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뉴스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먼
문명연구 총서 4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먼
Artificial Intelligence and Posthuman
로봇과 접목되는 인간, 인간을 닮아가는 로봇
포스트휴먼 수용론과 경계론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한 ‘문명연구 총서’ 제4권!
이한구·신중섭 편 | 152*225 | 320쪽 | 무선
22,000원 | 2022년 9월 15일
ISBN 978-89-8222-729-5 (94300)
ISBN 978-89-8222-662-5 (set)
과학기술은 인간의 삶과 문명에 변화를 일으킴은 물론이고 인간의 본질과 정체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특히 인공지능은 우리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화되고 있다. 어떤 전문가들은 미래에 의식과 의지를 갖춘 초지능이 출현하면 인류는 자주성을 상실하고, 궁극적인 판단은 초지능이 내리게 될 거라는 우울한 예측을 하기도 한다. 미래 사회에 대한 기대는 희망과 불안으로 엇갈리고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인공지능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경제, 사회, 문화에 점차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스럽게 우리를 ‘포스트휴먼’이라는 담론으로 인도한다. ‘포스트휴먼’은 현재 인간과 본질적으로 다른 본성을 갖는 미래의 인류를 지칭하는 개념이며, 기존의 인간 개념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도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문명연구 총서 4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먼》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인공지능 로봇을 닮아가는 인간, 인간을 닮아가는 인공지능 로봇 모두 포스트휴먼인가? 미래에도 휴머니즘, 윤리, 존엄성의 범위를 여전히 인간 중심의 척도에서 판단할 수 있을까? 예술과 학습, 문학의 정의는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가? 인공지능이 법인격을 지닐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먼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를 면밀하게 다루고 있다. 여기 실린 10편의 글을 통해서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먼의 특성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나 공적 차원에서 논의하고 대비해야 할 문제의 해답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에 통찰을 주는 10개의 시선
제1부 포스트휴먼이란 무엇인가?
〈포스트휴먼이라는 유령이 현대 문명의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 (이한구) 포스트휴먼은 인류에게 희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주는 존재이다. 인간의 몸에 기계를 접목해 사이보그 초인간이 되든, 인공지능이 고도화되어 인간과 비슷한 초지능이 되든 지배-피지배의 특이점 여부는 결국 인간의 선택으로 남겨진다.
〈포스트모던 세계와 포스트휴먼 그리고 트랜스휴머니즘〉 (최민자) 포스트모던 세계와 포스트휴먼 그리고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한 우리가 처한 역사적 조건과 한계적 상황을 살펴보고, 호모사피엔스의 미래를 전망하며, 나아가 포스트휴먼으로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조건을 알아본다.
〈인공지능 시대를 보는 이론적 관점들〉(김환석) 인공지능 기술과 사회의 만남을 ‘네오-러다이즘’ ‘포스트휴머니즘’ ‘행위자-연결망 이론’이라는 세 가지 이론적 관점에서 사회학적으로 고찰한다.
제2부 포스트휴먼 수용론
〈체계적인 인공지능 윤리〉 (목광수) 인공지능 윤리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인공지능 시대에 적합한 인격 모델을 제시하여 체계적인 인공지능 윤리의 토대를 마련하고, 체계적인 인공지능 윤리의 대략적인 모습을 단계별로 제시한다.
〈존엄에 관하여〉 (오흥명) 인간의 존엄은 무엇을 근거로 하는가. 존엄과 인권의 문제를 역사적 차원에서 고찰하면서 탈인간적 주체로서 포스트휴먼의 존엄성 문제를 논의한다. 그리고 인간에게 배타적으로 적용되던 특성인 존엄이 포스트휴먼과 인공적인 사물주체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지까지 검토하고 있다.
〈포스트휴먼 시대의 예술〉 (최병학) 포스트휴먼 시대의 예술이 어떤 새로운 차원으로 펼쳐질지 다각도로 살펴본다. 기술적 상상력으로 공간에서 시간의 예술로 변화되고, 인공지능의 예술이 의미를 확장하며 기존 예술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갈 모습을 그려본다.
〈포스트휴먼 시대의 교육과 학습의 변화〉 (박휴용) 첨단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사고, 소통, 학습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철학적 인식론을 포스트휴머니즘으로 보고, 이러한 관점에서 학교 교육과 학습의 성격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논의한다.
