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국제 한국어 허브, 국제교육원의 목표
2023-10-23 교육
국제교육원 한국어 과정 개설 30주년 맞아 기념식 개최
김중섭 국제교육원 원장 한글날 국무총리 표창
국제교육원 한국어 과정이 개설 30주년을 맞이했다. 1993년 개설돼 매해 100여 개국 6,000여 명의 외국인과 재외동포가 국제교육원에서 한국어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다. 수강생은 단순 언어를 넘어 한국의 문화까지 습득할 수 있다. 10월 19일(목)에는 크라운관에서 이를 기념하는 기념식과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 국제교육원을 이끄는 김중섭 원장은 한글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한글날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를 만나 한국어 과정 개설 30주년의 소감과 미래 비전 등을 들었다. <편집자 주>
Q. 국제교육원 한국어 과정이 개설 3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어 과정 개설에 모두 참여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소감을 듣고 싶다.
개인적으로 국제교육원은 우리 대학의 국제화를 촉진하는 촉매라 생각한다. 이중 한국어 과정은 국제교육원의 역량만이 아니라 국어국문학과, 일반대학원 한국어학 전공, 교육대학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전공 등의 역량이 결집된 과정이다. 국제교육원에서 한국어 과정을 수강한 학생이 향후 경희대에 입학하고, 대학원까지 진학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들이 좋은 성과를 내면 경희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그들의 모국에 알릴 수 있다.
한국어 과정 3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국제교육원으로서는 뜻깊은 성과도 얻었다. 경희대가 QS 세계대학평가 학문 분야 평가의 현대언어 분야에서 100위 안에 진입한 것이다. 여기에는 양 캠퍼스 관련 학과와 기관들의 성과가 반영됐을 것이다. 30주년에 대학의 한국어 분야 발전을 실감하기도 했고, 뜻깊었다. 한국어 과정의 시작부터 함께했는데, 뿌듯한 마음이다. 바람으로는 경희가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이 된다면 좋겠다. 이 과정에서 경희의 한국어 프로그램이 경희를 알리고 우수 인재를 경희로 유입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어 과정 설립부터 현재, 다양한 국고 사업 통해 발전 견인
Q. 30년 중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국어 프로그램 설립 과정이 생각난다. 77학번으로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서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곤 모두 경희의 품 안에 있었다. 세계평화연구소에서 조교로 근무하며 『세계평화대백과사전』(1986년 발행) 발행 준비를 도왔고, 이후에는 학과 조교를 거쳐 국제교육위원회(현 국제처)에서 연구원(연구조교)으로 일했다. 경희학원 설립자인 고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께서는 당시에도 국제화를 강조하셨다. 당시 국제교육원을 설립하는 대학들이 두 군데 정도 있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 대학에도 국제교육원이 설립됐고, 1993년에 한국어 과정이 개설됐다.
한국어 과정이 개설된 이후에 캠퍼스 투어를 하는 미군들을 보고 ‘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졌다. 미국 국방 어학원의 몰입교육을 기획했고, 현재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초청 장학생 한국어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정부 주도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들도 기억난다. 한 해에 30억 정도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근래에는 우연히 본 글이 기억난다. 우리 대학 출신 기자가 쓴 글이었는데, 대학 생활 중 가장 기억 남는 일이 한국어 도우미를 한 기억이라는 내용이었다. 우리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누군가의 기억에 남을 수 있었다는 점에도 각별하게 느껴졌다.
여러 순간이 기억나지만, 국제교육원 한국어 교육을 발전시키려 노력했고, 지금까지 그 노력을 하고 있는 동료 교수진이 떠오른다. 경희대 국어국문과의 한국어 교육은 최고 수준이라 생각한다. 담당 교수진의 헌신이 없었다면 국제교육원 한국어 과정 30주년이라는 역사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교육’과 ‘재정 건전성’ 토대로 최고의 한국어 교육기관 목표”
Q. 국제교육원 운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당연하게도 ‘교육’이다. 외국인 학생의 한국어 교육 기관으로의 정체성이다. 좋은 교육 과정과 교재, 좋은 선생님 등이 구성 요소다. 한국어 과정은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의 예비 교육 과정 성격도 있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모두 배운다. 그들이 한국어를 왜 배우는지 파악하고, 그들에게 맞는 태도가 스며들 수 있게 교육하길 바란다. 단순하지 않게 학생들이 대학과 대학원에서 생활하는 과정 중에 생기는 일들을 잘 통과할 수 있게 돕고 싶다.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재정 건전성’이다. 국제교육원은 140여 명 정도의 큰 조직이다. 이 정도의 인력을 운영하기 위한 재정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국제교육원은 부속기관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데 제약이 있다. 타 대학 중에는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는 기관도 있는데, 이러한 사례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번외의 이야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캠퍼스별로 나뉜 한국어 과정을 일원화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Q. 국제교육원의 발전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목표는 ‘세계 최고의 한국어 교육 기관’이다. 그를 위한 첫 번째 실천 방안으로 ‘한국어 교육 과정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오히려 외부 기업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주로 우리의 한국어 교육 콘텐츠만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희 자체의 한국어 교육 과정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면,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학생이나 여러 이유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경희 한국어 교육의 우수성도 알릴 수 있다.
궁극적으로 경희대가 한국어의 글로벌 허브가 되면 좋겠다. 대학 간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도 다양한 규제를 혁파하고 교육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 한국어 프로그램을 통합해 ‘경희한국어’라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향성도 좋다.
Q. 한국어 교육 발전을 위한 그간의 고민이 느껴진다. 최근 한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소감은 어떠한가.
개인의 표창이지만, 크게 보면 경희대 한국어 과정이 인정받는 일이라 느꼈다. 이번 한글날에 표창을 받은 사람 중 교수는 혼자였다. 대학들을 대표하는 것 같았다. 표창을 직접 받는 순간에도 그랬지만, 나중에 지나가다 만난 다른 학과 교수님이 생중계에서 그 모습을 보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을 되새겼다. 대학의 조교 생활을 통해 국제화를 체감하고 이러한 부분을 제 전공과 융합한 활동을 해왔다. 경희 한국어 교육이 더 발전하면 좋겠고, 경희가 세계적 명문으로 발전함에 국제교육원이 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좋겠다.
국제교육원 발전을 위한 구성원의 의지도 모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국제교육원 관련 발전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스스로 실천하기 위해 먼저 기부를 결정했는데, 행정실 직원들도 힘을 모아줬다. 자발적으로 참여해주니 고마운 마음뿐이다. 국제교육원이라는 조직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양한 국적의 교육 수요자가 모이는 조직이다. 운영도 그에 맞춰야 한다. 전쟁을 치른다는 마음으로 일해왔다. 저절로 좋은 프로그램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어 과정은 일석삼조(一石三鳥)의 일이다.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이들이 경희의 학생이 될 수도 있으면서 그 과정에서 얻은 좋은 경험을 모국에 알리는 홍보대사의 역할도 한다. 경희 한국어 과정은 대외적으로 빅2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에서 1등이 전 세계 1등인 분야이니, 세계 최고의 기관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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