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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석좌교수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30년만에 개정

2015-05-20 교류/실천

미국 정치학회 최우수 저작상 수상한 세계적 명저
이 교수 인세 기부…1995년부터 장서 5,363권도 기증

이정식 경희대 석좌교수(Eminent Scholar) 겸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와 캘리포니아대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가 공동 저술한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Communism in Korea)>가 30여 년 만에 개정판으로 출간됐다. 1973년 미국에서 발행된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는 이듬해 미국 정치학회 최우수 저작상 ‘우드로 윌슨 파운데이션 상(Woodrow Wilson Foundation Award)’을 수상한 세계적 명저로 꼽힌다. 이정식 교수는 이 책의 인세를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에 기부했다.

이정식 교수는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이외에도 <21세기에 다시 보는 해방후사>(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펴냄) 인세와 수천 권의 장서도 기증해왔다. 그가 1995년부터 현재까지 평화복지대학원에 전달한 장서 수는 5,363권에 달하며, 스칼라피노 교수도 3,217권을 기증했다. 
 
“한국 공산주의 운동의 세계적인 대가”
이정식 교수가 한국 공산주의 운동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57년이다. 스칼라피노 교수와 인연을 맺은 그는 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학위를 시작하면서 연구를 본격화했다. 당시 중국과 일본의 공산당 연구는 활발했으나 한국 공산주의에 대한 연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스칼라피노 교수는 모을 수 있는 대로 자료를 모아 윤곽이라도 잡아보자는 생각으로 한국과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 자료를 수집했고, 이정식 교수는 그 자료를 정리하고 번역했다. 두 사람은 3년 후, 논문 <한국 공산주의의 기원> 두 편을 공저로 발표했다.

일제강점기 공산주의 운동 연구로 시작된 연구는 해방후사, 북한의 정치와 경제에 대한 분석으로 확장됐다. 연구 결과는 영문판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운동편과 사회편으로 발행됐다. 두 권 가운데 한국 공산주의 운동의 기원에서 1972년 남북공동성명까지의 운동사를 역사적 접근 방법에 따라 다루고 있는 운동편이 1986~1987년 한국어판으로 출간됐다.

이인호 KBS 이사장은 “이정식 교수는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를 과거부터 최근까지 나온 사료를 참고해 우리나라의 국제정치적 맥락 속에서 연구해온 한국 공산주의 운동의 세계적인 대가”라고 강조했다.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와 관련해서는 “해방 전후, 6·25전쟁, 근현대까지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전체를 아우르는 학문적으로 권위 있는 책”이라고 의의를 밝힌 이 이사장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이 책은 역사를 바로 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붕 평화복지대학원장은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는 동북아, 특히 한국 공산주의를 소개한 책으로, 이 책을 제외하면 한국 공산주의를 분석한 책이 없을 정도로 기념비적 저작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는 후학들이 관련 주제를 공부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역사적 사료 따라 정확한 근거 제시
이정식 교수는 해방 전후기를 중심으로 한 한국과 동아시아 현대정치사 연구에서 탁월한 업적을 올린 정치학자이자 역사가다. 저술 활동 등을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 학계의 학술 발전에 공헌한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아 우드로 윌슨 파운데이션 상, 제1회 위암(韋菴) 학술상, 제8회 경암(耕岩) 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국 역사를 연구할 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온 이정식 교수는 한일관계사, 만주지역 중국공산주의 운동사, 동아시아 국제관계에 대한 탁월한 저서와 논문을 발표해왔다. 이 저서와 논문들은 영어, 한국어, 일본어, 독일어 등으로 발간, 동아시아 국제정치 연구의 고전이 되고 있다.

그의 학술적 업적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역사적 사료를 따라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을 이해하려면 역사를 몰라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해 객관적인 역사를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이정식 교수는 역사 자료 수집에 열중해왔다. 그는 “평생에 걸쳐 노력한 결과가 역사를 바로 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학문 탐구에 정진하고 있다. 또한, 2011년과 2014년 석학 초청 특강을 통해 한국근현대사의 새로운 성찰의 길을 제시하고, 탐정처럼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온 탐색 과정을 소개하면서 학문하는 방법을 후학들에게 일깨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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