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지구문명의 미래, 대학과 학생에 달렸다”

2016-09-23 교류/실천

세계평화의 날 기념 원탁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혼돈의 세계, 시민의식과 정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Peace BAR Festival 2016(5) 세계평화의 날 기념 원탁회의
로마클럽, 부다페스트클럽,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 등 세계 실천지성 참여
“문제 해결 위해 융복합 학문 절실, 대학이 소통과 협력 주선해야”

“지속가능한 지구문명의 미래를 위해 기존의 물질적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인간중심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을 것이다.”

지난 9월 21일(수)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세계평화의 날 기념 원탁회의’에서 로마클럽, 부다페스트클럽,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 등 세계적 실천지성들은 이같이 강조했다. ‘세계평화의 날 기념 원탁회의’는 ‘UN 세계평화의 날 기념 Peace BAR Festival 2016’의 일환으로 열렸다.

경희대는 매년 9월 21일 ‘UN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해 Peace BAR Festival을 개최하고 있다. UN 세계평화의 날은 1981년 경희대가 주도적으로 제안, 그해 11월 제정됐다. 올해는 UN 세계평화의 날 35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보다 심화, 확대했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기술’이 아니라 ‘의식 변화’다”
지난 세기 중반 이후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책임 있게 사유하고, 시민 행동을 촉구해온 로마클럽, 부다페스트클럽,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 등 세계적 싱크탱크와 함께 ‘지구문명의 미래: 실존혁명을 향하여’를 대주제로 9월 21일(수)부터 23일(금)까지 사흘간 국제 학술회의와 평화 축제를 개최했다.

9월 21일 원탁회의에는 어빈 라슬로 부다페스트클럽 회장, 로베르토 페체이 로마클럽 부회장, 아이토르 후르훌리노 드 수자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 회장, 조인원 경희대학교 총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들은 ‘혼돈의 세계, 시민의식과 정치’를 주제로, 21세기가 맞고 있는 ‘혼돈의 세계’를 위해 함께 찾아 나서야 할 ‘시민의식과 정치의 미래’를 논의했다. 

원탁회의 사회를 맡은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터키 이스탄불과 미국 올란도 등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 심화되는 인간소외와 양극화,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문제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며 “이렇듯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의 원인과 해법은 무엇인가?”라고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라슬로 회장은 “문명은 세계화되고 있는데, 인간 정신은 여전히 국지적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 인류가 겪고 있는 모든 문제의 근간은 ‘사람’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의식 변화’다”라며 시민정신을 회복하는 ‘가치혁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인원 총장이 ‘세계평화의 날 기념 원탁회의’에서 “문명 위기의 징후들을 내 삶과 직결된 문제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 근저에는 ‘의식’의 문제뿐 아니라, ‘기성정치’의 문제도 깔려있다”고 진단했다.

“경희대 선례를 따라 우리도 ‘평화’를 도모해야 한다”
페체이 부회장은 “지난 40년간 세계 인구가 두 배 늘어나면서 지구생태계는 한계에 도달했다. 환경파괴와 자원고갈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인류에게는 미래가 없다”며 “로마클럽은 1972년 <성장의 한계>를 통해 이를 경고했지만, 변화를 위한 실천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그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고, 정확한 작전(오프레이션)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드 수자 회장은 “테러와 전쟁의 위협뿐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달로 다른 문제들이 여러 곳에서 발발할 우려가 있다”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경희대학교 설립자인 조영식 박사가 도모했듯이 우리도 ‘평화’를 도모해야 한다. 힘을 합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원 총장은 “앞서 거론된 지구적 문제 외에도 경제, 사회, 복지, 일자리 문제 등 문명 위기의 징후들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내 삶과 직결된 문제라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 근저에는 ‘의식’의 문제뿐 아니라, ‘기성정치’의 문제도 깔려있다”고 진단했다. 

조 총장은 인류사회가 자본주의 성장경제의 외길을 달려오면서 경제가 전부가 됐고, 다수의 표심이 중요한 정치는 대학도 경제 발전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한 뒤, 대학에 대한 국가의 요구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으나,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대학의 존재 이유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제 기후변화는 바로 나의 문제, 우리 사회 문제”
이어 조 총장은 “현시대가 대학사회에 요청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라며 “고등교육기관은 개인적 성취가 공적 성취로 이어질 수 있는 학문적, 교육적 토양을 일궈내야 한다”고 말했다. 

원탁회의는 인류의 난제 해결을 위해 대학이 나서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조인원 총장은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문제가 내 삶, 내 주변,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을 뿌리내리게 하고, 재해를 전망·예방하는 것이 대학의 사명이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드 수자 회장은 “2년 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도시 문제를 다루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대학이 한 번도 도시 문제를 다룬 적이 없었다. 높은 수준의 연구를 통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대학의 모습을 보면서 지구적 문제 해결에 있어서 대학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드 수자 회장은 학문의 융복합이 대학의 역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인류가 직면한 문제는 예술과 과학 등 여러 학문 분야가 융복합할 때 해결할 수 있다”며 “여러 학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소통해 모든 지식을 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사용하는 용어도 다르고, 오랜 기간 분리되어 온 학제가 서로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지구문명의 미래를 위해 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9월 21일(수)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세계평화의 날 기념 원탁회의’에 로마클럽, 부다페스트클럽,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 등 세계적 실천지성이 참여했다.

“학생들이야말로 지구적 문제 해법을 찾아낼 주체”
라슬로 회장도 “과거 대학은 과학과 인문학을 분리하지 않았다”며 융복합을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 중요시하는 모든 것을 질문하는 융합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며 “대학이 개방된 자세로, 전 세계 시민을 대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면 체계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원탁회의에 참여한 패널들은 지구문명의 문제 해결을 위해 미래세대, 즉 대학생들이 나서야 한다고 권유했다. 페체이 부회장은 “로마클럽은 지구적 책임을 강조하며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는데, 특히 젊은 세대의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체이 부회장은 “학생들이야말로 지구적 문제의 해법을 찾아낼 주체다”라며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 더 많은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전 세계 여러 분야의 학자들과 학생들이 함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라슬로 회장은 “오늘날 발생하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젊은이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를 위해 비즈니스 리더들의 참여도 중요하다”며 “각계각층이 모여 소통하고 연구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대학이고, 대학에서 해야 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 많이 본 기사

  • 멀티미디어

    • 개강 맞은 캠퍼스

      개강 맞은 캠퍼스

      2024-03-19

      More
    • 2024학년도 입학식

      2024학년도 입학식

      2024-03-05

      More
  • 신간

    •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

      2024-03-27

      More

      아픈 마음과 이별하고 나와 소중한 이를 살리는 법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

    •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2024-02-28

      More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