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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이렇게 읽었다

2021-03-26조회수 2959
작성자
이권우·고봉준·전호근·이병주·전중환·윤민희


각 분야 전문가가 말하는 영역별 책읽기

도서평론가 이권우, 문학평론가 고봉준, 인문학자 전호근, 자연과학자 전중환 등
전문가 6인이 들려주는 교양, 문학, 인문고전,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 도서 ‘실전 독서법’
깊은 독서 체험에서 비롯된 ‘진짜’ 책 이야기



이권우·고봉준·전호근·이병주·전중환·윤민희
152*225 | 280쪽 | 무선
15,000원 | 2021년 4월 15일
ISBN 978-89-8222-695-3 (03800)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책을 읽게 한다.”
_이권우

“어떤 새로운 나를 만날 것인가, 책을 읽기 전에 이런 설렘을 가진다면
비로소 읽을 준비가 된 것이다.”
_전호근


《나는 이렇게 읽었다》는 여섯 명의 전문가가 자신의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영역별 책읽기 안내서이다. 이권우, 고봉준, 전호근, 이병주, 전중환, 윤민희… 이들은 각기 도서평론가, 문학평론가, 인문학자, 사회과학자, 자연과학자, 예술학자로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획득하고, 대학에서 해당 영역을 가르치며, 분야 글쓰기를 통해 독자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장자 강의》 《오래된 연장통》 등 익히 들어본 책의 저자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언제 책과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 또 그들의 인생에서 책읽기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은 개인의 내밀한 독서 경험에서 시작해서, 체계적이고 균형 잡힌 분야별 책읽기 방법은 어떤 것인지 들여다본다.

저자들에게 책은 삶의 결핍과 상실을 지나도록 이끌어준 열쇠이자 동아줄이었고, 전문성에 이르게 한 계단이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각자의 책읽기 체험에서 시작해 특정 분야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구체적인 읽는 방법, 추천도서 순으로 소개해 개인적 경험과 전문가로서의 조언이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교양, 문학, 인문고전,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 도서의 독서 단계를 안내하고 러닝 로드맵을 만들어낸다.

분야별 책읽기로 더 깊은 독서의 매력을 만난다
‘교양도서 읽는 법’을 쓴 이권우는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려면 책읽기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는 독서의 길을 따라 걷기 위해 지나야 하는 첫 계단인 ‘교양도서’ 전반의 의미와 역할을 소개하고, 책읽기에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와 습관, 교양 수준에서 읽어두어야 할 기본적인 도서 목록을 일러준다.

‘문학도서 읽는 법’을 쓴 고봉준은 ‘독서란 대화’이고 문학은 타인을 이해하게 하는 징검다리라고 말한다. 소설과 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해 이 대화를 구현한다. 그는 황정은의 〈모자〉, 카프카의 《변신》, 포크너의 〈에밀리에게 바치는 한 송이 장미〉와 정현종의 〈섬〉, 함기석의 〈고유한 방화범〉 등을 예로 들어 소설과 시라는 문학작품에 다가서는 법을 이야기한다.

전호근이 쓴 ‘인문고전 읽는 법’에서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조금 다른 매력적인 독서 방법도 만날 수 있다. 그는 오랜 시간을 견뎌온 고전의 가늠하기 힘든 가치를 언급하면서, ‘입을 넘어 몸으로 읽어’보라고 요청한다.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인권운동가 킹 목사의 연설문을 그저 또박또박 읽는 것보다 현장 상황을 생각하며 온몸으로, 고함도 지르며 읽다 보면 책에 공감하고 체화하는 독서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과학도서 읽는 법’을 쓴 이병주는 좋은 사회과학책은 고유명사로서의 삶과 보통명사로서의 삶을 ‘사회적 삶’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어준다고 설명한다. 나의 삶에서 ‘올가미에 걸린 느낌’이 개인적인 이유를 넘어서 사회 구조적인 데 원인이 있음을 알고, 그 변화의 계기를 사회적인 삶에서 찾는 것이 바로 사회과학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과정을 ‘현상과 본질’ ‘저자의 입장과 질문 파악’ ‘개념화 과정의 비판적 이해’ ‘사회를 고정된 실체가 아닌 과정으로 이해하기’ 등으로 구분하여 짧은 글 속에서도 체계적으로 ‘사회학적 상상력’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연과학도서 읽는 법’을 쓴 전중환은 새내기 시절 《이기적 유전자》를 완전히 잘못 독해한 경험을 예로 들며, 진화적으로 인류에게 읽기와 쓰기란 배우고 연습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과학교양서를 입문 과학서, 해설 과학서, 총설 과학서로 나누어 이해-평가-의견 표현의 과정에 따른 독서법을 소개하고 과학에서 사용되는 은유나 증거와 가설의 검증 등 자연과학 독서에서 꼭 필요한 부분을 세세하게 짚어준다.

‘예술도서 읽는 법’에서 윤민희는 ‘예술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라며 일차적으로 예술작품에 대한 흥미를 키우는 일이 우리를 예술도서로 이끌어준다고 설명한다. 현대미술은 난해하기에 사전 학습이 필요하다. 선(先)독서 후(後)감상 혹은 선(先)감상 후(後)독서는 상보적으로 연결되어 예술작품 감상을 보다 풍성하게 한다. 그리고 예술사의 맥락을 잡아주는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김원룡·안휘준의 《한국미술의 역사》와 같은 책이나 니나 크랜젤의 《구스타프 클림트》, 이진숙의 《위대한 미술책》 등을 이어 소개해나간다.