제3부 포스트휴먼 경계론
〈강한 인간척도주의에서 약한 인간척도주의로〉 (유헌식) ‘강한 인공지능/약한 인공지능’의 ‘강한’과 ‘약한’은 ‘인간 중심(인간척도주의)’ 기준의 소산이다. 그와 대비해 ‘강한 인간척도주/약한 인간척도주의’를 제시하고 기계 자체로서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라는 확장된 이해를 요구한다.
〈인공지능과 법인격〉 (이상용) 인공지능의 (일종의) 주체성을 인정하고 법인격을 부여할 수 있을지 속성 기반 접근법과 관계 기반 접근법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살핀다.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법인격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현실과 법적 편의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와 미래 리터러시의 방향〉 (원만희·김종규) 글쓰기는 인간이 수행해온 고유의 활동이며, 정신적인 영역이다. 따라서 AI 글쓰기 기술의 실용화 단계 앞에서 우리는 윤리적 결단이 필요하다. 기술과 인간의 올바른 관계 정립을 위해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규정하는 윤리선언 및 윤리헌장의 필요성을 검토한다.
차례
발간사
서문
제1부 포스트휴먼이란 무엇인가?
포스트휴먼이라는 유령이 현대 문명의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 이한구
포스트모던 세계와 포스트휴먼 그리고 트랜스휴머니즘/ 최민자
인공지능 시대를 보는 이론적 관점들/ 김환석
제2부 포스트휴먼 수용론
체계적인 인공지능 윤리-인정에 근거한 인격 모델로부터/ 목광수
존엄에 관하여-포스트휴먼과 기술 시대를 위한 존엄의 개념/ 오흥명
포스트휴먼 시대의 예술-기술적 상상력과 딥드림, 그리고 ‘새개념 미술’/ 최병학
포스트휴먼 시대의 교육과 학습의 변화/ 박휴용
제3부 포스트휴먼 경계론
강한 인간척도주의에서 약한 인간척도주의로-4차 산업혁명 시대 포스트휴먼의 존재론적 특성과 관련하여/ 유헌식
인공지능과 법인격/ 이상용
인공지능 시대와 미래 리터러시의 방향/ 원만희·김종규
참고문헌
저자
이한구
경희대학교 석좌교수, 인류사회재건연구원장,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저서로 《역사주의와 반역사주의》 《지식의 성장》 《역사학의 철학》 《역사와 철학의 만남》 《문명의 융합》 등이 있다.
김종규
울산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저서로 《하이브리드 스펙트럼》(공저), 《디지털철학》(공저), 《제4차 산업혁명 하이브리드 패러다임》(공저), 《학술적 글쓰기》(공저) 등이 있다.
김환석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 유네스코 세계과학기술윤리위원회 위원, 한국이론사회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과학사회학의 쟁점들》 《21세기 사상의 최전선》(공저) 등이 있다.
목광수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교수, 전 한국윤리학회 부회장. 저서로 《정의론과 대화하기》 《코티칭 교수법으로 진행하는 융·복합적 사고와의 만남》 《인공지능의 존재론》(공저) 《인공지능의 윤리학》(공저) 등이 있다.
박휴용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 저서로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설명한 교육학개론》 《융합지식과 융합교육과정》 《포스트휴머니즘과 교육의 미래》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의 포스트휴먼 학습론》 등이 있다.
신중섭
강원대학교 윤리교육학과 명예교수, 한국과학철학회 회장,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을 역임. 저서로 《자유주의의 철학적 기초》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 바로읽기》 《현대 문명의 전환》(공저) 등이 있다.
오흥명
경기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역임, 튀빙겐대학교와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등 여러 대학교에서 강의. 저서로 《감정의 형이상학》, 역서로 《기독교의 본질》 《중세신학과 신학자들》(공역) 등이 있다.
원만희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교수, 성균관대학교 의사소통교육센터장. 저서로 《진리, 의미 그리고 합리성》 《논리로 읽는 세상》 《학술적 글쓰기》(공저) 등이 있다.
유헌식
단국대학교 철학과 초빙교수. 저서로 《나를 찾아가는 철학여행》 《행복한 뫼르소》 《철학 한 스푼》 《역사이성과 자기혁신》 등이 있다.
이상용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 한국인공지능법학회 회장. 저서로 《인공지능 윤리와 거버넌스》(공저) 《인공지능과 법》(공저) 등이 있다.
최민자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녹조근정훈장·대통령표창·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창 수상. 저서로 《한국학강의》 《동학과 현대 과학의 생명사상》 《호모커넥투스》 《빅 히스토리》 등이 있다.
