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아름다운 시즌제 드라마가 펼쳐지길 기원합니다”

2023-02-28 교류/실천

양 캠퍼스 총 24명(서울캠퍼스 14명, 국제캠퍼스 10명)의 교수가 2022학년도 하반기에 정든 경희 캠퍼스를 떠난다. 경희는 대학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양 캠퍼스에서 정년 퇴임식을 마련했다. 좌측부터 서울캠퍼스, 국제캠퍼스 정년 퇴임식 단체 사진

2022학년도 하반기 교원 정년 퇴임식 개최
양 캠퍼스 총 24명(서울캠퍼스 14명, 국제캠퍼스 10명) 퇴임

2022학년도 하반기에 24명의 교수가 정든 캠퍼스와의 이별을 맞이했다. 경희는 대학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정년 퇴임식을 마련했다. 퇴임 교원은 삶의 터전이었던 경희를 떠나는 아쉬움과 동시에 무사히 퇴임을 맞이했다는 기쁨을 만끽했다. 퇴임 교원의 가족도 참석해 교원의 퇴임과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행사는 캠퍼스별로 열렸다. 국제캠퍼스는 2월 16일(목) 중앙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서울캠퍼스는 2월 17일(금) 본관 213호에서 진행했다.

퇴임식은 공로패 전달, 퇴임 교원 인사, 총장 축사,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공로패는 ‘경희인상(팔선녀상)’을 본떠 만들었는데, 경희인의 협동심과 한없이 뻗어나가는 상상력, 창의력을 표현한 형상이다. 긴 세월 경희 발전을 위해 노력한 퇴임 교원의 자세가 경희인상에 담긴 정신과 맞닿아 이를 기리기 위해 공로패에 새겼다.

정년 퇴임식에 참석한 교원들은 경희와 함께 보내온 삶을 돌아보며 소회를 밝혔다. 사진은 좌측부터 김명현, 정연모, 서덕영 교수

경희와의 시간에 대한 소회, “영화와 같은 시간”
국제캠퍼스 정년 퇴임식에는 원자력공학과 김명현 교수, 화학공학과 김성수 교수, 국제학과 정진영 교수, 생명공학원 손영숙 교수, 식품생명공학과 박승국 교수, 산업디자인학과 김규현 교수, 응용화학과 안광현 교수, 전자공학과 정연모, 서덕영 교수가 참석했다.

교원들은 경희와 함께 보내온 삶을 돌아보며 소회를 밝혔다. 김명현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원자력 불모지이던 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기까지의 격동기에 교수 생활을 할 수 있어 행운이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세월은 지나온 세월보다 더 큰 격동기가 올 것으로 보인다. 경희 구성원의 노력으로 격동기를 무탈히 보내길 기원한다. 퇴임할 무렵이 되니 큰 어려움 없이 교직 생활을 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고 느낀다. 퇴임식이라는 자리를 만들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연모 교수는 “연구실을 비우며 안타까운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동시에 찾아왔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대학 재정 환경 속에서도 든든한 울타리가 돼준 경희에 감사하고, 이 마음을 갖고 학교를 떠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 중·고등학교에서 드론 관련 특강을 진행할 계획이다. 많은 학생에게 경희대를 홍보하며 그동안 경희에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덕영 교수는 “동료 교수와 함께 연구도 하고, 교수 밴드도 참여해 연주하는 등 많은 교직원 덕분에 행복한 학교생활을 했다. 팔선녀와 같이 든든한 아내와 아들에게 감사하다”여 “최근 정년을 맞이해 게임을 공부하고 있다. 게임을 공부해 보니, 게임이 재밌는 이유는 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점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대학 진학, 직장 등 선택의 순간이 온다. 개인적으로 또 다른 선택의 순간이 왔는데, 남은 인생을 봉사하며 열심히 사는 삶으로 선택하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김성수 교수는 “30년의 세월을 돌아보니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마음이다. 기쁜 일, 화나는 일, 즐거운 일, 답답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며 “영화를 보며 극장 탓도 하고, 자리 탓도 했지만 좋은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최근 은퇴한다고 전하니 많은 사람이 축하해줬다. 감사하게 생각하며 다음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려 한다”고 말했다.