책읽기를 시작하는 초심자들에 대한 독려
머리말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교육과 일상의 대부분을 영상이나 콘텐츠에 의지하여 살아온 세대의 상당수는 대학 입학 후 책읽기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책’보다 ‘영상’을 활용한 학습법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두툼한 책 한 권은 난공불락의 성처럼 느껴진다. 유사 이래 최고의 스펙과 학습량을 자랑하지만 책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독서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경험보다 실용적 지식이나 입시 등을 위한 목적이 너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정 전공자임에도 해당 영역 책읽기가 어렵게 느껴지거나, 전공 이외 영역의 책을 읽고 싶으나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는 대학생, 다양한 영역의 책읽기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 모두에게 이 책은 유의미한 길잡이다. 저자들의 독서 이력 한편에서, 우리는 그들도 한 명의 평범한 사람으로 책과 만나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내는 과정을 겪어온 것임을 알게 된다.


차례

머리말

1. 교양도서 읽는 법_이권우

2. 문학도서 읽는 법_고봉준

3. 인문고전 읽는 법_전호근

4. 사회과학도서 읽는 법_이병주

5. 자연과학도서 읽는 법_전중환

6. 예술도서 읽는 법_윤민희

도서 목록


저자

이권우_경희대학교 국문과를 나오고 경희대학교와 한양대학교에서 특임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고전 한 책 깊이 읽기》 《마이 시크릿 독서 노트》 《책읽기부터 시작하는 글쓰기 수업》 등이 있다.

고봉준_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고석규비평문학상(2006), 젊은평론가상(2015), 시와시학평론상(2017)을 수상하였다. 저서로 《근대시의 이념들》 《문학 이후의 문학》 등이 있다.

전호근_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1,300년 한국의 지성사를 정리한 《한국 철학사》와 《대학 강의》 《장자 강의》 《동양철학산책》(공저) 《유학, 시대와 통하다》(공저) 등이 있다.

이병주_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주제 연구 등 글쓰기와 교양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저서로 《근대적 육체와 일상의 발견》(공저), 번역서로 《라캉과 정치》 등이 있다.

전중환_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진화한 마음》 《본성이 답이다》 《오래된 연장통》, 번역서로 《욕망의 진화》 《적응과 자연선택》 등이 있다.

윤민희_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형예술 이론 전반에 관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조형예술의 융합연구 및 교육, 논문작성법 등이다. 저서로 《문화의 키워드, 디자인》 《새로운 조형예술의 이해》 《조형예술 작품 분석 및 글쓰기》 등이 있다.


책 내용

교양도서 읽는 법_교양도서라면서 추천한 목록을 살펴보면, 아직 능숙하지 않은 이가 읽기 어려운 책이 수두룩하다. 특히 각 대학에서 발표한 교양도서 목록을 보노라면, 이게 읽으라는 건지 사서 책장에 꽂아만 놓으라는 건지 알 수 없는 책이 포함되어 있다. 사실 교양도서의 본디 뜻에 걸맞은 책은 청소년 시절, 독서운동에 열정 있는 교사가 읽어보라고 나누어준 목록이다._[21~22쪽]

문학도서 읽는 법_어떤 사람들은 이 이해할 수 없음을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제시한다. 하지만 알 수 없다는 ‘조건’과 알려고 하지 않는 ‘의지’는 같은 문제가 아니다. 문학이 우리에게 타인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가져다주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타인에게 가장 근접한 지점까지 데려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_[61쪽]

인문고전 읽는 법_인문 분야에서 고전에 해당하는 책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을 견뎌온 책들이다. 이를테면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고전인 《논어》와 서양의 대표적인 고전인 플라톤의 《대화편》은 모두 2,500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견뎌온 헌책 중의 헌책이다.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지속되는 것들 또한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만, 책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 어떤 책의 존속 여부를 가늠하는 데 시간의 흐름보다 더 공정한 심판관은 없다._[102쪽]

사회과학도서 읽는 법_한편으로 보면 동네 어귀 구멍가게 아줌마의 삶, 공장에 다니던 옆집 누나와 형들의 삶, 미장기술자 아저씨의 삶, 버스정류장 토큰팔이 아주머니의 삶, 시장 좌판 장사를 하는 아저씨의 삶은 그 누구의 삶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고유함을 가졌다. 또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분들의 삶은 동시대 사회구조에 의해 틀 지어진 공통된 궤적을 가지고 있었다. 좋은 사회과학책들은 고유명사의 유일함과 보통명사의 공통됨을 동시에 담고 있으며, 고유명사로서의 삶과 보통명사로서의 삶을 사회적 삶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어준다._[135쪽]

자연과학도서 읽는 법_말은 인간의 진화된 본성이다. 인간은 정상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라면 따로 배우지 않아도 어느 순간 모국어를 유창하게 듣고 말하게끔 수백만 년에 걸친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되었다. 반면에 글은 진화된 본성이 아니다. 문자 체계는 고작 8천여 년 전에 발명되었기에, 읽고 쓰기에 특화된 심리적 적응이 진화할 시간은 없었다. 덕분에 우리는 오랜 기간 지도를 받고 부단히 연습해야 간신히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을 배울 수 있다._[196∼197쪽]

예술도서 읽는 법_예술의 기원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예술은 인간의 총체적 삶 속 거의 모든 행위에 관련되어 우리의 경험을 고양시키며 인생의 중요한 가치와 연관된다. 예술도서를 통해 “예술의 본질 및 기원에 관한 문제, 예술과 노동의 문제, 예술의 사회적 측면과 창조적 측면의 문제, 이데올로기적 상부구조로서 예술의 문제, 예술과 사회의 불균등한 발전의 문제, 예술과 현실의 관계에 관한 문제” 등을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예술도서를 읽는 것은 예술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_[234~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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