천하는 것에 동의했다.

새천년개발목표에 대해 보코바 교수는 “개발도상국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있었다”라며 “보편성이 부족했고, 단편적인 것들이 채택됐으며, 국가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했다”고 한계에 대해 언급했다. 성과도 있다. 새천년개발목표가 실천으로 이어지며 여러 기구들 안에서 ‘지속가능성을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새로운 사고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이란 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 등 모두를 위한 것으로 미래세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훼손하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코바 교수는 “그러므로 문제해결 방법 또한 보편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보코바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베터 라이프 인덱스(Better Life Index, 더 나은 삶의 지수)’에 관해서도 언급하며, 경제학자들 또한 인간의 웰빙을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고 강조했다.

유네스코 ‘글로벌 시민교육’, 인간·자연 지속가능한 관계증진
보코바 교수는 “유네스코에서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교육과 관련해 유네스코가 선도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유네스코의 국제적 프로그램인 ‘글로벌 시민교육’도 이 시점에 만들어졌다. 글로벌 시민교육은 지식 전수보다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평화의 문화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지속가능한 관계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2000년 한국에 설립된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에 대한 설명이 계속됐다. 보코바 교수는 “교육, 환경, 인권, 인간의 존엄을 연결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라며 “이와 유사한 접근 방식을 지속가능발전목표에도 포함시킨 바 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중요 조직들이 인간의 발전과 성장 내러티브를 다시 살펴보게 했다. 국제기구들이 GNP, GDP뿐 아니라 인간의 웰빙에 대해서도 깊이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다. 보코바 교수는 “흥미로운 노력이 병행됐다”라며 “부탄은 세계행복의 날에 대한 유엔 결의안을 제안했고, 세계행복보고서를 발간할 것을 결의했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보편의제이자 상호의제
보코바 교수는 “행복과 웰빙의 동일시, 지역사회 환경, 포용성,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고민은 가치가 있다”라며 “세대 간 형평성, 삶의 질, 사회적 통합, 국제적 책임에 대한 고민이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성을 측정하기 위한 노력 등 새로운 아이디어는 계속 등장하고 있다. 보코바 교수는 “우리의 진전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지속가능한 발전만이 인류 미래의 행복을 위한 길이다”라며 “이것은 보편의제이자 상호의제이다”라고 강조했다.

독립된 목표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빈곤 종식, 건강과 웰빙, 질 높은 교육, 성평등, 깨끗한 위생, 경제 성장, 지속가능한 도시, 기후 행동, 생물다양성, 자원 보호 등이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보코바 교수는 “지금까지 새로운 지속가능성의 문을 여는 데 치중했다면 이제는 학술기관, 민간기관이 의제를 중심으로 적극 참여해야 한다”라며 “불확실하면서도 흥미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미래세대를 책임져야 한다. 차세대 리더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행동을 촉구했다.

불평등 문제, 단 하나의 답은 없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지나치게 폭 넓은 관점이라는 비판에 대한 생각을 묻자 보코바 교수는 “회의적 시각을 알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193개국이 한자리에 모여 인류의 미래를 위해 논의했고,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세웠다. 보편적이고, 전향적인 비전을 담은 인류 최초의 의제를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답했다.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보코바 교수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가 불평등의 심화인데, 특히 저개발국가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라며 “OECD의 웰빙지수라든지 더 나은 삶의 지수가 등장한 이유도 불평등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회안전망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교육 또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데 여러 기능을 하고 있으며, 기본 소득과 같은 논의도 충분히 의의가 있다”라며 “단 하나의 답은 없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여러분이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특강 후 이어진 질의응답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 계속됐다. 보코바 교수는 학생들의 잇단 질문에 친절히 답하며 “문제의 해답은 새로운 리더인 여러분 안에 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 조인원 총장과 보코바 교수의 대담 기사는 곧 업데이트 됩니다.<편집자 주>

 박은지(커뮤니케이션센터, sloweunz@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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