안광현 교수는 최근의 화두인 챗GPT로 작성된 퇴임사를 발표했다. 인공지능이 작성한 퇴임사는 그의 마음에도 딱 맞았다. 사진 좌측부터 김성수, 정진영, 안광현 교수

챗GPT가 준 마음에 딱 맞은 퇴임사, “학생의 창의성과 지식 발전하는 모습 지켜봐 보람”
정진영 교수는 “가진 능력에 비해 학교에서 많은 보직을 맡았다. 돌이켜보면 맡은 업무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떠나는 느낌이라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최근 국제대학에서 먼저 은퇴한 두 분의 교수님을 만났는데, 여전히 모교를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 모교를 떠나고, 떠난 후에도 학교 발전을 걱정하는 마음은 동일하다. 많은 교직원이 경희를 훌륭히 이끌어주시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싶다. 퇴임하는 교수님들도 건강하고, 재직 중 못한 일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안광현 교수는 최근의 화두인 챗GPT에 퇴임사를 부탁했다. 챗GPT는 안 교수의 마음을 읽은 듯한 퇴임사를 도출했다. 안 교수는 “30년간 학교에서 가르치면서 느낀 삶의 가장 큰 보람은 매일 아침, 학생들의 창의성과 지식이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며 “많은 학생이 학교에서 꿈을 이루고 목표를 달성하는 모습을 보며, 학생에게 가르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를 떠나 아쉽지만 새로운 시대, 새로운 학생을 위해 자리를 비워야 한다. 남은 학생들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본다면 매우 깊이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현 교수는 “지난 30년간 재직하며 국제캠퍼스에서 많은 일을 맡았다. 국제회장, 르네상스홀, 피스홀, 체육대학관, 공과대학과, 우정원, 예술·디자인대학관 등 다양한 공간의 디자인에 참여했다. 직접 디자인한 공간에서 퇴임을 맞이해 굉장히 소중하고 뜻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예술·디자인대학 학장을 맡았는데, 당시 대학을 위해 노력한 퇴임 교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밭았다. 오늘과 같이 총장님과 부총장님이 배석한 퇴임식이 열려 감사하고, 이런 자리가 작은 씨앗이 돼 퇴임 교수들이 학교에 자부심을 품고 퇴임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승국 교수는 “77년 서울캠퍼스에 입학했을 때, 벅찬 감동으로 교문에 들어선 기억이 난다. 교시탑에는 ‘문화세계의 창조’라는 글귀가 쓰여있었고, 교수회관에는 ‘유에서 무를 창조한다’는 경희 정신이 새겨져 있었다. 이후 이 말이 무엇인지, 경희 정신은 무엇인지 고민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인류 최대 난제인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했고,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진행하는 연구에 진전이 있는지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고황명예교수로 경희와 더 긴 시간을 함께하게 된 손영숙 교수는 “저에게 인생은 하나의 축구 경기 같았다. 인생의 후반전을 경희와 함께 보내게 됐다. 경희대 임용 전 운영하던 근골격계 센터를 경희대로 옮겨오기 위해 많은 지원이 필요했는데, 학교에서 도와주셔서 무사히 이전했다. 그 덕에 인생 후반부에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여성 과학자로 연구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남편의 응원으로 무사히 퇴임할 수 있었다. 경희대에 재직하는 기간에 연구에 몰두하느라 강의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연구로 쌓은 지식을 학생에게 전하며 경희와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퇴임 교원들은 향후의 미래에도 경희에 기여할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 좌측부터 김규현, 박승국, 손영숙 교수

퇴임의 순간, 경희의 미래를 응원한 퇴임 교원들
서울캠퍼스 정년 퇴임식에는 총 14명의 정년퇴직 교원 중 정경대학 이우헌 교수, 스마트관광원 김철원 교수, 의과대학 심우영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정완용·노동일 교수, 경영대학원 박신의 교수 등 6명이 참석했다.

퇴직 교원들은 무탈하게 보내온 지난 시간에 감사함을 표했다. 이우헌 교수는 “28년 동안 무탈하게 근무한 게 가장 자랑스럽고 고맙다. 캠퍼스와 가까운 동네에 살며, 고등학생 때 경희초등학교에서 축구한 기억이 난다”며 경희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어 “대학에 남은 분들과 경제학과에 남은 분들이 경희대와 경제학과가 발전할 수 있게 도움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철원 교수는 2003년 컨벤션경영학과가 신설되며 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대학에서 컨벤션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교내외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며 “그간의 감사함을 표현할 다양한 방법을 찾아 실천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고황명예교수로 대학에 남아 교육과 연구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에는 박사 제자 3명과 함께 호텔관광대학 학생들의 창업 기금 1억 원을 기부했다.

1989년부터 경희와의 인연을 시작한 심우영 교수는 30여 년의 시간을 정리했다. 심 교수는 “정년은 저와는 관계없는 일로 생각해왔는데, 정년이 됐다. 지금 생각하니 감사할 일만 많은 것 같다. 퇴임식 자리에 오니 더욱 그렇다”면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병원과 학교에 오가며 충실히 일해왔다고 생각한다. 남으신 분들이 경희를 열심히 발전시키길 기원한다”고 응원했다.

