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독립연구, 기존 수업 한계를 넘어서다

2016-08-16 교육

독립연구에서 ‘회기동 거리개선 프로젝트’를 수행한 주거환경학과 학생들이 지난 4월 1일 열린 ‘회기동 골목 축제’에서 경희대로4길 환경 개선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참여, 실천, 창업 분야에서 77개 과제 수행
강의평가 결과 72.73% 학생 ‘매우 만족한다’ 응답

“실무적인 부분에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든든한 멘토를 얻어 많은 도움을 받았고, 실천 활동 영역을 확장해나갈 수 있었다”, “기존 수업에서는 시간과 인원 등의 문제로 한계가 있던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올해 처음 도입한 후마니타스칼리지 ‘독립연구’(Independent Study) 교과를 수강한 신민지(언론정보학과 14학번) 학생과 신유정(미술학부 회화전공 12학번) 학생은 독립연구 성과를 이 같이 밝혔다. 독립연구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는 강의평가에서도 나타났다. 강의평가의 만족도 문항에서 72.73%의 학생이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독립연구 결과물, 동영상·보고서·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형태로 제출
후마니타스칼리지는 학생들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2016년 봄학기에 ‘독립연구’ 교과를 신설했다. ‘독립연구’는 2009년 총학생회가 도입한 ‘배움학점제’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시민교육’ 교과의 취지를 확대한 것으로 자유이수교과(2학점)이다.

‘독립연구’는 학생들이 개인, 혹은 팀(인원 제한 없음)을 구성해 기존의 전공·교양 강좌가 포괄하지 못하는 관심 주제를 자율적으로 선정, 스스로 강좌를 설계한다. 직접 섭외한 담당교수의 지도 아래 한 학기 동안 탐구한 뒤 평가를 받는다. 성적은 절대평가 방식(PASS 또는 NON-PASS)으로 평가된다.

지난 학기 독립연구 교과에 177명의 학생과 62명의 지도교수가 참여해 한 학기 동안 연구(전공·교양), 참여, 실천, 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제를 수행했다. 수행한 과제는 총 77개(서울 54개, 국제 23개)였다. 학생들은 결과물을 동영상(다큐), 연구 보고서, 포트폴리오, 실천활동 보고서 등 다양한 형태로 제출했다.  

‘문화봉사 플랫폼 ‘메리 오케스트라’의 지속가능성 탐구 및 문화공간으로서의 지하철 활용방안 고찰’ 과제를 수행한 김재원(언론정보학과 14학번), 신민지(언론정보학과 14학번), 이용찬(행정학과 12학번) 학생.
 
전공과 관련된 연구 성격의 과제 가장 많아

독립연구 과제들 중에는 ▲중력파로 보는 상대성 이론 ▲국내·외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한국 경제 정책 연구 ▲한류관광 신드롬의 실태조사 및 공정여행의 가능성 모색 등 학생들의 전공과 관련된 연구 성격의 과제가 가장 많았다.

고전읽기와 같은 연구(교양) 활동을 진행한 학생들도 있었다. 김별(경영학과 11학번), 박다정(경영학과 13학번), 백종엽(경영학과 11학번), 한상준(정치외교학과 11학번) 학생은 ‘고전읽기의 심화 및 현재적 활용 ? 박경리의 <토지>를 중심으로’(지도교수 후마니타스칼리지 김연숙) 과제를 수행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자유이수교과의 발전적 심화를 과제 목표로 삼은 학생들은 2015학년도 2학기 고전읽기 프로그램인 <토지> 20권 전권을 완독하고, 고전의 현재적 의미와 실천 가치를 모색했다. 고전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서를 통해 삶의 방향에 대한 지침을 찾고자 했다.

김별 학생은 “고등학생 때는 진학이라는 뚜렷한 삶의 목적이 있었지만, 대학 진학 후에는 목적이 상실된 삶을 살았다”며 “<토지>를 읽고, 인물들을 분석하면서 내 인생의 목적과 단기적으로 20대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찾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전공을 심화한 학생들도 있었다. ‘작가지망생을 위한 작품제작 심화’(지도교수 미술학부 노충현)를 주제로 독립연구를 수행한 미술학부 회화전공 신유정(12학번), 송제현(12학번), 김지원(12학번) 학생은 독립연구를 통해 교수와 학생의 개인 크리틱(비평)을 심화했다.

