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꿈나무카드’ 이용자 위한 관리시스템 개발
2018-02-01 교육
‘SK 청년 비상 프로그램, 빅리더 팀’
결식 아동 카드 사용 데이터 분석하며 진로 결정
타전공과 융합해 진로 개척, 서울시장 표창 받아
국제학과 심규정 학생(12학번)의 ‘입시전략’은 ‘점수대로’였다. 대학에 입학한 후에야 그간 관심을 가져왔던 데이터 분석을 공부했다. 하지만 관심 분야와 상관없는 전공 선택으로 데이터 분석 공부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016년 10월 ‘SK 청년 비상 프로그램’의 ‘빅리더 팀’에 참여해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공부할 수 있었다.
경영학과 김유리안나 학생(16학번)은 아동가족학과로 입학해 경영학과를 다전공했다. 아동가족학과의 지식과 경영학을 접목해 사회에 참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심규정 학생과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지금은 아동 가족 정책 전문가가 되고자하는 꿈이 생겼다.
이런 경험을 이끈 사람은 창업보육센터의 전종식 교수다. 전 교수는 “경희대생들의 잠재력이 높다는 점을 느꼈고, 이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한다. 지난 2016년부터 전 교수는 학생들을 ‘SK 청년비상 프로그램’에 연결시켰고 이때 결성된 ‘빅리더 팀’을 지도하고 있다.
활동의 첫 번째 결과는 ‘꿈나무카드 프로젝트’로 꿈나무카드의 이용 현황을 빅데이터로 관리하는 시스템과 앱을 개발했다. 프로젝트는 큰 호응을 얻었고 학생들과 전 교수는 2017년 12월 20일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꿈나무 관리 시스템 알고리즘 개발
빅리더 팀의 프로젝트 모토는 세가지다. ▲ 선하고 좋은 일을 하자 ▲ 이를 통해 부족한 실력을 기르자 ▲ 자기를 변화시켜 사회를 성장시키자. 데이터 분석을 근거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심규정 학생과 김유리안나 학생을 포함한 총 6명의 학부생과 1명의 박사과정 학생이 팀을 이루고 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사회 문제는 ‘꿈나무카드’이다. ‘꿈나무카드’는 서울시가 결식 우려 아동에게 발급하는 카드로 신용카드와 같이 사용한다. 연간 45억 원의 예산을 16,732명에게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 가능한 가맹점을 찾기 어렵고, 사용처 편중 등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낙인효과’도 개선해야할 과제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관·학의 공동 노력이 필요했다. 서울시 빅데이터 캠퍼스와 서울시 가족 담당관은 관련된 데이터를 제공했고, (사)환경정의 안전먹거리 정의센터는 영양 불균형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 연구 모형 설정과 데이터 분석, 시스템 개발 등이 경희대 빅리더 팀의 몫이었다.
빅리더 팀은 꿈나무카드의 이용 내역, 거래 데이터, 편의점 구매내역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꿈나무카드 사용의 대부분이 편의점에서 이뤄지고 식사 비중이 36.6%에 불과해 아동 식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했던 당초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적에 맞지 않는 사용자의 이용패턴을 감지하기 위해 이상패턴 감지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상패턴 감지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영양 불균형 상태에 있는 아동을 발견해 도울 수 있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얻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꿈나무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사용자 주변 가맹점 위치와 우수 가맹점 리스트를 제공하고 SNS 리뷰 등도 확인할 수 있다.
프로젝트 실현 위해 관련 부처 인식 변해야
빅리더 팀은 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한 선결 과제가 ‘인식 변화’라고 입을 모았다. 김유리안나 학생은 “데이터 분석을 근거로 실질적 정책 효과를 얻을 수 있게 관련 부처들이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부처에서 빅데이터 근간의 정책 결정 경험이 없어 망설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종식 교수는 “사회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들을 조기 발견하고 대응하는 것이 현 정부 100대 중요 국정 과제 중 하나이고, 이것은 우리 프로젝트와 부합된다”며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꿈나무카드 프로젝트’는 먹거리 문제를 넘어 청소년 교육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 경험을 청소년 활동, 체험 교육 활성화, 청소년 국제교류와 연계하려는 것. 전종식 교수는 “앞으로 전개될 프로젝트들이 구체화되고 융합되면 하나의 청소년포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청소년 대상 프로젝트와 사회적 기업이 손쉽게 접목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꿈에 확신 가져
심규정 학생은 새로운 다짐을 했다. 심규정 학생은 “재학 기간 동안 장학재단의 장학금을 받아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며 “타인에게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성장한 만큼, 저도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진로를 정한 김유리안나 학생은 “앞으로 빅리더 팀 2기가 생기면 경험을 함께 나누고 새로운 프로젝트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정책에 관심이 생긴 것이 가장 놀라웠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종식 교수는 이런 학생들의 반응이 반갑다. 전 교수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2016년 동계 방학부터 참가 학생들과 ‘빡센 스터디’를 진행했다. 통계 프로그램인 ‘R’과 ‘Python’ 활용 방안, 앱 제작법, 데이터 분석, 시각화 등 프로젝트의 고도화를 위한 이론을 축적하는 시기였다.
다 전공 시너지 무기로 사회 문제 해결해 수익 얻을 수 있게
전종식 교수는 서로 다른 학과 학생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고민한다. 복잡한 사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융합이 필수적이다. 전 교수는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데이터 분석 결과를 근거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경험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포춘지가 이제 전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이는 사회공헌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사회공헌도 의미있지만, 빅리더 팀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방법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경희대 안에서 또 하나의 진정한 사회적 기업·사회적 경제가 소중한 싹을 틔우고 있다.
정민재(커뮤니케이션센터, ddubi17@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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