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한약재 감초로 호흡기 질병 치료한다
2021-08-09 의과학경희
한의대 장형진 교수팀, 호흡기 질병 치료할 후보물질 발굴해 국제학술지 표지논문 게재
“임상 진행되면, 미세먼지·코로나19로 인한 호흡기 질병 치료제·건강기능식품으로 활용 가능”
한의과대학 장형진 교수 연구팀이 호흡기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한약소재 천연물을 발굴했다. 장 교수 연구팀은 ‘감초(Glycyrrhiza uralensis)’에서 ‘간카오닌 N(Gancaonin N)’ 물질의 항염증 효과와 매커니즘을 최초로 확인했다. 특히 코로나19 등 중증 호흡기 증후군과 유사한 급성폐렴 세포 모델에서 간카오닌 N의 항염증 효과를 확실히 검증했다. 장형진 교수가 교신저자, 생화학교실 박사과정 고현민 학생이 주저자로 참여한 연구 결과는 ‘Gancaonin N from Glycyrrhiza uralensis Attenuates the Inflammatory Response by Downregulating the NF-kB/MAPK Pathway on an Acute Pneumonia In Vitro Model’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Pharmaceutics(JCR 10%, IF: 6.321)>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감초 성분 ‘간카오닌 N’ 항염증 효과 최초 입증
장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9년 미세먼지에 의한 폐의 염증 증상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를 수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했고, 연구팀은 치료제로서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는 한약재 성분 연구를 시작했다. 미세먼지, 코로나19 등으로 호흡기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기존 호흡기 질병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계열 소염제는 위장장애나 당뇨, 고혈당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켜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 개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장 교수 연구팀은 한약재 감초에 함유된 간카오닌 N 성분의 항염증 효과를 최초로 입증했다. 한의학에서 감초는 기관지염, 피부염 치료에 처방되는 한약재다. 최근에는 천식, 항염증, 항당뇨 등 다양한 질병에도 쓰이고 있다. 하지만, 감초 성분 중 프레닐플라보노이드(prenylated isoflavone) 계열 간카오닌 N 성분의 효능과 관련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한약재 감초를 호흡기 관련 질병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 주저자인 고현민 학생은 평소 한약재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에 발견한 감초의 간카오닌 N 성분을 찾는 데는 전공 수업의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그는 “실험 결과에는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우리 몸의 화학반응을 연구에서 확인하는 <생화학특론>과 정지훈 교수님이 지도하는 <유전자발현조절론> 강의가 연구 결과를 유연하게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대학원에서 발굴되지 않은 한약소재 천연물을 실험해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연구원으로서의 계획을 전했다.
감초 성분 활용해 호흡기 관련 질병 치료제 및 건강기능식품 개발 추진
장 교수 연구팀은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자생한약재’를 연구 대상으로 정했다. 자생한약재를 활용해 치료 약물을 연구하는 연구기관은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한방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치료 후보물질을 활용한 연구를 추가로 수행할 계획이다. 장 교수는 “한의과대학 생화학교실에서 간카오닌 N의 항염증 효과를 동물 실험에 적용해 연구하고 있다. 임상까지 진행해 상위 연구 결과를 내면 좋겠다”며 “치료에 활용할 근거를 만드는 한의학의 ‘과학화’ 단계를 거쳐 해외에서도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세계화’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한약재를 치료제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했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장형진 교수와 정원석 교수, 정지훈 학술연구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아이코어 사업 예비창업팀에 선정된 가운데 지난 13일 경희대 산학협력단을 통해 주식회사 파나큐라(PanaCura)를 설립했다. 장 교수는 “한약소재 천연물 연구를 통해 효능을 검증하고, 임상시험을 거쳐 한약재 기반 치료제를 개발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번 연구에서 검증한 감초 성분을 바탕으로 10년 정도 걸리는 치료제 개발 전, 건강기능식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장형진 교수팀, 정우상 교수팀, ㈜프로테옴텍 연구팀은 업무협약을 통해 보건산업진흥원과제로 ‘한약 알레르기 진단키트’를 개발했으며, ㈜파나큐라에서 국내외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 손은주 eve@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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