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뉴스

제목

민속사상과 민족종교

2023-05-09조회수 2516
작성자
이정재


〈옥추경〉을 통해 본
민속사상과 민족종교

신화에서 철학, 민속사상에서 민족종교로 가는 여정의 추적
민속서 〈옥추경〉과 ‘불법연구회’의 상호관계성 탐구


이정재 지음 | 152*225 | 352쪽 | 무선
22,000원 | 2023년 5월 5일
ISBN 978-89-8222-747-9 (94080)
ISBN 978-89-8222-746-2 (set)





한국에도 ‘한국철학사’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여타의 민속사상에 관한 내용이 없다. 한 예로 한국의 산신사상, 수목사상 혹은 무속사상은 철학사의 대상에서 빠져 있다. 세계의 어디든 민속사상의 바탕 위에 철학이나 종교가 성립했다. 그것은 시간의 조만과 무관하다. 우리는 서구의 민속사상으로 자신의 민속사상을 밀어내는 우를 범했으므로 이제 제자리를 찾아주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민속서 〈옥추경(玉樞經)〉과 민족종교 ‘불법연구회(원불교의 전신)’의 상호관계성을 탐구한다.

〈옥추경〉은 13세기를 전후하여 송나라에서 유래한 도교 경전이다. 정작 만들어진 중화문명권에서는 홀대받았으나, 우리나라에서는 14세기 고려 말에 전해져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도 ‘귀신을 뼈까지 녹여버리는’ 영험한 경문이라 하여 무속인들이나 주술 수행자들이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다. 조선시대 소격서 관리들을 뽑으면서 시험과목으로 삼았을 정도다. 무속인에게는 필수 경전이었고, 민중들이 늘 읽고 곁에 두는 독경문이었다. 당시는 유가의 광기에 휩쓸려 다른 것은 취급도 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 살벌한 곤란을 뚫고 꿋꿋이 고독하게 계승을 이은 건 민중이었다. 〈옥추경〉은 반도의 민중이 그 진가를 알아보고 지켜낸 진리여서 신화로 승격될 수 있었다.

《민속사상과 민족종교》에서는 〈옥추경〉을 통해 신화에서 철학으로, 민속사상에서 민족종교로 이행하는 과정을 추적해 나간다. 〈옥추경〉은 실제로 신화적 진실, 이론과 형식과 실천을 두루 겸비한 경책이었다. 그렇기에 민족종교인 동학, 증산, 불법연구회 모두의 근간에는 〈옥추경〉이 자리하고 있다. 새판을 짜는 과정에서 미분화된 신화적 접근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옥추경〉의 민중전승은 구전의 전통을 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불법연구회의 철학적 체계화로 이어졌다. 이러한 차원에서 민속과 무속에 대한 재평가는 반드시 이루어져야겠지만, 실상 연구 상황은 자료 부족으로 열악하며, 원불교에서는 해당 내용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저자 이정재 교수는 이 책에서 그동안 여기저기 산재했던 〈옥추경〉 기도문 자료를 통합하고, 《보경해 합부》, 《옥추해》, 《옥경해 초》, 《옥추보경》 등 이본의 발전·변화 순서까지 자세히 밝혀놓고 있다.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의 첫 총서 시리즈 ‘아포리아 학술총서’
‘아포리아 학술총서’는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의 총서 시리즈 가운데 하나이다.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는 2021년 6월 경희대학교 대학부설로 설립되었다. 곧이어 교육부 산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이 지원하는 ‘K학술확산연구소 사업’에 선정되어 2021년부터 5년간 ‘K-콘텐츠의 태동과 역동: 한류 문화유전자로서 한국어문’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일환으로 연구소에서는 사업 기간 대중 및 학술 총서 시리즈 총 4종(아포리아 총서, 아우라 학술총서, 지평전환 비평총서, 상상유목 대중총서)을 출간할 예정이다. 특히 ‘아포리아 학술총서’는 인문학의 정수를 담아내는 학술서로 기획되었다. 한국인의 언어와 문학, 역사와 사상을 포함하여 문화의 심층을 연구하며 전통적인 한국학 영역에서 학술 가치가 높은 연구물을 지향한다. 첫 결과물인 ‘아포리아 학술총서’ 1권 《민속사상과 민족종교》 이후에도 인문 및 문화콘텐츠 도서를 꾸준히 발간할 계획이다.


