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시험관 아기 시술 성공여부 미리 알 수 있다
2017-06-07 의과학경희
응용화학과 김광표 교수팀, 과배란 유도 방해하는 단백질 발견
< 프로테오믹스 > 표지논문 선정… 멀티오믹스연구소의 성과
“환자 맞춤형 처방 연구해 치료 효율 높일 것”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난임 시술 중 하나가 시험관 아기(체외수정) 시술이다. 세계적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의 성공률은 약 3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성공률이 더 높아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과배란 유도 저반응’이다. ‘과배란 유도’는 호르몬제를 투여해 다량의 난자를 키우는 과정으로, 충분한 수의 난자를 얻어 시험관 아기 시술의 성공률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이 과배란 유도가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임신 연령의 증가, 비만 등 다양한 원인이 제기돼 왔지만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응용화학과 김광표 교수팀이 ‘오믹스(-omics)’ 연구를 통해 난포액에 특정 단백질이 많을수록 ‘과배란 유도’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로써 시험관 아기(체외수정) 시술의 성공여부를 미리 알 수 있게 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정렬·김슬기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3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오믹스 활용, 과배란 유도 저반응의 원인 단백질 찾아
김광표 교수 연구팀은 “난임을 겪고 있는 여성에게 시험관 아기 시술이 적합할지 아닐지 미리 예측하면 불필요한 시간이나 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며 연구 동기를 밝혔다.
연구에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오믹스(-omics)’라는 의과학 연구 기법이 활용됐다. 오믹스는 생체 내 유전물질을 이루는 단백질의 활동 등 생명현상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분석하는 학문으로, 유전체학(geonomics), 단백질체학(proteomics), 대사체학(metabolomics) 등 다양하다.
김 교수 연구팀은 2015~16년 시험관 아기 시술을 위해 병원을 찾은 여성 1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이들을 과배란 유도가 잘 되는 환자군과 잘 되지 않는 환자군으로 나누고 난포액을 분석했다. 난포액은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액체로 수정, 착상 등에 영향을 준다.
연구팀은 이들의 난포액에서 발견된 1079개의 단백질을 모두 분석해 단백질 개수(발현량) 차이가 큰 131개 단백질을 추렸다. 이를 생체표지자 후보군으로 재분류, 이 중에서 염증 반응에 관여하거나 난자의 표면에서 발견되는 등 난자 성숙에 관여할 가능성이 큰 단백질을 골랐다.
그 결과 특정 단백질 3가지(PZP: pregnancy zone protein, RENI: renin, SPRX: sushi repeat-containing protein)가 기능적,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생체표지자임이 밝혀졌고, 이들이 난포액에 많을수록 과배란 유도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멀티오믹스연구소, “동반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개발할 것”
김광표 교수는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까지 많은 과제가 남아 있지만, 향후 난임 부부들이 시험관 아기 시술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 연구는 의과학연구원에 위치한 ‘멀티오믹스(multi-omics)연구소’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경희대는 5대 연계협력 클러스터를 통해 융합 연구를 추진하며 바이오헬스 클러스터와 미래과학 클러스터를 출범시켜 새로운 융복합 분야 창출은 물론, 기존 연구를 특화시켜 사업화까지 연결시켜나가고 있다.
연계협력을 통한 바이오헬스 연구를 위해 2008년 의과학연구원을 설립하고, 2015년에는 연구동을 리모델링해 바이오헬스 관련 내부 자원과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멀티오믹스연구소장인 김 교수는 “특정한 질병, 건강상태에 대해 다양한 차원의 정보를 얻어 그것을 분석해, 보다 더 정확하고 의미 있는 결과들을 도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멀티오믹스연구소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환자에게 직접 치료를 진행해야 처방과 치료가 적합한지 알 수 있지만, 앞으로는 동반진단을 통해 처방과 치료의 적합성을 미리 예측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동반진단은 약을 실제 임상에서 효과가 있는 환자들에게 맞춰 처방하도록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동반진단을 위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인 바이오마커들을 개발하는 게 멀티오믹스연구소의 목표고 지향점”이라며,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개발된 치료기술에 가장 적합한 그룹을 선별해 적용시킴으로써 고가의 진료가 높은 효율을 가지고 처방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의 만족도도 향상될 것이다.
멀티오믹스연구소는 2015년 설립됐으며, 2016년에는 인간 단백체 지도 초안을 작성한 김민식 교수를 초빙해 보다 더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김광표 교수는 “멀티오믹스연구소에서 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앞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보건산업진흥원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저출산 대응 의료기술개발)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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