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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의 예술> 올해의 책 선정

2016-12-27 교육

하벨의 명연설문집, 경향신문 ‘올해의 책 10’ 선정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발행, ‘진리, 초월, 양심의 정치’ 강조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이 지난 5월 16일 발행한 바츨라프 하벨의 연설문집 <불가능의 예술: 실천 도덕으로서의 정치>(이택광 옮김)가 경향신문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

경향신문 문화부는 “전에 없이 혼란스러웠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간을 설계하는 데 이 책들이 디딤돌이 되기를 소망한다”며 ‘올해의 책’ 10권을 선정해 발표했다.

“정치는 세계를 책임지고자 하는 개인의 도덕에 근거한다”
경희대는 지난 5월 16일, 네오르네상스관에서 ‘하벨의 정치철학과 한국의 시민사회’를 주제로 개최된 미원렉처에 때맞춰 <불가능의 예술: 실천 도덕으로서의 정치>을 발간했다.

<불가능의 예술: 실천 도덕으로서의 정치>는 바츨라프 하벨의 정치철학을 담은 연설문을 묶어놓은 책이다. 하벨은 체코를 대표하는 극작가이자 반체제 시민운동가로 1989년 ‘벨벳혁명’을 주도하며 탈공산화 이후 체코슬로바키아의 첫 대통령을 지냈으며, 1993년 슬로바키아와 분리된 이후 첫 체코 대통령으로 재신임됐다.

하벨은 “정치란 주어진 이데올로기나 이념이 아닙니다. 정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행위도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세계를 책임지고자 하는 개인의 도덕에 근거합니다”라고 밝혔다. 정치를 특수한 이해관계를 만족시키려고 하는 권력 기술이 아니라 ‘실천 도덕’으로 본 것이다.

“초월이야말로 파멸에 대한 유일한 대안”
하벨은 초월 차원에 잇대어 있는 것이 도덕이고, 이 도덕의 실천 행위가 정치라고 말했다. 

“이런 초월이란 것은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 외국인들, 인간 공동체, 모든 생명체, 자연, 우주를 향해 뻗는 손길입니다. 이런 초월이란 것은 깊게 그리고 즐겁게 경험하는 욕구입니다. 이런 초월이란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닌 것,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 시공간상 우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그럼에도 알 수 없는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세계와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런 초월이야말로 파멸에 대한 유일한 대안인 것입니다.”

하벨은 인류 문명을 관통하고 있는 초월 차원에 대한 믿음과 헌신에 근거해 삶과 정치를 계산과 타산의 수준으로 떨어뜨리지 않고, 그것을 도덕의 수준으로 격상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정치는 책략가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양심과 책임을 동원해 적극 참여하는 공공의 일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정치는 불가능의 예술, 자신과 세계를 향상시키는 예술일 수 있다”
오늘날 한국의 현실정치인들은 농락, 회유, 협박, 조작, 기만, 협잡에 친숙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배불리 먹고살기 위한 이야기만을 늘어놓는 이들에게서 ‘진리’의 언어, ‘도덕’의 언어는 찾아볼 수 없다.

하벨은 이러한 현실정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정치가 기득권을 주고받으며 현상을 유지하는 것일 수만은 없으며, 그것이 ‘가능’의 수준을 넘어 ‘불가능’의 수준으로 나아가는 도덕 쟁투의 마당일 수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가 공동체를 속이거나 약탈하기 위해 필요한 표현이 아니라 공동체의 행복에 공헌하려는 열망의 표현이어야 한다고 가르쳐봅시다. 정치란 가능의 예술일 수 있습니다. 특히 ‘가능’에 투기, 계산, 모의, 뒷거래, 조작이 포함된다면 그러합니다. 정치는 불가능의 예술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 자신과 세계를 향상시키는 예술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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