최병학
동아대학교 기초교양대학 교수. 저서로 《인간과 환경의 이해》 《테오-아르스》 《테오-쿨투라》 《이란 영화의 이해》 등이 있다.
미래문명원 (www.gafc.khu.ac.kr)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은 2005년 9월, 새천년을 맞이하며 인간과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기획을 통해 인류평등의 지구협력사회, 미래지향의 지구공동사회를 이룩하자는 취지로 설립되었다. 오늘의 인류사회는 과학화·정보화·세계화의 시대적 추세와 함께 산업화·민주화·선진화라는 또 다른 역사의 흐름을 경험하고 있다. 또 국경을 넘어선 담장 없는 사회, 민족과 인종을 초월한 다문화사회,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정보지식사회의 도래 등 문명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우리 인류사회는 패권적 힘의 지배를 넘어 지구촌의 다양한 문화 교류와 더 나은 인간의 삶을 실현하기 위해 인류 공동의 가치, 목표, 과제를 향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 있다.
미래문명원은 이러한 뜻을 모아 2014년부터 ‘인류 문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탐구’라는 주제로 60여 회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문명연구 총서〉는 이 미래문명원 월례 세미나의 결과물이다. 세미나의 소주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선정되었으며, 당시 사회적 관심사와도 연관되어 있다. 연구를 시작할 때는 공동연구원들만 모여 토론 위주로 진행하다가 조금 지나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진행하는 본격적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세미나를 영상물로 만들어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올렸다. 이 영상은 누구든 ‘인류 문명’이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검색해 볼 수 있다.
문명연구 총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바라본 인류 문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문명연구 총서〉는 산업혁명에 이은 정보통신 혁명으로 발생한 문명의 변화와 문제점, 그 해결을 위한 방책에 이르기까지 문명전환 시기 논의해야 할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진행한 문명연구 세미나의 결과물로 인류 문명에 대한 면밀한 해석과 문제점 진단,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현대 문명의 전환 (문명연구 총서 1)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색 (문명연구 총서 2)
과학기술 문명에 대한 성찰(문명연구 총서 3)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먼(문명연구 총서 4)
책 내용
서문_ 세 가지 혁명적인 기술 가운데 우리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화된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우리 생활 속으로 이미 깊숙이 들어왔다. 그것이 초래할 미래 사회에 대한 기대는 엇갈리지만, 그와는 별개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생활가전에서부터 의료, 취업, 교육, 문화, 경제에 깊이 침투해 있다. 사람들은 암의 진단과 처방에서 의사보다 인공지능을 더 신뢰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기업들은 공정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면접에 인공지능을 도입하였다._신중섭 (강원대학교 윤리교육학과 명예교수)
포스트휴먼이라는 유령이 현대 문명의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_ 얼마 전 미국의 군수업체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한 ‘헐크(HULC)’를 착용한 병사들은 90킬로그램 장비를 메고 시속 5킬로미터로 이동할 수 있다. 헐크 속에 부착된 압력센서 덕분이다. 일본의 벤처기업 사이버 다인은 근위축증 환자의 걸음걸이를 돕는 외골격 로봇 ‘할(HAL)’을 개발했다. 테슬라의 대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 link)’도 증강 인간 기술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듯이, 증강 인간에 대한 연구와 제품개발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_[30쪽]
포스트모던 세계와 포스트휴먼 그리고 트랜스휴머니즘_ 비의식적 지능과의 게임에서 인간이 살아남으려면 ‘마음을 업그레이드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는 하라리의 주장은, 해결책의 단초를 ‘최선의 인간 본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보스트롬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현상계의 모든 것은 오직 의식의 투사영일 뿐이다. 인공지능 역시 인간이 만드는 것이니 인간의 의식이 투영된 것이다. 1998년 양자물리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와이즈만연구소에서 실시한 전자의 운동성에 대한 ‘이중슬릿 실험’은 전자의 운동성이 관찰자의 생각에 따라 달라지는, 이른바 ‘관찰자 효과(observer effect)’를 보여주는 것으로 과학과 의식의 접합을 보여준다._[63쪽]
