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정서영 교수, ‘세계 상위 1% 연구자’ 영예
2017-11-30 연구/산학
임종환·박은정 교수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 선정
나노 입자 활용한 암 표적 치료제 연구로 새로운 가능성 열어
“다양한 학문 분야 연구자들과 함께 할수록 연구 성과 높아진다”
연구자의 큰 꿈 중 하나는 자신의 연구가 세계적 영향력을 갖는 것이다. 그 영향력을 가늠하는 객관적 기준이 논문 피인용 횟수다. 연구의 탁월성은 피인용 횟수에 비례한다.
최근 세계 학술정보 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 옛 톰슨로이터)에서 2017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ighly Cited Researchers, HCR)’를 발표했다. HCR은 논문 피인용 횟수가 ‘세계 상위 1%’에 해당하는 연구자를 말한다.
올해 경희대학교 교수 3명이 HCR에 선정됐다. 약학과 정서영(약리학&독성학 분야), 식품영양학과 임종환(농업과학 분야), 동서의학대학원 박은정(약리학&독성학 분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전 세계에서 HCR로 선정된 연구자는 21개 분야에서 총 3,300명. 그중 한국인은 정서영, 임종환, 박은정 교수를 포함 28명이다. 대학별로는 경희대와 성균관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각각 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대, KAIST, KIST, 경상대가 2명 순이다.
임종환 교수(11월 23일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2년 연속 선정 포커스 기사 참조)에 이어 정서영 교수를 만났다. 박은정 교수는 인터뷰가 마무리되는 대로 기사화할 예정이다.
암세포에 약물을 표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나노 입자 개발
정서영 교수는 약물전달체계(Drug Delivery System, DDS)를 연구해왔다. 기존 약을 변형해 부작용을 줄이고 효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가 DDS다.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은 항암제를 암세포에 선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나노 입자에 약물을 결합한 DDS를 개발, 암 표적 치료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논문이다. 항암제가 표적에 도달하게 함으로써 기존 화학치료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정 교수는 “최근 암 표적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논문이 많이 인용된 것 같다”고 밝혔다.
정서영 교수 연구팀은 천연 고분자 재료 ‘키토산’과 나노 입자를 이용해 소수성(물에 잘 녹지 않는 성질)으로 변형된 키토산 나노 입자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나노 입자에 항암제를 담으면 암세포까지 전달되는 효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나노 입자는 약물을 세포 내 작용 부위에 전달할 수 있어 다른 치료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약물의 표적 전달 원리는 서로 다른 특징으로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하는 계면활성제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소수성의 나노 입자가 94%의 물로 이루어진 혈액과는 섞이지 않다가 암세포의 세포막에 침투해 암세포 내에서 항암제가 방출되는 것이다. 이 원리를 통해 나노 입자 내의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한다.
정 교수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개발한 것이 아니다. 그동안 밝혀진 원리를 응용해 더 나은 것을 만들었다”며 “약학, 의학, 화학, 물리학, 생화학, 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 연구자와 공동연구해 우수한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동연구로 세계적인 연구 성과 창출
이 논문은 현재까지 400회 이상 인용됐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정서영 교수는 “연구하는 데 있어서 종합적인 판단이 중요하다”면서 “이때 여러 학문 분야의 지식과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연구 그룹과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과학의 목적은 인류 문명에 기여하는 것이다. 경희대가 추구하는 가치와도 같다. 그런데 오늘날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한 학문 분야에서 해결할 수 없다. 공동연구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며 공동연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30년 이상 연구자의 길을 걸어온 정서영 교수는 “교수의 책무는 연구와 교육”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교수진의 탁월한 연구 성취가 탁월한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교수는 교육뿐 아니라 연구에도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올해 서울캠퍼스 부총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연구자로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교수들이 연구하는 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지원, 경희의 학술문화를 진작시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오은경(커뮤니케이션센터, oek8524@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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