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뉴스
한국의 뢰스 지형학
한국의 뢰스 지형학
태곳적부터 바람에 실려 와 쌓인 누런 흙, 뢰스
한반도 뢰스의 특성과 형성 과정
그리고 이를 통해 복원하는 자연사와 인류사
188×257 | 544쪽 | 무선 | 35,000원
2022년 8월 31일 출간
ISBN 978-89-8222-730-1
인류의 조상이 살던 까마득한 옛날, 중국 중북부 고원. 춥고 메마른 빙기가 도래하면 고원을 뒤덮은 누런 흙이 대이동에 나섰다. 바람을 타고 솟아오른 흙먼지는 한반도까지 날아와 두껍게 쌓였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한반도 선사인들은 이 누런색 땅에 구덩이를 파서 집을 만들었다. 전근대에 들어서는 가옥의 바닥, 벽, 지붕, 담장 재료로 누런색 흙이 사용되었다. 이처럼 풍성먼지가 바람에 날려 와 쌓여 이루어진 토양층을 뢰스(loess)라고 부른다.
지형학 및 고고학 연구의 결정적 단서
뢰스에 대한 연구는 지형학 및 고고학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해안단구, 하안단구, 선상지 등 현재의 기술로 연대를 측정하기 어려운 지형의 경우 뢰스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뢰스의 퇴적 연대를 통해 그 아래쪽 지형의 형성 시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석기 유적의 연대를 추정하는 데도 뢰스가 이용된다. 뢰스를 분석한 결과 전곡리 구석기 유적은 3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한편 뢰스에 포함된 화분이나 식물 규소체 화석은 퇴적 당시의 고환경을 복원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뢰스는 그 중요성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뢰스를 종합적으로 파악한 연구가 드물고 대학의 강의에서는 개략적으로 뢰스를 다룬다. 뢰스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데다 한반도 뢰스의 존재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뢰스 연구의 모든 것
이 같은 상황에서 윤순옥 교수(경희대 지리학과)가 『한국의 뢰스 지형학』을 펴냈다. 지형의 연대측정 문제를 풀기 위해 저자는 국내에선 불모지나 다름없는 뢰스 연구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 후 우리나라 곳곳에서 뢰스를 확인하며 20년 넘게 연구에 매진했고 그 결실을 『한국의 뢰스 지형학』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은 뢰스에 대한 모든 것을 총정리한 연구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뢰스 지형학』은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뢰스의 특성, 분포 특징, 형성 과정을 개괄하고 중국과 일본의 뢰스 연구를 소개한다. 2부에서는 뢰스 연구방법론을 정리한다. 가장 기본적인 입도분석, 대자율 분석과 함께 토색, 유기물 함량, 밀도, 토양발달지수, 주원소, 미량원소, 희토류원소 분석 및 X-Ray 회절분석을 다룬다. 특히 입도분석의 경우 적절한 전처리 과정으로 신뢰성 높은 자료를 획득하는 법을 안내한다.
3부의 주제는 한반도 뢰스에 대한 분석이다. 충남 보령시 대천 지역, 전북 부안 지역, 전북완주군 봉동 지역, 경남 거창 지역, 충남 서산시 해미 지역, 울산 울주군 언양 지역, 충북 진천 지역, 강원 고성군 아야진 지역, 강원 강릉시 지역, 경북 경주시 황룡사 지역 등 우리나라 곳곳에 분포하는 뢰스를 대상으로 퇴적상, 연대, 퇴적물 특성과 형성 과정을 조사한다. 4부에서는 황사 연구를 통해 황사와 뢰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논의한다.
5부는 거창 지역 뢰스에 포함된 식물 규소체를 이용해 우리나라 고기후를 복원한다. 6부에서는 화분분석 자료로 동아시아 고기후를 복원해 당시 바람의 계통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 뢰스의 기원지가 중국임을 밝힌다. 또한 일본 연구자들이 발표한 바람 계통 복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중국과 다른 한반도 뢰스-고토양 연속층 형성 모델도 제시한다.