인공지능 시대를 보는 이론적 관점들_ 유토피아적 미래도 디스토피아적 미래도 모두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양자는 다분히 극단적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미래가 열려 있다는 점이고, 따라서 현재 우리가 어떤 미래를 바라느냐,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선택과 노력을 할 것이냐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수백 년처럼 근대주의를 신봉하면서 ‘근대화’ 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길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근대화는 합리성을 통해 야만적 전근대성과 단절하여 문명화된 근대성으로 이행한다는 ‘진보’의 신화를 따르는 것이다. 트랜스휴머니즘은 바로 이런 근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것으로서, 인간향상기술(human enhancement technology)을 통해 이젠 ‘휴먼’을 넘어서 ‘포스트-휴먼’, 즉 초인이 되고자 하는 열망이다._[90쪽]
체계적인 인공지능 윤리_ 인공지능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 존재자와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 영역과 정도가 심화됨에 따라 인공지능 존재자는 도덕적 행위주체로 인정되는 충분한 인격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정에 근거한 인격 논의는 다양한 속성들에 대한 인정과 비중주기를 통해 인식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 수준은 약한 인공지능 수준과 강한 인공지능 수준 사이에 있을 수도 있고, 강한 인공지능 수준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어의 구분법에서 추론하여 행동하는 수준의 3단계 정도일 것이다. _[119쪽]
존엄에 관하여_ 포스트휴먼의 존엄성 여부를 묻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필요하거나 성립되기 어려운 질문을 의미한다. 거칠게 말하자면, 트랜스휴머니즘의 관점에서 포스트휴먼은 이미 유일하게 존엄한 존재로 가정된 인간의 완성을 의미하기 때문이고, 반휴머니즘을 지향하는 포스트휴머니즘의 관점에서 인간 존엄은 -그들의 입장에서 수용할 수 없는-실체화된 개체 개념에 근거해 있는, 근대의 인간중심적 휴머니즘을 전제로 가능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존엄이 하나의 즉물적 사태나 특성이 아니라, 정신적 현상이거나 적어도 정신을 통해 매개된 현상인 한, 존엄에 대한 명시적 접근과 파악을 가능케 하는 토대로서 이성의 역할을 제한적으로나마 용인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_[145-146쪽]
포스트휴먼 시대의 예술_ 구글의 딥드림은 이제 인간의 무의식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꿈의 패턴을 배워 꿈의 이미지를 만들고, 무의식을 모방하여 인공지능의 ‘알고리즘 의식’이 깃든 미술을 창작한다. 2016년에는 초현실주의 작품들로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딥드림은 기존에 학습한 회화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모사하는 훈련을 받았고,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자신의 학습 기억에 들어있는 형상과 반 고흐의 작품을 연결해 매우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냈다._[172쪽]
포스트휴먼 시대의 교육과 학습의 변화_ 지금까지의 교육은 근대주의적 합리성과 과학주의적 효율성이라는 근거(rationale)를 바탕으로, 학습 목표와 학습 내용, 학습 방법, 평가가 마치 별개인 것처럼 구별, 순서화, 모듈화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근대적 관념은 디지털, 네트워크화, 가상현실의 환경들이 점점 확대되어가는 기술문명 사회 속의 인간의 경험과 학습을 설명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_[199쪽]
강한 인간척도주의에서 약한 인간척도주의로_ ‘인간’은 더 이상 만물의 척도가 아니다. ‘생각하는 기계’는 더 이상 ‘인간의 사고’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그 기계는 이제 서서히 ‘인간’이라는 울타리를 떠나기 시작한다. 특히 인공지능은 인간의 자연적인 지능을 모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순전히 공학적인 디지털의 영역에서 ‘더 잘 생각하는 기계’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럴 경우 디지털 원리에 기초한 공학적인 설계에서 탄생한 인공지능은 인간의 자연지능을 모방하지 않아서 인간지능보다 열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월할 수 있게 된다._[211쪽]
인공지능과 법인격_ 인간의 자유의지와 합리성은 비록 정신철학, 심리학, 뇌과학의 성과에 의하여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억압의 부재로서의 자유, 그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 합리성이라는 형태로 여전히 법적 주체성의 근거로서의 유효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AI의 자율성과 합리성은 적어도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는 단지 성능이 좋은 자동화 기술의 맥락과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법적 주체성에 관한 최근의 논의에서는 영혼이나 정신 또는 의식과 같은 속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_[251쪽]
인공지능 시대와 미래 리터러시의 방향_ AI 글쓰기가 다수에 의해 보편화된다면, 리터러시는 더 이상 인간만의 고유한 활동이나 능력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또 리터러시가 단지 정보를 전달하고 수용하는 ‘소통 기능’으로 환원가능하다면, 이 기능을 기계적으로 대체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도 있다. 결과의 측면만을 본다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의 글쓰기와 AI 글쓰기는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정의 측면을 고려하면 얘기는 크게 달라진다._[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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