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2013년 봄 후마니타스칼리지 북 심포지엄’ 개최
2013-05-09 교육
김상준 교수 저서 <맹자의 땀 성왕의 피> 발표
동아시아 유교문명에서 인류 보편적 가치 발견
공공대학원 시민사회 · NGO학과 김상준 교수가 보편사적 의미를 지닌 근대가 서구에서만 형성됐다는 고전적 근대성 이론에 의문을 던지며 동아시아에서도 자생적으로 초기 근대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 5월 1일 서울캠퍼스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3년 봄 후마니타스칼리지 북 심포지엄'에서 김상준 교수는 저서 <맹자의 땀 성왕의 피 : 중층근대와 동아시아 유교문명>을 소개하며 이 같은 이론을 발표했다.
고전적 근대성 이론 대체할 중층근대성론 제시
이날 김상준 교수는 "동아시아가 서구의 영향으로 근대성을 지니게 됐다는 유럽물신주의 관념을 깰 필요가 있다"면서 "근대 역사를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로 묶은 유라시아 차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안적 근대성 이론으로 '근대성의 역사적 중층구성론(중층근대성론)'을 제안했다. 이는 근대성이 세계 문명 곳곳에서 시간적 층위를 달리하며 중층적으로 형성돼왔다는 주장으로, 최근 학계에 제기된 다중근대성 이론이 근대성의 다양성과 복수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자체의 근대성관이 분명하지 않고, 여전히 근대성의 기원을 서구에 둔다는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중층근대성론에 따르면 동아시아에서도 근대성의 축을 발견할 수 있다. 김상준 교수는 동아시아의 유교문명에서 그 축을 찾고, 인류 보편적 가치를 발견했다. '맹자의 땀'은 장례 관습이 생기기 전, 우연히 들판에 방치된 부모의 처참한 주검을 발견한 고대인이 이마에 땀을 흘리며 괴로워했다는 <맹자>의 구절에서 가져온 것으로, 유교의 '윤리성'을 의미한다. '성왕의 피'는 고대 중국 성왕(聖王)들의 행적을 기록한 <서경>에 감추어진 폭력의 흔적으로, 군주를 끝까지 무결점의 존재로 남기기 위해 견제와 비판도 서슴지 않았던 유교의 '비판성'을 대표한다. 동아시아가 발전해가는 내적인 동기가 바로 유교의 이 두 가지 속성이라고 주장한 김상준 교수는 "동아시아 유교문명의 성취를 인류 보편적 가치 위에서 재발견하는 것은 곧 인류 보편적 가치를 재발견, 재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권 문명 재편에 동아시아 능동적 역할"
김상준 교수는 책에서 서구중심 문명 판도의 재편과 동아시아 유교문명권의 부상이라는 거대한 전환의 상황에서 동아시아 유교문명권의 주도적 역할에 대해 탐색한다. 그는 현 시점이 동아시아가 지구 문명 재편에 능동적 역할을 하는 중요한 시기임을 강조하며 "앞으로의 유교가 과거 형태의 반복이 아닌 공동체적 요소로서 핵심 가치를 살린 시민사상과 시민윤리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토론자로 나선 후마니타스칼리지 전호근 교수, 연세대 국학연구원 나종석 교수는 오랜 관념에 맞선 김상준 교수를 격려했다. 전호근 교수는 "근대성 논리가 가진 한계를 꺼내고 동서 문헌을 모두 이용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했다. 나종석 교수는 "학문의 식민성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제대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유럽 중심적 사고방식의 탈피 없이는 나와 한국, 나아가서 동아시아와 세계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지닐 수 없다"고 말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북 심포지엄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사고의 폭을 넓혀줄 도서를 선정해 의견을 나누는 장으로, 2011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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