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우리에게 대학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가?”
2017-12-05 교류/실천
‘경희 북토크’ 개최, 대학의 존재 이유와 더 나은 미래 모색
앤드류 델반코의 <왜 대학에 가는가> 함께 읽고 심도있는 논의
구성원 토론회 ‘미래 세대를 위한 탁월한 교육과 연구-경희의 도전’과 연계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Average is over)!’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양극화를 예측한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이 산업 구조와 직업 판도를 뒤흔들어, 고숙련자와 저숙련자를 제외한 중간층 다수의 실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문명전환의 시대다.
대학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17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한때 80%에 육박하던 대학진학률이 68.9%로 떨어졌다. 학령인구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대학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인간과 인류를 둘러싼 변화가 대학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다.
대학의 위기에 관한 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이때, 경희 구성원이 한데 모였다. 지난 11월 30일(목) 서울캠퍼스 네오르네상스관 네오누리에서 앤드류 델반코 컬럼비아대학 영문학 교수의 <왜 대학에 가는가>(문학동네, 2016)를 놓고 ‘경희 북토크’(이하 ‘북토크’)가 열렸다.
“우리에게 대학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연구소와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래고등교육연구소의 주관으로 열린 북토크에서 경희 구성원은 대학의 존재 이유와 대학의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미국 대학에서 본 우리 대학의 현실
<왜 대학에 가는가>는 ‘대학’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대학은 왜 존재하는가’, ‘대학에 왜 가는가’, ‘대학이 당면한 문제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는가’.
대학의 역사와 정체성, 대학의 현주소, 대학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전망을 담고 있는 <왜 대학에 가는가>는 미국 유수 대학을 대상으로 한 입체적 조명이지만, 우리 대학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의 위기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다.
사회를 맡은 조영욱 의과대학 교수는 <왜 대학에 가는가>를 간략하게 설명하며 “우리 대학을 비롯한 한국 대학 전체를 넘어 고등교육의 미래를 성찰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찾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북토크의 문을 열었다.
기조발제, ‘교양교육 강화’ ‘4차 산업혁명과 대학교육의 과제’ 다뤄
기조발제를 맡은 이영준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과 김정근 전자정보대학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 학장은 ‘대학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주제 도서를 꼼꼼히 소개한 뒤 ‘아시아적 교양교육 모델이 가능한가’, ‘칼리지(College) 혹은 교육 공동체 모델이 한국에서도 가능한가’, ‘세계적 지도자 교육인가 아니면 민주적 시민 교육인가’ 등을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제시했다.
문제해결을 위한 실마리로 중국 칭화대학 사례를 소개했다. 이 학장은 지난 11월 20일, 21일 ‘아시아교양대학연합회’ 창립 기념 학술대회에 참가, 중국 대학이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대학 개혁에 착수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칭화대학 사례도 여기서 접한 것이다.
<11월 24일자 ‘북경대의 자신감, 교양교육으로 세계지도자 양성’ 포커스 기사 참조>
이 학장은 “칭화대학을 비롯한 중국 대학은 대학의 책무를 재정의 하며 전 세계를 리드할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해 교양교육에 힘쓰고 있고,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이뤄진다”며 “중국이 급부상하는 이때 한국대학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고, 그 논의에서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근 전자정보대학장은 ‘4차 산업혁명과 대학교육의 과제’를 주제로 4차 산업혁명의 본질과 이것이 대학에 미칠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창의융합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기존의 교육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교육으로 창의성과 협업능력, 공감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융복합 교과과정을 확대하고, 프로젝트 중심 수업으로 전환해 창의성과 협업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초학문교육을 강화해 평생 직업이 사라지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양·전공 간 균형, 온라인 교육, 교수·학생 간 관계 변화 등에 주목
기조발제 후 좌담회가 이어졌다. 정원석 공과대학 사회기반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주제 도서를 읽고 기조발제를 들으며 전공교육과 교양교육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대학의 설립이념을 토대로 대외적인 변화와 현실적 문제도 고려해 교양과 함께 전공에 대한 탁월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교육에 주목한 강윤주 경희사이버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경희사이버대 학생들의 입학 목적을 조사한 결과 1위가 자기계발, 2위가 학위취득이었다”며 “교양교육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의미의 자기계발과 실용적 의미의 자기계발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문학적 소양 위에 전공지식을 축적, 건강한 시민임을 인증 받아 대학을 졸업하는 게 대학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 시대의 특성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며 “교육이 시대에 조응하고, 시대적 과제를 이행했을 때 대학의 다양한 가치가 충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은 학생들이 미지의 세계에서 삶을 계속 영위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 변화, 대학과 사회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심성원 미래정책원 직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능력주의라는 미명아래 개인에게 무한경쟁의 모든 책임을 묻는 사회구조 앞에서 무력감을 느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무력감을 느끼면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도 내면의 견고함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12월 6일 토론회 개최, 창의적 제도와 정책·대학문화 모색 예정
북토크에 참가한 표소연(관광학부 17학번) 학생은 “대학 진학 때 많은 고민을 했고, 대학 진학 후에도 내가 대학에 왜 왔을까 고민하다 북토크에 참가했다”며 “내가 지향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대학생활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하나의 촉매제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북토크 이후 구성원 간 공유된 문제의식은 12월 6일(수)로 예정된 구성원 토론회 ‘미래 세대를 위한 탁월한 교육과 연구-경희의 도전’(이하 ‘구성원 토론회’)에서 보다 심화된다.
경희는 구성원 토론회를 통해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대학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큰 전환’의 흐름이 요청하는 학술과 실천의 지평을 열어나갈 계획이다.
박은지(커뮤니케이션센터, sloweunz@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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