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서울캠퍼스의 새 명소, ‘걷고 싶은 거리’
2018-05-02 교류/실천
교시탑~미술대학, 경희초교 보행로 및 ‘숲속 산책로’ 설치
안전하고 쾌적하고 아름다운 ‘생태 탐험로’
새봄을 맞아 서울캠퍼스에 새로운 명소가 태어났다. 지난 4월 완공된 ‘걷고 싶은 거리’다. 교시탑에서 미술대학, 국제교육원 앞 삼거리에서 경희여중·고, 선동호, 경희초등학교에 이르는 T자형 도로 좌·우측에 보행로가 설치돼 구성원 및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걷고 싶은 거리’는 무엇보다 안전하다. 보행자와 차량을 분리해 안전을 확보했다. 아름답고 쾌적한 캠퍼스를 더욱 가까이할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선물이다. 더 큰 선물이 있다. 구성원 간 소통은 물론 인간과 자연의 소통까지 가능한 것이다.
기존 녹지 최대한 살리고, 친환경 자재 사용
‘걷기의 즐거움’을 만끽해보고자 걷고 싶은 거리에 올랐다. 호텔관광대학 앞을 오가는 차량들을 유의 깊게 살피지 않아도 되니 그간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였다. 두견화라고도 불리는 진달래다.
앞 다투어 봉오리를 터트린 붉은 진달래, 자줏빛 진달래가 작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길 따라 놓인 바위들과 어우러져 봄기운을 한껏 뽐낸다. 진달래에 취해 길을 오르다보니 ‘팔선녀상(경희인상)’이 반겼다. 그 아래 설치된 데크에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있는 학생들. 경희의 새로운 포토존이다.
미술대학과 경희여중고·선동호·경희초교로 갈라지는 T자형 삼거리에 설치된 데크에 서면 경희캠퍼스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존 녹지를 최대한 살리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덕분이다. 소나무, 단풍나무, 벚나무, 참나무 등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담고자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 찍기 바쁘다.
더 가까워진 선동호, 더 가까워진 자연
데크와 이어진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 폭포소리가 먼저 말을 건넨다. 그간 안전을 이유로 접근이 제한됐던 선동호가 ‘개방’되며 선동호로 향하는 작은 폭포까지 볼 수 있게 됐다. 나무와 폭포를 오가는 까치가 정겹다. 걷고 싶은 거리를 걸으면 주변 경관은 물론 연못의 생태까지 가까워진다.
선동호에 설치된 데크에 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유유히 호수를 누비는 비단잉어들, 호수 위로 뻗어있는 소나무, 호숫가의 여린 잎들, 고개를 들면 보이는 고황산의 기개와 푸르른 하늘까지. 한 폭의 그림이 여기 있다.
이엘리(주거환경학과 17학번) 학생은 “과제, 시험 등 해야 할 일이 많고, 머리가 복잡할 때 걷고 싶은 거리를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걷고 싶은 거리를 통해 숲이 가까이 있다는 걸 실감했고, 자연과 가까이 있을 때 인간이 온전해진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나무 한 그루, 돌 하나에도 깃들어 있는 경희정신
경희캠퍼스는 출발부터 남달랐다. 1953년 국내 대학 최초로 마련된 마스터플랜에 의해 각종 건물과 시설이 하나하나 들어섰다. 서울캠퍼스에 숲이 많은 것은 경희대가 설립 초기부터 자연 보호에 남다른 열정을 가졌기 때문이다. 나무 한 그루, 돌 하나에도 창학정신이 깃들어 있다.
한국인에 의해 처음으로 세워진 석조 건물인 본관을 지을 때, 공사에 방해가 돼도 소나무를 자르지 않았다. 다들 나무를 심을 수 없다고 하는 곳에도 드릴로 바위에 구멍을 내어 은행나무를 심었다. 또한 온실을 먼저 지어 캠퍼스에 녹지를 마련하는 데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다.
‘걷고 싶은 거리’는 지난해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된 캠퍼스 종합 개발사업 ‘Space 21’의 연장선상에 있다. 걷고 싶은 거리는 구성원은 물론 경희캠퍼스를 찾는 시민들에게도 사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캠퍼스를 찾은 허경숙(65세) 동대문구 주민은 “경희캠퍼스의 아름다움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걷기 좋고, 걷고 싶은 거리가 생겨 더 아름다워진 것 같다”며 “시민들에게도 좋은 휴식공간을 제공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은지(커뮤니케이션센터, sloweunz@khu.ac.kr)
-
많이 본 기사
-
멀티미디어
-
-
신간
-
아픈 마음과 이별하고 나와 소중한 이를 살리는 법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
-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지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