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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의 맥락화가 중요하다
2016-07-28 교육
자료 진실성, 학생의 자기주도성·전공적합성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지원자의 자질과 역량이 학생부 여러 영역에서 연계적으로 기술되어야”
요즘 참 바쁘다. 마치 처음 만난 남녀처럼 대학도 고교도 서로를 알아가기에 바쁘다. 대학은 고교 교육과정을 수집하고 해당 대학의 전형 계획을 고교와 학생에게 알리기에 바쁘다. 고교는 다양한 수업 활동에 참여한 학생의 모습을 학생부에 세밀하게 기록하고 대학에 알리기에 바쁘다. 단지 바쁘기만 해서는 안 된다. 효율적으로 바빠야 한다. 이를 ‘맥락화’라는 관점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내용적 연계성, 영역 간 연계성 고려
맥락은 글에서 나타나는 일관적인 내용의 흐름을 말한다.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의 맥락화는 지원자의 자질과 역량이 학생부 여러 영역에서 연계적으로 기술되어 잘 드러나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부 상에 지원자의 모습이 한줄기의 맥락으로 연결될 때 더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학생부 기록의 맥락화는 기록적 차원에서 ‘내용적 연계성’과 ‘영역 간 연계성’, 시간적 차원에서 ‘수직적 연계성’과 ‘수평적 연계성’, 주체적 차원에서 ‘교사 간 연계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내용적 연계성은 학생부 기록에 학생의 자질과 역량이 내용적으로 일맥상통하는 것을 말한다. ‘수학’이 맥락인 학생을 예로 들어보자. 수학 교과 전 과목이 1등급이고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그래프 표현 능력이 우수하고, 수학 주제발표시간에 삼각함수의 최대 최소 관련 문제를 교과서 외 풀이로 풀어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수학콘서트 플러스>(박경미), <벌거벗은 통계>(발터 크래머) 등의 책을 읽고,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장려상(1학년), 은상(2학년), 금상(3학년)을 수상했다. 또 수학문제해결활동반 동아리에 가입해 창의체험페스티벌에서 마술 부스를 운영한 적이 있다고 쓰여 있다. 이 경우, 교과와 교과 외 활동에서도 ‘수학’의 재능과 특기가 뛰어나다는 점을 맥락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둘째, 영역 간 연계성은 학생부의 영역들이 서로 연계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문학’이 맥락인 학생을 예로 들어보자. 학생부의 수상 경력란에 한국어능력경시대회, 백일장, 우리시암송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국어 교과 우수상을 3회 수상했고, 진로 희망 사항란에 ‘독서’가 특기·흥미이고 ‘문헌정보연구원, 사서’가 진로 희망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도서부 동아리와 도서관 운영도우미로 봉사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으며, 도서관에서 <제왕들의 책사>(신영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공지영) 등 문학 관련 독서를 폭넓게 했다고 쓰여 있다. 학생부 여러 영역에서 문학적 재능과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저학년-고학년 활동 기록 연계, 동일 학년의 다른 과목·다른 활동과 연계
셋째, 수직적 연계성은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학생부의 활동 기록이 연계되는 것을 말한다. ‘리더십’이 맥락인 학생을 예로 들어보자. 학생회에서 1학년 전교 부회장, 2학년 전교 부회장, 3학년 전교 회장으로 활동하고, 3학년 때 학급 에너지 부장도 지냈다. 1학년 때는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대한 폭넓은 탐색 과정을 거쳐, 2학년 때 관심사가 구체화 및 심화되며, 3학년 때 관심사가 연장되고 성숙되는 시기로 나눠볼 수 있다. 학교 활동이 학년마다 다른 것이 아니라 상급 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구체적이고 심화된다는 의미이다.
넷째, 수평적 연계성은 한 시점에서 동일 학년의 다른 과목, 다른 활동과 연계되는 것을 말한다. ‘인권 기자’가 맥락인 학생을 예로 들어보자.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생회 인권복지부 부장으로 인권골든벨을 운영한 적이 있다. 독서와 문법 시간에 정치부 기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 방과 후 학교 ‘책과 콩나무’ 수업에서 <꿈꾸는 자 잡혀간다>(송경동) 등의 책을 읽고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문학의 사회현실을 반영하는 문학의 힘을 배웠다. 독서토론부에 가입해 <당신을 위한 국가는 없다>(박노자), <신경민, 클로징을 말하다>(신경민), <디케의 눈>(금태섭) 등의 책을 읽고 토론했으며, 휴먼아시아의 ‘네팔의 위험한 아동 노동 금지 캠페인’(4시간) 봉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 경우, 고교 2학년에 교과 수업, 동아리, 독서와 학생회, 봉사 등에서 다양한 인권 관련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 진로 성숙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다섯째, 교사 간 연계성은 여러 교과목 담당 교사 간의 기록이 연계되는 것을 의미한다. ‘의상’이 맥락인 학생을 예로 들어보자. 이 학생의 꿈은 의상디자이너다. 미술교사는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아이디어 구상이 참신하고, 배색의 효과적 활용 능력이 우수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교 2학년 담임교사는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에 “창의성과 예술적 감각을 기르기 위해 음악 감상, 영화 감상, 피아노 연주 등을 취미로 즐겨 하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교 2학년 담임교사, 미술교사의 학생부 기록을 종합해보면 의상학과에 필요한 미적 감수성이 뛰어난 학생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학교생활기록부·교사추천서·자기소개서의 연계적 맥락화
학생부종합전형은 입학사정관을 통한 정성적인 종합 평가를 특징으로 한다. 결국 입학사정관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자신의 강점과 특기를 강조해서 보여주어야 한다. 여러 활동에 단순히 참여만 했지 학생부에서 그 특징을 잘 보여주지 못하는 학생과 몇 가지 활동이라도 학생부에 맥락적으로 잘 기술해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학생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맥락성은 미사여구보다 학생이 참여한 활동을 중심으로 사실적으로 기술하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학생부 상의 맥락도 중요하지만,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와의 맥락성도 중요하다. 관찰자이면서 평가자인 교사가 기록한 학교생활기록부와 교사추천서 그리고 학생이 직접 작성한 자기소개서가 연계적으로 맥락화되면 입학사정관에게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학생부 기록의 맥락화는 자료의 진실성,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전공적합성을 입학사정관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임진택(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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