신유정 학생은 “독립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자유로운 사고와 실험 정신으로 새로운 미술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동시에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작품을 제작해 예술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7월 4일 열린 독립연구 간담회에서 후마니타스칼리지 김연숙 교수가 “독립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독립연구 과제 수행 후 어떻게 확장되는가?’이다”라며 추후에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캠퍼스 주변 환경 개선·문화봉사 플랫폼 구축 등 실천 활동 이어져
학생들은 독립연구를 통해 실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주거환경학과 이상규(11학번), 정지영(12학번), 안지영(13학번), 우승희(13학번), 최소담(13학번), 조은형(14학번) 학생은 ‘회기동 거리개선 프로젝트’(지도교수 지구사회봉사단 우대식) 과제를 진행했다.  

캠퍼스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들이 나선 것이다. 대학과 지역의 소통과 참여를 중심으로 낙후된 거리를 사람이 흐르는 거리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학생들은 경희대로4길(던킨도너츠 골목~청량초등학교 앞)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며 문제점을 찾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해당 구역의 시각적·경험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이후 자료를 분석해 2가지의 1차 개선안을 도출했다.(Focus 4월 14일자 ‘낭만골목’으로 변신한 경희대로4길 기사 참조)

김재원(언론정보학과 14학번), 신민지, 안종태(무역학과 12학번), 이용찬(행정학과 12학번) 학생은 ‘문화봉사 플랫폼 ‘메리 오케스트라’의 지속가능성 탐구 및 문화공간으로서의 지하철 활용방안 고찰’(지도교수 후마니타스칼리지 조은아)을 주제로 독립연구를 수행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엘 시스테마’를 배운 학생들은 문화봉사 플랫폼을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한 ‘메리 오케스트라’를 조직했고, 독립연구를 통해 문화자원봉사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했다. 학생들은 관련 내용으로 ‘동원 글로벌익스플로러 2016’ 공모에 합격해 해외 선진사례 답사 활동비 1,200만 원도 지원 받았다.(Focus 6월 17일자 “‘한국판 엘 시스테마’를 뿌리내리겠습니다” 기사 참조)

이들은 지역사회와 청소년, 대학생이 오케스트라를 구성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탐구한 독립연구 결과물과 공모 합격으로 경험한 해외 선진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문화자원봉사 플랫폼 정착 기획안을 만들 계획이다.

오케스트라 큐레이션 서비스 플랫폼 개발 등 창업 가능성 탐구
독립연구를 통해 창업 가능성을 탐구한 학생도 있었다. 곽용신(지리학과 10학번) 학생은 ‘빅데이터를 통한 글로벌 오케스트라 정보 분석’(지도교수 후마니타스칼리지 조은아) 과제를 수행해 오케스트라 큐레이션 서비스 플랫폼 ‘클락(CLAK)’을 개발했다.

오케스트라 큐레이션 서비스는 개개인이 원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장, 공연 프로그램 등의 정보를 찾아내 추천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 플랫폼 서비스이다. 곽용신 학생은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적절한 공연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연정보 마케팅 분야의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독립연구, NGO 설립 등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지길”
독립연구는 ‘교육에서 학습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새로운 시도로 교수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4일 청운관에서 열린 독립연구 간담회에서 후마니타스칼리지 김영진 교수는 “네 팀의 지도교수를 맡았는데, 학생들 모두 뚜렷한 목표를 갖고 신청했기 때문에 학습 의욕이 높았다”며 “학습 의욕이 높은 학생들과 함께 과제를 해결하고, 기존 수업시간에 집중적으로 가르치지 못한 부분을 지도하고 배우면서 학생과 교수 모두 보람 있는 수업이 됐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김연숙 교수는 “독립연구 수업을 마칠 때쯤 학생들이 먼저 후속 연구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며 “독립연구에서 더 중요한 것은 ‘독립연구 과제 수행 후 어떻게 확장되는가?’이다”라며 추후에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후마니타스칼리지 유정완 학장은 “독립연구 1, 2가 있다. 2학기 때 심화해서 독립연구 2를 진행해도 된다”고 설명하면서 “독립연구 결과로 교수들이 생각하지 못한 비정부단체(NGO)를 만들기 위해 나서는 학생이 늘어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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