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냉방 없이 실내 온도 낮추는 냉각복사 필름 개발
2022-11-09 연구/산학
전자공학과 이응규 교수, 해외 연구진과 공동 연구해 광학 구조 설계 진행
“광학 분야에서 양자컴퓨터 활용 연구 선점할 것”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화석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냉매를 이용한 냉방 기술은 막대한 전기 사용과 냉매 유출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쳐 새로운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전자공학과 이응규 교수가 양자컴퓨터를 사용해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냉각복사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CS Energy Letters, IF23.101>에 11월 2일(화)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자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양자컴퓨터 알고리즘 활용해 광학 구조 최적화 문제 해결
냉각복사는 어떤 물체가 적외선으로 방출하는 에너지의 양이 그 흡수량보다 클 때 물체의 온도가 감소하는 현상이다. 이응규 교수는 “냉각복사는 일상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아침에 발생하는 안개도 이에 해당한다. 이 교수는 “여름철 대지는 낮에 축적한 열에너지를 밤 동안 복사열로 방출한다. 이로 인해 지표면이 대기보다 낮은 온도로 냉각되며, 수증기가 응결해 안개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에 포함된 자외선, 근적외선은 건물과 자동차 내부 온도를 높이는 주된 요인이다. 고성능의 냉각복사 필름은 자외선과 근적외선을 반사하고 가시광만을 온전히 투과시켜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여야 한다. 이응규 교수는 “가시광과 같이 인간이 필요한 스펙트럼만 투과하고, 불필요한 자외선 및 적외선 스펙트럼을 반사해야 냉각에 요구되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며 “이를 구현할 광학 코팅 구조를 찾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응규 교수는 미국 노터데임대학(University of Notre Dame) 루오텡페이(Luo, Tengfei) 교수와 공동 연구해 문제의 실마리를 풀었다. 그는 “기계학습-양자컴퓨터를 이용해 광학 구조 설계 문제를 풀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연구가 출발했다”며 “기계학습, 더 나아가 양자컴퓨터를 광학에 접목한 사례는 거의 없어 그 가치가 높다. 더욱이 설계부터 실험까지 이뤄내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기계학습-양자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해 투명한 냉각복사 필름 구조를 디자인했다. 개발한 알고리즘은 광 시뮬레이션으로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양자컴퓨터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추출했다. 이를 기반으로 각층의 구성 물질과 적절한 두께를 찾아 구조 최적화에 성공했다. 개발한 냉각복사 필름은 1차원 다층박막 구조로 구성됐다.
“미래 가치가 높은 양자컴퓨터 활용성 선보여”
연구를 효율적으로 진행한 비결에는 양자컴퓨터의 특성이 뒷받침됐다. 양자컴퓨팅 기법 중 하나인 양자 어닐링(Quantum Annealing) 방법을 사용했다. 양자 어닐링은 양자비트(Quantum Bit) 간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과 양자 터널링(Quantum Tunnelling)을 사용해, 1초 이내에 이산화 문제의 바닥상태를 찾아낼 수 있다. 특히, 계산할 경우의 수가 많을수록 고전 컴퓨터와 비교해 매우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냉각복사 필름의 경우 어떤 물질을 활용하는지, 어떤 순서로 구조를 쌓을지에 따라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하다”며 “양자어닐링 기계를 활용해 연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기계학습-양자컴퓨터 알고리즘은 범용성이 높아 활용 가치도 다양하다. 1차원 광학 구조 외에도 2차원 및 3차원 광학 구조에서도 알고리즘을 통해 광학 구조 최적화를 이룰 수 있다. 광학 이외에도 신물질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양자컴퓨터 응용은 가치가 큰 미래산업이다. 양자컴퓨터의 우월성을 선보일 수 있는 분야를 빠르게 선점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번 연구의 가치가 높다”고 역설했다.
연구진은 설계한 냉각복사 필름을 제작하고, 이를 활용해 유리와 비교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냉각복사 필름을 부착한 공간이, 기존 유리 공간에 비해 내부 온도가 6.5℃ 낮은 것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실생활에서 기온을 6℃ 낮추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에어컨을 가동해야 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냉각복사 필름이 절감하는 에너지가 절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응규 교수는 “이번 연구 경험이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학 분야에서 양자컴퓨터를 선도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는 “캐나다 양자컴퓨터 업체에서 제공하는 양자 어닐링 기계를 통해 연구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관련 시설이 적어 불편함과 아쉬움을 느꼈다”며 신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가 마련되길 촉구했다. 후속 연구계획도 공유했다. 이 교수는 “개발한 알고리즘을 보다 개선해 기존 최적화 기법과 비교해 양자컴퓨터가 광학 분야에서 어떤 강점을 지니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교내 응용물리학과 김선경 교수님과도 공동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
많이 본 기사
-
멀티미디어
-
-
신간
-
아픈 마음과 이별하고 나와 소중한 이를 살리는 법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
-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지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