앞으로 한반도 뢰스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는 한국 지형학의 영역을 확장하고 동아시아 지형학 및 제4기학의 발전을 이끄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의 뢰스 지형학』은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 줄 것이다.
과거의 흔적을 찾아내는 일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수월하다. 미래 예측은 대부분 과거에 있었던 고환경을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지금 인위적인 기후변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 주민 대부분은 이를 공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며 그다지 변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그리고 살아갈 것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자신들의 이익에 반할 때까지. 현재 지구환경의 초점은 온통 해안 지역에 모여 있다. 그러면 타클라마칸 사막, 중가리아 분지, 황토고원 등 우리나라와 같은 위도에 위치한 육상의 건조지역은 어떻게 변하고, 이들 지역의 변화가 한반도에는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황사는 자연재해 및 인재로서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과 함께 연구자들 관심 영역에 깊숙이 들어와 있으나 뢰스는 그렇지 않다. 미래의 황사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뢰스를 돌아볼 시점이 되었다.
― 저자 윤순옥
차례
제1부 서론`
1. 왜 뢰스를 연구하는가
2. 뢰스란 무엇인가
3. 풍성먼지와 뢰스의 물리화학적 특성
4. 뢰스의 분포 특징과 형성 과정
5. 중국 및 일본의 뢰스 연구 성과
제2부 뢰스 연구방법론
6. 뢰스 분석 방법
7. 뢰스와 고토양 시료의 전처리 과정에 따른 입도분석 논의
8. 와이불 함수를 이용한 뢰스-고토양 연속층의 입도 분리
제3부 한국 뢰스의 분포 특성
9. 한국 뢰스 연구 Ⅰ
10. 한국 뢰스 연구 Ⅱ
제4부 황사와 뢰스의 관련성
11. 황사와 뢰스의 입도 특성
제5부 뢰스-고토양 연속층의 식물 규소체 분석으로 복원한 환경 변화
12. 경남 거창군 지역
제6부 최종 빙기 최성기 자연환경과 뢰스-고토양 연속층의 형성
13. 최종 빙기 최성기의 동아시아 자연환경
14. 한반도 뢰스 존재 가능성
15. 한반도 뢰스의 기원지와 고기후 특성
16. 동아시아 뢰스 퇴적량 및 퇴적 속도
17. 동아시아 최종 빙기 풍성먼지 운반에 기여한 바람 체계
18. 한국 뢰스-고토양 연속층 형성 모델
19. 한반도 뢰스 연구의 활용
지은이
윤순옥
경북대학교 지리교육과 졸업(1980)
경희대학교 지리학(자연지리학) 이학석사(1984), 박사 수료(1986)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Albert-Ludwigs Universitaet) 자연지리학 이학박사(1994)
미국 UC 버클리 지리학과 연구교수(2006)
(사)한국지형학회 회장(2001~2002) 및 현재 고문
(사)한국제4기학회 회장(2001~2002) 및 현재 고문
현재 경희대학교 이과대학 지리학과 교수
저역서
『한국의 제4기 환경』(2001)(공동저자) 『자연환경과 인간』(2003)(공동저자) 『한국의 지형 발달과 제4기 환경 변화』(2006)(공동저자) 『한국의 자연유산 독도』(2009)(공동저자) 『독도지리지』(2011)(공동저자) 『자연재해와 방재』(2007)(공동역자) 『Mcknight의 자연지리학(제10, 12판)』(2011, 2019)(대표역자) 『지오시스템(제8판)』(2012)(대표역자) 『지형학원리』(2013)(대표역자) 『문명과 기후』(2013)(공동역자) 『인간과 자연재해』(2013)(공동역자) 『핵심지형학』(2016)(대표역자) 『자연재해와 방재(제4판)』(2017)(공동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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