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에 경희 기술력 탑재
2022-08-08 연구/산학
우주과학과 진호 교수 연구팀 개발 ‘자기장 측정기’ 탑재
‘달의 자기 이상 지역’, ‘달 주위 우주 환경’, ‘전기전도도를 통한 달 구조’ 조사 진행
우주과학과가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선인 ‘다누리(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KPLO)’에 탑재되는 자기장 측정기를 개발하며 우주 개척 시대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우주과학과 진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자기장 측정기는 달까지 가는 항행 기간과 달궤도에서 달 주위 공간, 달 표면의 자기 이상 지역의 자기장 분포와 파동을 관측한다. 진호 교수는 “처음 시도하는 도전인 만큼 마지막 발사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다누리가 달에 도착하기까지 4.5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모든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지만, 이 순간을 이겨내 필요한 자료를 관측해 나갈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달 탐사는 인류문화 전 분야에 걸쳐 선진화된 체계가 있어야 가능”
2022년은 대한민국 우주 탐사 분야에 있어 기념비적인 해다. 지난 6월 한국형발사체인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어 8월 5일(금) 한국 첫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다누리는 4.5개월 간의 항해를 거쳐 달궤도에 진입한다. 진호 교수는 “달 탐사는 인류문화 전 분야에 걸쳐 선진화된 체계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한국이 지금껏 소수 국가만 가능했던 새로운 세계로의 탐험에 동참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라며 다누리 발사의 성과를 설명했다.
자기장 측정기는 우주 탐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탑재체다. 우주공간의 자기장 측정을 통해 에너지 전달과 변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달, 화성 등 천체의 진화와 기원을 연구하는 주요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호 교수는 자기장 측정기로 달 탐사를 진행하는 세 가지 이유도 설명했다. ‘달의 자기 이상 지역 조사’, ‘달 주위 우주 환경 조사’, ‘전기전도도를 통한 달 구조 조사’가 바로 그것이다. 각각의 목표를 수행하며 달의 생성 기원과 진화과정, 자기파동 측정을 통한 달 내부 구조 유추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자기장 측정해 달의 기원과 진화과정 규명 연구
‘자기 이상 지역(Magnetic anomaly)’은 달 표면에서 자기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보이는 특정 지역을 의미한다. 이 지역의 기원을 밝히는 일은 달 과학에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진호 교수는 “달 표면의 자기장을 조사해 과거의 흔적을 살핀다면 달의 기원과 형성 과정 및 진화과정 규명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달 주위의 우주 환경을 조사하는 연구는 달과 태양풍 플라즈마 사이의 상호관계를 관측한다. 대기와 자기장이 없는 천체의 진화과정을 규명하려는 시도다. 화성의 경우 물이 존재한 흔적이 있지만, 현재는 황량한 사막으로 변화한 이유도 자기장의 소멸과 연관있다. 달 주위의 우주 환경을 관측해 달 표면의 진화 형상과 지구가 우주 환경을 막아내고 생명체가 생존하는 환경도 연구한다. 전기전도도를 통한 달 구조 조사는 병원에서 MRI로 인체를 검사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진호 교수는 “달의 자기 파동을 측정하면 내부 구조 모습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기장 측정기의 성패는 정밀함과 신뢰성에 달려있다. 또한 광범위한 우주공간에서 원하는 범위의 자기장만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진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자기장 측정기는 지구 자기장의 6만분의 1의 측정범위에서 60만분의 1의 크기까지 잘라서 미세한 변화를 관측할 수 있다. 진호 교수는 “위성 본체로부터 자기장 왜곡을 피하고자 긴 막대 모양인 ‘붐’이라는 구조를 도입해 최대한 정밀한 관측을 수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누리의 다른 과학 탑재체와 달리 자기장 측정기는 유일하게 대학에서 개발된 탑재체다. 진호 교수는 “위성체 연결 등 문제도 있었지만, 항공우주연구원의 도움으로 잘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진호 교수는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7년간 자발적으로 헌신해준 16명의 대학원생과 여러 학부생의 참여가 큰 도움이 됐다.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여러 학과 교수님과 중소기업 산학연구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개발에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016년 달 탐사 탑재체로 선정된 이후 약 7년의 개발과정을 거친 만큼 많은 우여곡절도 있었다. 진호 교수는 “국내 정밀 자기장 검·교정 시설이 없어 성능측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기장 센서가 수출입통제 물품이어서 연구 초기 미국대학과 공동연구를 수행할 때 허가 없이 센서를 주고받아,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며 개발 비화를 설명했다.
오랜 준비 기간과 장기적인 비전이 꾸준한 성과의 비결
국제캠퍼스가 처음 생길 당시 공과대학 건물에는 ‘21세기는 우주 시대’라는 큰 벽화가 있었다. 이같이 경희대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우주 시대를 대비해왔다. 진호 교수는 “학과 교수님들의 오랜 준비기간과 중장기 비전을 바탕으로 한 방향으로 꾸준히 연구와 교육을 진행해 왔기에 다양한 성과를 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주과학과는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World Class University, WCU)’, ‘BK21 Plus’ 등의 대형사업을 연달아 수주하며 연구 기반을 구축했고,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성과도 자연스레 도출됐다. 2012년과 2013년에 초소형 인공위성을 발사했고, 2018년에는 천리안 2A호에 탑재된 우주 기상 탑재체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번 달 탐사선 역시 이러한 풍토를 바탕으로 쌓아온 결과물이다. 진호 교수는 “경희대는 국가 우주 중장기 계획에 달 탐사를 통한 우주 탐사 실현에 참여한 유일한 대학”이라며 “천문학 연구 및 태양활동과 우주 환경 연구 분야에서 선두 연구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다. 향후 우주 탐사의 융복합 및 국제협력 연구, 교육영역 확장을 통해 우주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과학과는 다누리 탑재체 개발 이후로도 다양한 우주 탐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우주과학과 선종호 교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주관하는 ‘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 민간 달 착륙선)’에 참여한다. 선종호 교수 연구팀은 2024년 발사 예정인 무인 달 탐사선에 탑재되는 달 우주 환경 모니터를 개발한다. 진호 교수 연구팀은 2025년 달착륙선용 자기장 측정기를 공과대학 교수진과 융복합 연구해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새로운 우주 관측을 지속 시도할 계획이다.
진호 교수는 마지막으로 자라나는 학문 세대를 위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앞으로 우주는 새로운 세대에 굉장히 중요한 활동 영역이 될 것이다. 어쩌면 개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하나의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주과학과는 우주 탐사와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에 학생이 개발과 연구에 참여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양한 우주 분야의 새로운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영상 송민우 smw0821@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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