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김형민 교수, 북소리의 급성 쇼크사 억제 효과 밝혀
2015-11-23 의과학경희
<면역알레르기국제학회지> 11월호 논문 게재
“사망에 이르는 시간 연장, 생존율 높여”
대학원 기초한의과학과 김형민 교수 연구팀이 우리나라의 전통 북소리가 급성 알레르기성 쇼크 증상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아나필락시스는 개인의 면역 체계에 따라 음식, 약물, 곤충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데, 호흡 곤란, 저혈압 등이 발생해 심한 경우 30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아나필락시스 발생 후, 사망에 이르는 시간을 연장하는 북소리의 효과를 동물실험으로 증명했다. 연구결과는 <면역알레르기국제학회지(International Archives of Allergy and Immunology)> 11월호에 게재됐다.
북소리 효과, 동물실험으로 증명
연구팀은 실험용 쥐 10마리에 아나필락시스를 유도하는 약물을 투여한 뒤, 5마리씩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특수 제작된 방음시설에서 우리나라 전통 장단에 맞춘 북연주를 5분간 들려줬다. 다른 한 그룹은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는 백색잡음(white noise)에 노출시켜 40분간 비교 관찰했다. 연구팀은 같은 방식으로 실험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 결과, 백색잡음을 들려준 그룹의 쥐들은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해 20~30분 내에 죽었지만, 북소리를 들려준 그룹의 쥐들은 40분 이상 살아있었다. 북소리를 들려준 그룹에서 급성 쇼크사와 저혈압을 일으키는 히스타민 분비가 억제됐기 때문이다.
김형민 교수는 “아나필락시스는 항원이 몸속에 들어와 발생하는 심각한 전신 알레르기 반응으로 병원에서 빠른 처치를 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쇼크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는 시간을 연장해주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북소리가 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한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전통 북소리는 사람의 심장박동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혈압, 심장박동,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금, 가야금, 징, 태평소 등 국악 악기 의학적 효과 증명할 계획
김형민 교수가 국악의 의학적 효능 기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수년 전 심각한 우울감과 슬픔을 국악으로 극복하면서부터다. 김 교수는 “1992년부터 올해까지 570편이 넘는 논문을 썼는데, 논문을 쓰는 과정에는 고통과 인내가 따른다”면서 “우울감과 슬픔은 물론, 고통을 이겨내는 데 국악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동병상련 효과와 같이 국악의 슬프고 애잔함이 슬픔을 치유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그 효과를 입증해보고 싶었다”고 전한 그는 “클래식의 의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는 많았으나, 국악에 대한 연구는 석사학위 논문 몇 편이 다였기 때문에 재현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쳐온 김형민 교수는 2011년 <후마니타스의학회(Humanitas Medicine)> 저널을 창간했다. “인간의 가치, 존엄성을 추구하는 후마니타스 개념이 의학에도 도입돼야 한다”며 “현대인의 질병과 스트레스를 치유하기 위해 정신적·육체적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그는 “국악과 같은 음악이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김형민 교수는 대금, 가야금, 징, 태평소 등 다른 국악 악기에 대한 의학적 효과를 증명, 시리즈로 연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대금의 항우울증 효과에 대한 실험을 마치고 논문을 준비 중이다.
이번 연구에는 추계예술대 고경자 박사, 호서대 정현자 교수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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