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후마니타스는 글 쓰는 사람이다”

2017-11-14 교육

‘제5회 후마니타스 글쓰기의 날’ 행사가 지난 11월 3일(금) 서울캠퍼스 오비스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촛불과 대학의 미래’라는 주제 아래 1부 서평 및 에세이 백일장, 2부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 초청 특강,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제5회 후마니타스 글쓰기의 날 백일장 개최
‘촛불과 대학의 미래’를 주제로 에세이·서평 쓰기, 초청 특강 이어져
간호학과 이재준 대상 수상, “더 나은 사회 만드는 사람 되자”

생각하지 않고 말은 할 수 있지만, 생각하지 않고 글을 쓸 수는 없다. 생각해야 자아와 타자를 발견하고 소통하며, 타자와 공감하고 연대하면서 더 나은 세계를 추구할 수 있다.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을 쓰면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 이는 후마니타스칼리지 글쓰기 교과가 추구하는 목표 중 하나다.

‘제5회 후마니타스 글쓰기의 날’ 행사가 지난 11월 3일(금) 서울캠퍼스 오비스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글쓰기의 날은 경희대가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해 매년 개최하는 학문과 평화의 지구촌 축제 ‘Peace BAR Festival(이하 PBF)’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올해 PBF 대주제인 “전환의 시대: 촛불과 평화의 미래” 아래 ‘촛불과 대학의 미래’를 주제로 정한 글쓰기의 날 행사는 1부 서평 및 에세이 백일장, 2부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 초청 특강,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생각하고 쓰고 고치는 글쓰기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촛불과 대학의 미래를 성찰하며 글쓰기의 힘을 확인했다.

서평 작품 <폭정>·<하벨의 정치철학과 한국의 시민사회>
에세이 글감 ‘나에게 촛불은 무엇인가’

후마니타스칼리지 글쓰기센터장 겸 글쓰기 강의 디렉터인 김진해 교수는 “촛불혁명이 정치권만의 문제로 축소되지 않고, 대학 공간을 조금이나마 바꾸어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백일장은 서평과 에세이 부문으로 나뉘었다. 서평 부문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와 역할을 모색하는 두 권의 책, <폭정>(티머시 스나이더), <하벨의 정치철학과 한국의 시민사회>(박영신) 중 하나를 택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라는 글감이 제시됐다. 에세이 부문은 ‘나에게 촛불은 무엇인가’에 관해 쓰는 것이었다.

서평 부문은 <폭정>(티머시 스나이더), <하벨의 정치철학과 한국의 시민사회>(박영신) 중 하나를 택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라는 글감이, 에세이 부문은 ‘나에게 촛불은 무엇인가’라는 글감이 제시됐다.

심사를 맡은 노희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자신의 구체적인 다짐을 보여주는 작품에 대상을 주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이어 “자신의 생각이 담긴 주제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알고 있는 정보를 나열하거나, 책의 내용을 꼼꼼하게 잘 정리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근거로 해서 자신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을 쓰며 생각하고, 촛불을 잊지 말자”
대상은 에세이를 쓴 이재준(간호학과 13학번) 학생에게 돌아갔다. 이날 수상한 학생은 총 12명으로 대상 1명(상금 50만원), 금상 2명(상금 30만원, 서평·에세이 각 1명), 우수상 4명(상금 20만원, 서평·에세이 각 2명), 장려상 5명(상금 10만원, 서평 2명·에세이 3명)이다.

이재준 학생은 “군 제대 후 첫 학기를 다니고 있는데 선물 받은 것 같아 좋다”며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참가자들에게 “우리만큼이라도 글을 쓰며 생각하고, 촛불을 잊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학생이 되자”는 말도 남겼다.

이날 PBF 2017 참가 소감문 공모전과 ‘평화’를 주제로 한 영상 공모전에 대한 시상도 이어졌다. 참가 소감문 대상(상금 20만원)은 심풀무(경영학과 12학번) 학생이 받았으며, 영상 공모전 금상(상금 20만원)은 오다솜(언론정보학과 16학번) 학생이 받았다.

2부는 대학의 여러 문제를 분석하고 비판해온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가 “촛불과 대학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대학은 인간의 존엄성이 유지될 수 있는 평등한 권리의 기준을 바로 세우는 것, 즉 잘못된 것을 바꾸는 것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당장 사회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해야”
2부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진격의 대학교> 등을 통해 대학의 여러 문제를 분석하고 비판해온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가 “촛불과 대학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오찬호 작가는 “사회에 대한 다른 퍼즐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특강을 시작했다.

그는 ‘취업사관학교’가 된 대학과 성장패러다임에 갇힌 사회를 비판하며, 인종차별, 젠더, 계층 문제를 예로 들어 “지금 당장 사회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을 양극화라 진단한 그는 “대학은 인간의 존엄성이 유지될 수 있는 평등한 권리의 기준을 바로 세우는 것, 즉 잘못된 것을 바꾸는 것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정> 서평으로 장려상을 받은 채주희(국어국문학과 16학번) 학생은 “학교생활이 바쁘다보니 정치와 관련된 생각을 많이 하지 못했었는데, 글쓰기의 날에 참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며 “글을 쓰면서, 특강을 들으면서 여러 생각을 하며 한 사회의 일원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지 고찰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은지(커뮤니케이션센터, sloweunz@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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