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유발 하라리, “인류에게 미래는 있는가?”
2016-05-09 교육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 경희대 평화의 전당 특강
“학생들에게 모름 인정하고, 스스로 변화하면서 사는 방법 가르쳐야”
“인류는 과학혁명으로 더 많은 힘을 얻게 됐지만, 과연 더 행복해졌는가?” 알파고 열풍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 받고 있는 <사피엔스(Sapiens)>의 저자 유발 노아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교수가 지난 4월 28일(목) 경희대학교를 찾아 이 같은 물음을 던졌다.
하라리 교수는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인류의 역사를 되짚으며 사피엔스(인간)가 세계의 지배자가 된 과정을 설명하고, 지구온난화, 인공지능 등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구적 참여를 강조하면서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인류의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인간은 점차 힘을 얻으면서 신이 되려고 한다”
이번 특강은 경희대와 플라톤아카데미가 공동 기획한 “세계 지성에게 묻는다: 문명 전환과 아시아의 미래” 강좌시리즈의 첫 번째 프로그램이었다. 문명 전환 강좌시리즈는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이 아시아의 미래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생각해보고, 위기에 처한 문명을 지속가능한 문명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2016년 한 해 동안 7회에 걸쳐 진행된다.
문명 전환 강좌시리즈의 서막을 연 이번 행사는 하라리 교수와 김민웅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대담, 하라리 교수의 특강, 특별좌담으로 이어졌다. 특별좌담에는 사회자로 김민웅 교수, 좌담자로 하라리 교수,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부총장, 이택광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영미문화전공 교수, 김윤정 플라톤아카데미 수석연구원이 참여했다.
특강에서 하라리 교수는 “인류에게 미래는 있는가?”(Does History Have a Direction?)를 주제로 강의했다. 하라리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석기시대에 전 세계 인류 수는 500만 명 정도로 지구 상에서 미미한 존재였지만, 지금은 70억 명이 넘고, 그 사이에 태초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가축이 생겨났다. 이에 대해 하라리 교수는 “인류가 힘을 얻게 되면서 개체를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점차 힘을 얻게 된 인류는 생명체가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자연선택의 법칙을 바꿔나가고 있다. 신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라리 교수는 가축의 탄생, 유기생명체인 인간이 인공지능(AI)과 같은 비유기적인 생명체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그 예라고 밝혔다.
“행복 위해 인간과 자신을 알고, ‘의식’ 가져야”
하라리 교수는 “인공지능을 만들어낸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새로운 힘, 인간을 조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과학혁명이 인간성까지 바꿔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진화생물학적으로 보면 행복과 같은 감정은 인간의 두뇌 생화학적 알고리즘으로,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은 바꿀 수 있지만 인간의 두뇌 생화학 시스템은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상 처음으로 바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게놈 프로젝트로 인체 유전자 정보가 밝혀지고, 이를 조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날 하라리 교수는 과학혁명이 인간성을 바꿔낼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독점한 소수 기업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오늘날 과학혁명을 가능하게 한 것은 행복해지기 위해 더 많은 것을 갈망해온 인간성이지만, 인간이 힘을 추구하는 데 너무 집착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의식과 지능, 무엇이 중요한가?’를 되물어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행복을 위한 진정한 열쇠는 힘이 아니라, 인간과 자신에 대해 알고, 인공지능에는 없는 인간으로서의 ‘의식’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화 속도 더 빨라질 것, 50세 이후에 계속 공부해야 할지도”
이어진 특별좌담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의 역할이 논의됐다. 하라리 교수는 “오늘날의 기술 발전에 따른 취업, 정치, 사회 변화를 고려해보면, 현재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90% 이상이 30~40년 후에는 쓸모가 없을 수 있다”면서 “학생들이 미래사회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라리 교수는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의 변화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이며, 50세가 넘어서도 계속 공부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예측한 뒤, 이에 따라 교육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학생들에게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면서 모름을 인정하고, 스스로 변화하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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