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움직이는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무선 충전기술 개발
2022-07-01 연구/산학
전자공학과 김상혁 교수 연구팀, 고효율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 개발
기존보다 넓은 범위, 동적 환경에서도 무선 충전 가능해
책상 위를 어지럽히던 전선을 치우고 무선 충전기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무선 충전기술은 일상에 녹아들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무선 충전기술은 송수신 기기 간 자기 공진을 일으켜 전력을 전송해 전선 없이 충전할 수 있다. 하지만 무선 충전기술은 전력 전송의 범위가 제한적이고, 위치나 환경변화에 민감해 충전패드와 같이 고정된 환경에서만 충전할 수 있다.
전력 전송 효율 급감해 무선 전력 전송 기술 상용화 어려워
전자공학과 김상혁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김대형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움직이는 환경 속에서도 무선 충전을 할 수 있는 고효율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6월 15일(수) <Science Advances(IF 14.136)>에 게재됐다. 연구를 수행한 김상혁 교수는 “5년간 지속해온 공동연구를 무사히 마쳐 기쁜 마음”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현재 무선 충전기술은 충전 범위가 제한적이고, 고정된 환경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한정된 거리에서 특정 방향에 맞춰야만 무선 전력 전송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전자공학과 김현우 학생은 “자기 공진 방식을 활용해 수 미터 거리에 떨어져 있는 기기에 전력을 전송하는 기술은 무선 전력 전송 연구 초창기에 개발됐지만, 전력 전송 안정성 문제로 지금껏 상용화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송수신기기 간 거리가 변화하거나 움직임이면 전력 전송 효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전력 전송 효율이 급감한다는 점은 난제 중 하나였다. 최근 학계가 찾은 해결책은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에 송신 코일을 다수 부착하는 방법이었다. 이를 통해 전력 전송 범위가 넓어졌다. 하지만 코일의 전압과 위상 조절을 위해 값비싼 전력증폭기와 위상변환기가 필수였다. 또한 움직이는 상황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은 해결되지 않았다. 기기 위치나 환경 변화에 대해 다수의 전력증폭기와 위상변환기의 설정 제어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변축전기 부착해 높은 무선 전력 전송 효율 확보
김상혁 교수 연구팀은 다중 송신 코일의 전력증폭기와 위상변환기 없이 전압 세기 및 위상을 조절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코일에 가변축전기를 부착했는데, 이를 이용해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이 ‘홀짝-시간 대칭성(Parity-Time Symmetry) 관계를 갖도록 설계했다. 김상혁 교수는 “홀짝-시간 대칭성은 양자역학에 사용되는 물리적 개념이다. 홀짝-시간 대칭성을 갖추면 공진 주파수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가변축전기를 조절해 공진 주파수를 발생시켜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에 부착된 모든 코일이 공진하게 만들어 높은 전송 효율을 얻는다.
제안된 시스템은 환경변화에 맞춰 축전 용량만 조절하면 최적화할 수 있어 동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 전송이 가능하다. 코일의 개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전력 전송 범위가 넓어져 활용 가능성도 높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류승원 학생은 “세 개의 코일을 활용했을 때 축전 용량을 조절하면 하나의 코일을 사용했을 때보다 전력 전송 범위가 20배 넓어졌다. 코일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전송 범위도 더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값비싼 전력증폭기와 위상변환기 없이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어 제작 단가도 혁신적으로 낮춰 상용화를 앞당겼다”고 평했다.
현재 무선 충전기술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일부 기기에 활용된다. 전력 전송 범위가 넓어지고,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무선 충전이 가능해진다면 의료용 기기에도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 특히 체내에 삽입하는 의료용 기기에 활용 가치가 높다. 신체 내부에 삽입되는 의료용 기기는 위치나 환경변화로 전력 전송 효율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체내 삽입용 의료용 기기에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피부와 같이 유연한 소자 안에 수신기를 설치해 무선 전력 전송을 실험했다. 그 결과 전력이 동적인 환경에서도 넓은 범위에 전송되는 것을 확인했다.
김상혁 교수는 “생체 웨어러블 기술에 강점 있는 김대형 교수 연구팀과 함께 공동 연구해 기존에 실험이 어렵던 분야까지 연구할 수 있었다”며 “향후 심장 위에 여러 전극을 심어 심장 표면의 전기 자극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지원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학ICT연구센터육성사업, 두뇌한국 21 (Brain Korea 21) 플러스 프로젝트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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