정완용 교수는 처음 경희에 부임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정 교수는 “당시 총장이셨던 미원 조영식 박사님이 ‘세계적 명문 대학을 만드는 데 노력해달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저는 학부와 석·박사를 모두 경희에서 해 40여 년을 경희에서 보내고 정년을 맞이했다. 마음껏 배우고 연구하고 가르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면서 “선배 교수님과 동료, 교직원 여러분의 지도와 도움이 있어서 가능했다. 2월은 학생들의 학위수여식도 있어 제게는 경희학원에서의 졸업으로 느껴진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설렘도 있다. 자연인으로 돌아가 경희의 발전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년을 맞이하며 교수들은 처음 경희와 인연을 맺은 순간을 떠올렸다. 사진 좌측부터 이우헌, 김철원, 심우영 교수

한 총장, “퇴임 교수님들께 아름다운 인생 펼쳐지길”
정년 퇴임을 앞두고 연구실을 정리했던 노동일 교수는 “그간 받은 상패와 기념패를 정리했는데, 오늘 받은 공로패를 보니 보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퇴임식에 오니 정년이 실감 나 착잡한 마음도 든다. 저는 대학을 진학할 수 없는 형편이었는데, 경희의 품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미원 조영식 박사님께서 40여 년 전 영어강의와 국제화를 이야기하셨는데, 지금은 흔한 말이 됐다. 거인과 같은 분이셨다. 거인의 어깨에 얹혀 지금까지 왔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에서도 경희가 좋은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신의 교수는 1999년 경영대학원이 문화예술경영학과를 신설하며 대학에 왔다. 경영대학원이 문화예술경영을 전공으로 다룬 것은 국내 최초였다. 박신의 교수는 “전공을 만들었지만, 이것을 지속하는 일은 다르다. 경희에 와서 문화예술경영 분야의 학문적 기초를 닦고, 학생들을 관련 분야의 전문인력으로 성장시켰다. 2008년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를 창립했는데, 학회가 출간하는 학술지가 이제 등재지가 되기도 했다”면서 “문화예술 분야에는 정부 과제가 매우 많고, 우리 연구소가 다수를 수주하고 있다. 저는 정년이지만 굉장히 바쁘게 지내고 있다. 문화예술경영학과가 자리 잡을 수 있게 지원해준 대학에 감사하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균태 총장은 “총장 취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e-campus 구축 등 대응 방안 마련에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교수님들과 보다 많은 소통의 시간을 가지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교수님들의 퇴임사를 들으니 모든 교수님이 경희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의 훌륭한 업적이 쌓여 경희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총장은 “인생이 한 편의 영화라고 말씀 주셨는데, 영화가 아닌 시즌제 드라마라 생각한다. 영화는 한 편으로 끝이 나지만 시즌제 드라마는 새로운 시즌이 계속된다. 퇴임하시는 교수님들에게 새롭고 아름다운 인생이 펼쳐지길 바란다.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길 기원한다”며 축사를 마쳤다.

학위수여식과 교원·직원 퇴임 등이 진행되는 2월은 경희에게는 이별의 시간이다. 퇴임 교원들은 퇴임을 앞두고 정든 경희의 발전을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사진 좌측부터 정완용, 노동일, 박신의 교수

2022학년도 하반기 퇴임 교원 명단

서울캠퍼스
대학원 스마트관광원 김철원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정완용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노동일 교수
경영대학원 박신의 교수
정경대학 경제학과 이우헌 교수
경영대학 경영학과 박주석 교수
이과대학 화학과 강호정 교수
이과대학 지리학과 공우석 교수
의과대학 의학과 심우영 교수
의과대학 의학과 김희상 교수
의과대학 의학과 김병성 교수
의과대학 의학과 이상목 교수
의과대학 의학과 이주원 교수
미래문명원 우기동 교수
국제캠퍼스
공과대학 원자력공학과 김명현 교수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김성수 교수
국제대학 국제학과 정진영 교수
대학원 생명공학원 손영숙 교수
생명과학대학 스마트팜과학과 이윤형 교수
생명과학대학 식품생명공학과 박승국 교수
예술·디자인대학 산업디자인학과 김규현 교수
응용과학대학 응용화학과 안광현 교수
전자정보대학 전자공학과 정연모 교수
전자정보대학 전자공학과 서덕영 교수

글 김율립·정민재 communication@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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