목차

서언

Ⅰ 신화, 사상, 민속문화

1. 영웅의 일화: 민속과 사상
2. 신화에서 사상과 종교로
3. 전통사상의 응용과 재편
〈옥추경〉의 위상과 활용 | 미분적 신화의 거시적 재편

Ⅱ 전통적 독경문화와 불법연구회 구인기도

1. 불법연구회 구인기도 기도문 연구
박용덕의 구인기도 기도문과 단조직 | 이공주의 구인기도 기도문 | 구인기도 주문과 〈옥추경〉 | 맺음말
2. 전통적 독경방식에 따른 불법연구회의 ‘「옥추경」 기도’ 연구
이경순 〈옥추경〉 기도문 자료와 그 특징 | ‘갑자전문’의 의미와 ‘심고와 기도’의 감응 | ‘십오송’과 ‘찬사라’의 의미 | 〈옥추경〉 단원별 기도문 및 정전의 염불과 불공법 | 맺음말

Ⅲ 한반도의 〈옥추경〉과 불법연구회 소장 〈옥추경〉

1. 불법연구회 소장본 「옥추경」 연구
국내 〈옥추경〉 이본 현황 | ‘불법연구회’ 소장본 〈옥추경〉 | ‘불법연구회’본 〈옥추경〉의 특징과 단조직 기도문 | 맺음말
2. 『상밀주해 옥추보경』과 『옥추보경』 비교연구
불법연구회 소장 『보경해 합부』, 『옥경해 초』, 『옥추보경』의 관계와 팔괘 | 『상밀주해 옥추보경』과 장·절 구분 | 『옥추보경』과 장·절 구분 | 두 ‘보경’의 상관성과 ‘집단단기도’ | 맺음말

Ⅳ 〈옥추경〉 사상과 단조직 형성

1. 불법연구회 단기도의 〈옥추경〉 기도문 자료와 그 분석
이공주의 ‘중앙교주 기도문’ | 김영신의 기도문 | 이경순의 ‘중앙교주 중앙단원 기도문’ | 김대거의 ‘중앙단원 기도문’ | 단원별 기도문과 불법연구회 자료 『옥추보경』 및 단기도의 시기 | 맺음말
2. 일원상과 〈옥추경〉 상관성 연구
『옥경해 초』의 특징 | 『옥경해 초』의 첨부표식 | 『옥경해 초』와 단조직의 변화 과정 | 『옥경해 초』 원상 표시의 의미 | 맺음말

Ⅴ 불법연구회와 〈옥추경〉의 상관성

1. 『옥추보경』 말소 부분과 구인 산상기도문 전문 복원
불법연구회 〈옥추경〉 연구와 복원의 필요성 | 『옥추보경』 말소 부분 복원 | 구인 산상기도 기도문 전문 | 맺음말
2. 원불교의 〈교리도〉와 〈옥추령부〉
교리도의 변천사 | 교리도의 도상적 변화와 특징 | 교리도와 옥추령부의 비교와 상관성 | 맺음말

참고문헌
부록/ 영인 『옥추보경』


이정재
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경희대학교 민속학연구소 소장이다. 독일 뮌헨대학교 민족학 철학박사, 한국민속학회 및 구비문학회 이사 및 회장, 종교사학회, 무속학회, 국제어문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소태산 일화와 민속문화』, 『구비문학과 민속』, 『고전문학 다시 읽기』, 『남한강과 문학』, 『민속문학과 전통문학』, 『전설과 지역문화』, 『동북아시아 곰문화와 곰신화』, 『시베리아 부족신화』, 『한국 민속학 개론』, 『경기도 작은축제』, 『지역민속연구』 등이 있다.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https://kcsc.khu.ac.kr)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는 세계인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 K-콘텐츠의 문화 혼종성을 파악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인문적으로 성찰합니다. K-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제도, 산업과 기술, 미디어와 플랫폼, 대중의 수용 문화 면에서 초국가적 맥락을 확인해야 합니다.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는 한류와 K-컬처, K-콘텐츠 연구를 포괄하면서 동시대 스토리콘텐츠에 대한 현장 지향적 학술장을 순발력 있게 주도해 나갈 것입니다.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총서 시리즈
· 아포리아 학술총서 (인문 학술총서)
   01_《〈옥추경〉을 통해 본 민속사상과 민족종교》
· 아우라 학술총서 (문화콘텐츠 학술총서)
· 지평전환 비평총서 (문화콘텐츠 비평총서)
· 상상유목 대중총서 (문화콘텐츠 대중총서)


