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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연구’, 국제 학술지에 논문 게재

2018-06-28 교육

응용물리학과 김선경 교수와 UNIST 박장웅 교수가 교신저자, 김상우 학생(응용물리학과 11학번)이 제1저자로 집필한 논문이 <Nano letters>에 게재됐다. 사진 왼쪽부터 김상우 학생과 김선경 교수.

응용물리학과 김선경 교수, 김상우 학생 ‘교학상장’ 결실
은을 활용한 투명전극 개발, 물리학계의 난제 풀어
“독립연구 통해 수업에서 배운 내용 심화, 확대”

산업계에서는 은을 많이 사용한다. 전기전도도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은을 막대 모양으로 아주 잘게 쪼개면(1㎛, 머리카락의 약 1/50 크기) 투명해진다. 본래의 물성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특성을 활용하면 투명전극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은 나노막대에서 일어나는 고유의 빛 산란 현상 때문에 투명전극 산업에 활용되기 어려웠다. 유리가 갈려있는 것처럼 뿌옇게 보여 투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리학계에서 고민하는 이 난제를 응용물리학과 김선경 교수와 김상우 학생(11학번)이 독립연구를 통해 풀어내 관련 논문을 최근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Nano letters>에 게재했다. 이 논문은 김선경 교수와 UNIST 박장웅 교수가 교신저자, 김상우 학생이 제1저자로 집필했다.

“기존 기술보다 전기전도도와 투명도 월등히 뛰어나”
김선경 교수는 “기존의 은 나노막대를 이용한 투명전극은 투명도가 떨어진다. 이번 연구에서 산화막을 활용한 빛 산란 억제 기술을 도입했더니 유리판에 은 나노막대가 흩뿌려져 있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이미지가 선명하게 보였다”라고 말했다.

현재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터치스크린, LED, 발광다이오드, 태양전지 등 투명전극 관련 시장은 ITO(Indium Tin Oxide, 인듐 주석 산화물)가 99%를 차지하고 있다. 김선경 교수와 김상우 학생이 개발한 은 나노막대는 이보다 전기전도도와 투명도가 월등히 뛰어나다. 더 좋은 투명전극을 만든 것이다.

사진 왼쪽은 기존의 은 나노막대를 유리판에 흩뿌려 놓은 구조. 오른쪽은 같은 구조에 산화막 기술을 적용해 투명도가 개선된 모습.

이 연구는 2017년 3월, 김상우 학생이 독립연구를 위해 김선경 교수가 지도하는 나노광학연구실에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됐다. 김상우 학생은 수업을 “요리의 레시피”라고 말한다. 요리를 배울 때 레시피를 통해 정보를 얻듯이, 학생은 수업에서 지식을 쌓는다. 그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배운 것을 응용하고 싶어서 독립연구를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김상우 학생은 “실험 데이터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서 어려울 때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선경 교수는 “학생은 실패를 통해 배운다. 대학에서는 실패 원인만 찾아낼 수 있어도 교육적으로 충분하다”라고 답했다.

학부생이 제1저자로 <Nano letters>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김선경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상우 학생은 성적이 좋다. 수업에 충실한 학생이 결국 연구도 잘한다. 물리학 이론을 처음 접할 때는 뜬구름 잡는 얘기 같지만, 그 이론을 잘 정립하면 응용력이 생기고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다.”

김선경 교수는 “실패의 원인을 찾는 것도 교육이다”라고 말했다.

궁극적 목표, “‘빛 산란의 인위적 제어’를 이루는 것”
“물리학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왜 일어났는지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김선경 교수는 김상우 학생과 계속해서 독립연구를 통해 은 나노막대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있다. 그 메커니즘을 활용해 막대형 구조뿐 아니라 여러 차원을 가진 구조체에서 산화막 기술이 성립될 수 있는지 증명하는 것이다. 이어 산업계를 위해 은보다 경제성이 뛰어난 구리를 연구할 계획이다.

‘빛은 퍼진다’는 것은 물리적 명제이자 난제다. 김선경 교수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물질을 통해 발생하는 빛 산란을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것이다.

김선경 교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교실에서 배운 지식을 거기서 끝내면 ‘죽은 지식’이다. 그것을 현장에서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손으로 느껴야 ‘산 지식’이 될 수 있다”라며 “학부생들이 더 많은 연구를 했으면 한다. 경희에는 뛰어난 실험실이 많으며 독립연구 외에도 학생들이 연구할 수 있도록 개별연구, 졸업연구 등의 제도가 마련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상우 학생은 “학부생 신분으로 <Nano letters>에 기고한 것은 영광이다. 이 경험이 ‘독이 든 성배’가 되지 않도록 자만하지 않고 계획대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술 개발을 위한 공학, 원리를 밝히기 위한 물리학. 이 두 축이 나노광학연구실을 이룬다. 사진은 나노광학연구실 연구원들.


 
<김선경 교수 프로필>

경희대학교 응용물리학과 교수. 발광다이오드, 태양전지, 투명전극, 복사냉각, 고온발열체 등에 대해 연구를 이어왔다. KAIST에서 물리학과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하버드대학교 박사 후 연구원, LG전자 책임연구원을 역임했다. 주요연구실적으로는 "A full-visible-spectrum invisibility cloak for mesoscopic metal wires" (Nano Letters 18:3865-3872, 2018), "An optically flat conductive outcoupler using core/shell Ag/ZnO nanochurros" (Small 14:1800056, 2018), "Enhancement of light absorption in silicon nanowire photovoltaic devices with dielectric and metallic grating structures" (Nano Letters 17:7731-7736, 2017) 등이 있다.

김상수(커뮤니케이션센터, ss@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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