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걷고 싶은 거리’, 다시 태어나는 캠퍼스
2018-02-23 교류/실천
서울캠퍼스 교시탑~미술대학, 경희초교 보행로 신설
선동호에 데크 설치, 아름답고 안전한 경희의 ‘새 명소’ 기대
호텔관광대학 앞을 지나다 보면 종종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호텔관광대학 앞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와 행인들이 서로 피하는 모습이다. 특히 경희초등학교 통학버스가 한꺼번에 나오는 하교 시간에는 행인들이 도로변으로 바짝 붙어야 한다. 차로가 좁고 가파른 데다 보행로가 따로 없어서 생기는 문제다.
오는 3월 말부터는 이런 위험이 사라진다. 지난 1월부터 교시탑에서 미술대학, 국제교육원 앞 삼거리에서 경희여중·고, 선동호, 경희초등학교에 이르는 도로 좌·우측에 보행로를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숙원 사업 중 하나였던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다.
오는 3월 31일까지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 진행
보행자와 차량을 분리해, 서로의 안전을 극대화하는 이번 사업은 크게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우선 ▲전용 보행로를 설치해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아름답고 쾌적한 캠퍼스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구성원 간 소통은 물론 인간과 자연과의 소통까지 고려하는 것이다.
교시탑에서 출발하는 전용 보행로는 중간에 끊김 없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걷는 사람들이 자동차의 방해를 받지 않고 ‘걷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동선 체계를 지향한다. 기존의 녹지를 최대한 살리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보행자들은 걷는 동안 도심을 떠나 깊은 숲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전용 보행로 곳곳에 잠시 걸음을 멈출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된다. 미술대학과 경희여중고·선동호·경희초교로 갈라지는 T자형 삼거리에는 데크를 설치해 사계절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곳곳에 분주한 일상 속 ‘쉼표’ 역할을 하는 벤치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사업이 구성원 및 시민들에게 주는 선물은 안전과 쾌적함 외에 또 있다. 그간 안전을 이유로 접근이 제한됐던 선동호가 ‘개방’되는 것이다. 이번에 조성되는 ‘걷고 싶은 거리’의 동선이 선동호까지 연결돼 그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연못의 생태와 주변 경관을 보다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창학 초기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자연 사랑’
이번 사업에는 경희가 자연을 대해온 방식이 그대로 녹아있다. 경희는 창학 초기, 회기동 고황산 기슭에 터를 잡을 때부터 자연과의 친화력을 강조했다. 숲과 나무는 물론 돌 하나도 함부로 훼손하지 않았다. 국내 대학 최초로 100년 앞을 내다본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건물을 세우고 조경을 다듬어왔다.
한국인에 의해 처음으로 세워진 석조 건물인 본관을 지을 때, 공사에 방해가 돼도 소나무를 자르지 않았다. 또한 다른 건물보다 온실을 먼저 지어 캠퍼스에 녹지를 마련하는 데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다. 경희가 국내 대학 캠퍼스 중 녹지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새봄과 함께 모습을 드러낼 ‘걷고 싶은 거리’는 지난해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된 캠퍼스 종합개발사업 ‘Space21’의 연장이다. 한의대, 간호대, 이과대가 이전한 신축 건물, 학생 9백여 명이 입주한 신축 기숙사 ‘아름원’에 이어 ‘숲속 산책로’가 경희 캠퍼스에 ‘새로운 표정’을 불어넣을 것이다. 구성원은 물론 경희 캠퍼스를 찾는 시민들에게도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술대학에서 근무하는 성기민 조교(미술전공 3기)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미술대학을 오갈 때 안전을 염려하지 않아도 돼 반갑다”라며 “공원처럼 아름다운 캠퍼스라는 평을 듣는 우리 학교 캠퍼스를 보다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민재(커뮤니케이션센터, ddubi17@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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