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특수성을 인식하는 다원화된 보편성이 필요하다”

2016-11-30 교육

쑨 거 중국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교수가 11월 21일 경희대 크라운관에서 열린 ‘세계 지성에게 묻는다: 문명전환과 아시아의 미래’ 6강에서 ‘보편성을 다시 생각하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쑨 거 중국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교수 경희대 크라운관에서 특강
‘세계 지성에게 묻는다: 문명전환과 아시아의 미래’ 여섯 번째 강좌
“다원화된 보편성, 전 세계 민중이 진정한 연대 형성했을 때 가능”

“다양한 특수성을 동질성으로 추상화하는 개념, 현재 널리 인식되고 있는 이 보편성의 개념은 서구의 일원화 논리를 따르고 있어 다양한 문명이 존재하는 아시아 등 비서구 지역을 설명해낼 수 없다. 진정한 의미의 보편성, 즉 특수성을 인식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다원화된 보편성’을 추구해야 한다.”

쑨 거 중국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교수가 지난 11월 21일(월) 경희대학교 크라운관에서 ‘보편성을 다시 생각하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강연에서 쑨 거 교수는 새로운 보편성의 개념을 제시했다.

“일원화된 가치로 다른 문화를 판단하면 폭력성을 갖게 된다”
쑨 거 교수는 민주주의를 예로 들면서 다양한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는 보편성, 세계를 일원화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통합하는 것의 한계를 언급하며 기존 판단 가치를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민주주의는 초기 미국의 민주주의 형태인데, 많은 국가의 사회 구조와 정치 메커니즘 등이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혼란이 생겨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그 국가의 민중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것일까?”라고 반문한 뒤, “정치에 참여하는 방식이 다를 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나라마다 평등, 자유, 인권 등에 대한 요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회에서는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이 인권이 아닐 수 있다. 부일 수도 있다. 또 어떤 사회에서는 국민이 언론의 자유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각 사회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일원화된 가치로 다른 문화를 판단하면 폭력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 쑨 거 교수의 설명이다.  

쑨 거 교수는 강좌에서 “특수성을 인식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다원화된 보편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성이 연결되는 매개체, 전 인류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쑨 거 교수는 “보편성으로 각기 다른 특수성 사이에서 상호이해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이러한 상호이해가 특수성을 보완해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보편성으로 인해 특수성을 강화시켜나가는 것이다”라며 ‘다원화된 보편성’이라는 새로운 보편성의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보편성은 전 세계에서 민중 간에 진정한 연대를 형성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쑨 거 교수는 그 방법으로 인터넷 공간의 운명공동체 형성을 꼽았다. “모든 사람의 이익이 국경이나 경계 없이 개방돼 있다면, 진정한 운명공동체가 될 수 있다”며 “국가 간의 경계가 사라진 인터넷 공간에서 진정한 의미의 운명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쑨 거 교수는 “계속해서 자기를 개방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연대를 이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때 개별성이나 특수성이 연결되는 매개체가 돼야 하며, 이러한 매개체는 세계의 어느 한 지역, 어느 한 국가를 위해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보편성”이라고 강조했다.

위기에 처한 문명을 지속가능한 문명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방법 모색
이번 특강은 경희대와 플라톤아카데미가 공동 기획한 ‘세계 지성에게 묻는다: 문명전환과 아시아의 미래’ 강좌시리즈의 여섯 번째 프로그램이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 강좌시리즈는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이 아시아의 미래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성찰하고, 지속가능한 문명을 건설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4월에는 <사피엔스(Sapiens)>의 저자 유발 노아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가 첫 번째 강연자로 초청됐다(Focus 5월 9일자 기사 참조). 7월에는 슬라보예 지젝 루블랴나대 교수(경희대 석좌교수)(Focus 7월 15일자 기사 참조)와 메리 에블린 터커 예일대 교수(Focus 7월 25일자 기사 참조)가 청중들과 만났다. 9월에는 어빈 라슬로 부다페스트클럽 회장(Focus 10월 11일자 기사 참조), 10월에는 뚜웨이밍 베이징대 고등인문연구원 원장(Focus 10월 24일자 기사 참조)이 강연했다. 오는 12월 12일에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특강이 예정돼 있다.

‘세계 지성에게 묻는다: 문명전환과 아시아의 미래’ 여섯 번째 강좌는 쑨 거 교수의 강연에 이어 윤여일 동아시아 연구자와의 대담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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