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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 학습으로’ 교양교육 전환해야

2018-01-02 교육

지난 12월 16일(토) 서울캠퍼스 청운관에서 제11회 교양교육 학술심포지엄이 개최됐다. “교육에서 학습으로: 교양교육의 대전환”을 주제로 후마니타스 교양교육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학술심포지엄에서 ‘교육에서 학습으로’라는 담론의 타당성을 짚어보고, 이 담론을 현장에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후마니타스 교양교육연구소, 제11회 학술심포지엄 개최
인공지능, 융복합 교육, 생명공학, 시민교육 등 미래관점에서 재조명
“대학 교양교육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자각 필요”


교양교육의 변화를 주도해 온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재도약을 앞두고 있다. 학생 스스로 ‘더 많은 미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교육에서 학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비판적 사고 능력, 의사소통 능력, 협업 능력, 창의력 등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 교과 ‘발표-토론-글쓰기’를 도입하는 등 ‘전환 설계’ 역량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는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지난 12월 16일(토) 서울캠퍼스 청운관에서 열린 제11회 교양교육 학술심포지엄이 그것이다. “교육에서 학습으로: 교양교육의 대전환”을 주제로 후마니타스 교양교육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학술심포지엄에는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오영진 한양대 교수, 박돈하 연세대 교수, 상종열·김영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등이 참석, ‘교육에서 학습으로’라는 담론의 타당성을 짚어보고, 이 담론을 현장에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지성을 얼마만큼 이끌어내는가에 교육의 성패가 달렸다
이영준 후마니타스칼리지 서울캠퍼스 학장은 “대학교육의 변화를 요구하는 담론의 핵심적인 주장은 일방향적인 ‘강의’가 아닌 교수자와 학습자 사이의 역동성을 높이고 교수자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교육에서 학습으로’라는 슬로건으로 담아내려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심포지엄이 21세기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물론, 교양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교육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심포지엄의 시작을 알렸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가 첫 발표를 맡아 ‘지능정보사회에서 인간 지성의 성장’을 주제로 논의를 펼쳤다.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사회변동을 검토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새롭게 구성되고 있는 지성과 이를 함양할 교육과제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지능정보사회에 대해 설명한 후 “4차 산업혁명 관련 교육의 논의는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며 “교육이 단지 노동시장이 요구하는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면, 보다 포괄적인 시야에서 인간 존재 가치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하는 세상에 개별적으로 적응하고 생존하는 능력을 넘어, 어떤 사회를 함께 구상하고 만들어갈 것인가의 차원으로 문제의식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인공 지능’의 힘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인공’이 아닌 ’인간‘의 지능은 무엇인가로 초점을 바꿔볼 필요도 있다”며 지성에 대한설명을 이어갔다.

인간의 잠재력을 일궈내고 공동체를 창조하는 교육

김찬호 교수는 지성을 교육제도를 통해 배우게 되는 것과 학습자 내면에 가능성으로 존재하는 앎의 근원으로 구분하고, “앞으로 교육의 성패는 지성을 얼마만큼 이끌어내는가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련해 게임화, 연결지능의 의미도 함께 검토했다.

김 교수는 “가르침의 본디 의미를 구현해야 한다”며 “가르침은 정성을 기울이되 재촉하지 않고 무르익도록 기다리며 보살피는 양생(養生)”이라 표현했다. 교육은 배움의 능력을 북돋는 복합적인 활동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교육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 사이의 벽을 낮추고 공동의 지성을 빚어내고 나누는 사회적 행위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지식의 일방적인 전달(transmission)을 넘어 상호작용(transaction)하는 가운데 함께 변화(transformation)하는 단계로 나아갈 때 앎은 삶으로 통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진단하는 현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성의 원동력인 호기심을 너무 일찍 거세시킨다는 점”으로 “호기심을 일깨움으로써 탐구의 열망을 자각하게 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교육은 학교 바깥에서 지속가능한 평생학습으로 변환돼야 하고, 시장(노동시장, 소비시장, 금융시장) 바깥에서 인간의 잠재력을 일궈내고 공동체를 창조하는 호혜의 장(場)과 접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정신문화, 세계고등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
오영진 한양대 교수는 현재 주관하고 있는 융복합 교과 ‘기계비평’의 기획의도와 의의에 대해 발표했다. 오 교수는 “기계를 사용하면서 변경된 우리의 실제 삶과 의식을 성찰하는 훈련을 꾀하려 노력했다”며 “기계의 역사적 맥락, 기계의 기술사(技術史), 기계에 대한 인간의 사용경험에서 나오는 지식을 발명하고, 소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박돈하 연세대 교수는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교양교육을 주제로 미국의 사례를 발표했다. 박 교수는 “미국은 생명과학 교양교육과정에 대해 2011년 최종보고서 ‘Vision and Change’를 발표했다”며 보고서에 나타난 생물학을 통해 학생들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과 생명과학 수업에서 다뤄져야 할 핵심개념을 소개했다.

상종열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청소년들이 지닌 자의식과 촛불시위와 같은 정치적·사회적 이슈에 대한 시민의식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 현상을 추적하며, 향후 청소년을 위해 시민교육이 고민해야 할 지점을 제시했다. 상 교수는 “청소년들이 가진 개인적인 것에 주목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정치적 문제들에 대한 윤리적 기반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교육혁신을 주도한 미네르바 스쿨(Minerva School)을 소개하며 미래를 선도하는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으로서 경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김 교수는 “교수자들은 교수학습법 전반을 검토하고, 기존 교육자 중심의 교수법에서 학생 중심 학습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적용 가능한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준 학장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선진적이고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우리 손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자가 이러한 의의를 깊이 자각한다면 우리의 학술발표와 토론이 가지는 무게를 가볍게 여길 수 없고, 우리가 한국대학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자각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우리의 시도와 노력은 한국의 정신문화가 세계에 기여하는 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고, 우리는 그런 역사적 책무를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후마니타스칼리지 설립 10주년 기념으로 출판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의 철학과 방법, 성과, 의의에 관한 논문과 연구 결과는 우리 대학사의 한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은지(커뮤니케이션센터, sloweunz@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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