책 내용

신화, 사상, 민속문화_〈옥추경〉은 민중이 가꾸어왔다. 특히 무속 즉, 독경무의 혜안이 작용하였다. 한반도의 민중은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 핵심경인지 알고 있었다. 당시는 유가의 광기에 휩쓸려 다른 것은 취급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 아니었던가. 그 살벌한 곤란을 뚫고 꿋꿋이 고독하게 계승을 이은 것은 미천한 민중이었다. 그들은 진리에 대한 확신이 서 있었다. 그렇지 않고는 어떤 설명도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이 땅의 지혜와 혜안은 민중을 통해 면면이 이어져왔음을 알아야 한다._[36쪽]

전통적 독경문화와 불법연구회 구인기도_갑자전문은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의 통합이다. 하늘과 땅의 도수를 천간과 지간으로 나누어 서로를 엮어놓은 것이다. 즉, 시간과 공간을 종횡으로 엮어 짜놓았다는 의미다. 달리 말해 시간과 공간을 설정하는 태초의 작업이다. 이는 다시 시공이 결합된 우주와 만물의 총체를 가리키는 것이면서, 동시에 태초의 우주적 상황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것으로부터 인간사는 자연과 다른 차원의 세계와 우주로 전개된다. 이렇게 유식학의 입장과 다르지 않은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사 모든 것은 인간의 인식체계로부터 시작되는데 그 인식의 기초가 시간·공간의 기초 설정에서 비롯된다._[100쪽]

한반도의 〈옥추경〉과 불법연구회 소장 〈옥추경〉_최초 구인제자들의 방위별 지정과 기도처 선별은 최초이면서 시방세계를 섭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다시 강조해 말할 수 있다. 각 단원들의 칭호는 시방의 방위를 따라 정하였는데 그 방법이 독특하다. 문왕 팔괘(文王八卦)에 따르면 건(乾), 감(坎), 간(艮), 진(震), 손(巽), 이(離), 곤(坤), 태(兌) 8방으로 이전의 복희 팔괘와는 다른 방향과 조합을 정한 것이다. 이는 각각 서북, 북, 북동, 동, 동남, 남, 남서, 서, 상, 하를 가리킨다. 소태산은 여기에 중앙과 단장을 추가하여 10개 방위를 만들었다. 중앙은 땅을 단장은 하늘을 응한다는 의미다._[149쪽]

〈옥추경〉 사상과 단조직 형성_〈옥추경〉 기도는 조선 말기의 도꾼들에 의해 채택된 방법으로 조선 내내 이어지던 전통에 근거한 것이었다. 소태산의 구도기에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옥추경〉 기도는 그의 각 후 구인이 중심이 된 단기도의 형식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백지혈인이라는 이적을 나투기도 한다. 그동안 여기저기 산재했던 〈옥추경〉 기도문 자료를 모두 모아놓았다. …전통사상과 전통적인 수행의 연장선에 신종교의 지도자들이 위치했다는 지적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나 그 연구가 일천한 점은 아쉬운 점이다. 메꿔져야 할 틈이자 단절이다._[229쪽]

불법연구회와 〈옥추경〉의 상관성_오로지 훈련과 수행을 강조한 무원교리도 시기는 불법연구회 시절이면서 일제의 압박이 거세던 시기다. 시간은 흘러 해방의 분위기를 감지한 연구회는 새로운 발돋움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 단계를 인식하였던 듯하다. 즉, 대량 포교의 단초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초기의 단순한 제안과 윤리서 수준의 내용 요약과 평이성으로는 큰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불법연구회의 단계에서 신앙을 기반으로 한 종교로의 발돋움을 계획하지 않을 수 없다._[323쪽]

파일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