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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교수팀, ‘치과교정학계 노벨상’ 수상

2017-10-23 연구/산학

김성훈 치과대학 교수팀(김수정·안효원 교수)이 치과교정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2017 애드워드 앵글 리서치 상(The Edward H. Angle Research Prize)’의 주인공이 됐다.

아시아 최초, ‘2017 The Edward H. Angle Research Prize’ 수상
상악골 확장 관련 새로운 치료법 도입, 치료 효과·안전성 높여
“경희대 치과대학이 최초 개발한 ‘바이오 교정’을 토대로 연구”

김성훈 치과대학 교수팀(김수정·안효원 교수)이 치과교정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2017 애드워드 앵글 리서치 상(The Edward H. Angle Research Prize)’의 주인공이 됐다. 아시아 최초다.

이 상은 치과교정학 창시자인 미국의 에드워드 하틀리 앵글(Edward Hartley Angle)을 기리기 위해 1991년 제정됐다. 2년마다 SCI 저널에 게재된 논문을 심사해 최우수 논문 1편을 선정한다. 2015년까지 14팀이 수상했다.

올해는 2015~2016년 발표된 SCI 논문 500여 편을 심사, 김성훈 교수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 논문은 2015년 <The Angle Orthodontist>에 발표된 ‘청소년 교정환자에 적용한 치성 및 골성 상악골 확장장치 치료효과 비교연구(Tooth-borne vs bone-borne rapid maxillary expanders in late adolescence)’.

잇몸뼈에 고정용 나사못 박는 새로운 치료법
김성훈 교수는 “경희대 치과대학 은사님들이 최초로 개발한 치료법을 토대로 연구해 상을 받아 기쁘다”며 환한 미소로 “‘엄지척’ 할 만한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 세계 치과교정학계 이슈 중 하나는 상악골, 즉 위턱뼈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는 교정치료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치료법인데, 비발치 가능성을 높이고, 윗니가 아랫니를 덮는 데 기본이 된다. 대표적인 위턱뼈 확장 치료법은 치아에 반지 같은 확장 장치를 끼워 넣는 것이다.

김 교수팀은 이를 적용할 경우 잇몸뼈가 상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2004년 경희대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치과전용 컴퓨터단층촬영(CT) 덕분이다. 이를 토대로 김 교수팀은 반지 대신에 잇몸뼈에 고정용 나사못을 박아 위턱뼈를 직접 벌리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새로운 치료법을 활용한 지 14년. 김 교수는 “‘해봤으니 됐다’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라며 “비슷한 치료를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이 치료법의 장단점, 의미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데이터를 수합,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A는 위턱뼈 확장의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반지를 끼워 위턱뼈를 확장하는 모습. B는 김성훈 교수팀이 개발한 것으로 잇몸뼈에 직접 확장 장치를 적용한 모습이다. 김 교수팀은 새로운 치료법으로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모두 높였다.

코골이환자, 수면무호흡환자에게도 치료효과 높아
연구 결과 새로운 치료법이 뼈를 확장하는 효과도 좋고, 무엇보다 잇몸뼈와 치아뿌리의 손상이 매우 적다는 것을 확인했다.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거둔 것이다. 해당 장치는 경희대학교치과병원에서 특허권을 보유 중이다.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반지를 활용한 상악골 확장은 본격적인 교정치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새로운 치료법은 뼈만 공략하기에 기다림 없이 바로 교정치료를 할 수 있다. 이는 코골이환자나 수면무호흡환자에게도 치료효과가 높다는 것이 증명돼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뼈에 직접적인 힘을 가해 진행하는 치료 장치의 실질적인 효과를 규명한 최초의 논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맞춤형 치료이므로 상품화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보편화된 치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그 근거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희대 치과대학에서 처음 개발한 ‘바이오 교정’
‘바이오 교정’을 기반으로 김성훈 교수는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바이오 교정’은 경희대 치과대학 교정의 가장 큰 강점으로, ‘수술 교정’, ‘일반 교정’ 등 기존 치료법의 장점을 활용해 수정, 발전시킨 독창적인 치료법이다. ‘바이오 교정’은 개념부터 진단, 치료 철학, 치료 과정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경희대에서 처음 시작됐다.

김 교수는 “바이오 교정의 가장 큰 목표는 가능한 환자의 부담을 줄이며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라며 “건강한 치아를 건드리지 않고 원하는 치료효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15년 창간 100주년을 맞아 미국치과교정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rthodontics and Dentofacial Orthopedics, AJODO)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기여도가 높은 100명의 저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논문 39편을 발표, 56위에 올랐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순위다.

올해 초에는 김 교수의 미국국립의학도서관 검색엔진 펍메드(PubMed) 등재 논문 수가 100편을 넘어섰으며, 김 교수는 2014년도부터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교정학 저널인 <Journal of Clinical Orthodontic>의 편집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교정을 통해 내가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김성훈 교수는 “교정이란 모양, 상태, 소리가 계속해서 변하며 규정할 수 없는 것, 멈추지 않고 꿈틀거리는 것”이라며 “교정을 통해 도전정신을 갖게 됐고, 교정을 통해 내가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진료에 임할 때 매번 비장하다는 김 교수는 “대안이 필요해 돌파구를 찾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진 환자들을 많이 만난다”며 “그 희망의 끈이 되고 싶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이 바이오 교정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면, 후배들이 그것을 발전시키고 연구해나가 더욱 발전시켰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도 남겼다.

박은지(커뮤니케이션센터, sloweunz@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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