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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생체 간이식 수술 성공

2017-11-15 의과학경희

10월 14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간이식 팀 주선형·이승환 외과 교수와 신현필 소화기내과 교수가 간경화로 발전한 B형 간염 환자의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수술, 내과와 외과 협진
“간암 환자의 80%는 B형·C형 간염 환자, 주기적인 관리 필요”
국내 최초, 동소성 부분 보조 간이식 성공 등 장기 이식 수술력 인정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이 지난 10월 14일 간경화로 발전한 B형 간염 환자의 생체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간이식은 간 내부 혈관구조가 복잡해 문합술(장기와 장기를 서로 접합시켜 잇는 수술)이 까다로워 장시간이 필요한 고난도 외과수술이다.

주로 만성 B형·C형 간염 환자에게 생기는 간경화는 간이 염증으로 섬유화돼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간경화 증상으로는 피부에 반점이 나타나거나 복수가 차고 심하면 간성혼수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 말기 간경화는 약으로 치료할 수 없으며 간이식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형이 동생에게 간 공여
A(43세) 씨는 오랫동안 앓아온 B형 간염 증상이 심해져 간경화가 발병됐다. 지난 5월부터 복수, 호흡곤란, 식도 정맥류 증상으로 복수천자(복강에 고인 액체를 뽑아내고 검사하는 의료 행위)와 이뇨제 치료를 받아왔다.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생체 간이식을 받기로 했다. A 씨의 형인 B(45세) 씨가 간을 공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식할 간의 무게와 이식받을 환자의 체중 비율(Graft versus Recipient Weight Ratio, GRWR)이 0.9%로 작았고 B 씨에게 지방간이 발견돼 수술할 수 없었다. B 씨는 한 달간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4~5kg의 체중감량을 했고, 지방간 수치를 정상화해 간 기증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었다.

수술은 10명 이상의 의료진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10월 14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어진 어려운 수술이었다. B 씨의 간 65%를 떼어내 A 씨에게 이식했고 A 씨는 수술 후 6일 뒤에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이상 소견 없이 빠른 속도로 건강이 회복됐다.

수술을 집도한 주선형 교수는 “혈관 문합의 난이도가 높고 이식편 대 수혜자 중량비(GRWR)가 다소 부족했지만 이식 간이 충분한 기능을 했다”라면서 “수술 후에도 면역 거부 반응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과·외과가 협진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현필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 B형·C형 간염, 간경화 환자가 간암 위험군에 속하며, 전체 간암 환자의 80%는 B형·C형 간염자다. 간경화는 바이러스 간염이나 음주가 원인이다. 간암으로 가는 바이러스 간염을 차단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라고 당부했다.

국가가 인정한 강동경희대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은 공여자에 따라 뇌사자 장기 이식과 생체 장기 이식으로 나뉜다. 한국의 뇌사자 간 기증은 이식 대기자의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으며, 뇌사자의 장기를 받으려면 평균 267일이 걸린다.

반면 생체 간이식은 기증자만 나타나면 바로 수술할 수 있으며 한국의 경우 간이식 수술의 85% 정도가 생체 간이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뇌사자 간 이식 은 3년 생존율이 75%, 생체 간이식은 3년 생존율이 85% 수준이다. 간이식 수술 후 3년 내 가장 높은 사망원인은 간세포암의 재발로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신현필 교수는 “만성 간염 환자는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약이 잘 듣는지, 내성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고, 약을 먹지 않는 감염자도 주기적으로 재활성화를 점검해야 한다. 간암은 지각증상이 거의 없다. 증상이 없으니 병원에 안 가도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장기이식에 필요한 우수한 의료진과 의료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2008년에는 ‘요소회로 이상증(Urea Cycle Disorder)’ 환자를 대상으로 동소성 부분 보조 간이식(Auxiliary Partial Orthotopic LT, APOLT) 수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다. 이 간이식은 환자의 간 전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 제거하고 그 자리에 공여자의 간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2008년 동소성 부분 보조 간이식을 포함해 총 5건의 간이식 수술을 했고, 2014년에는 뇌사자의 간과 신장을 동시에 이식, 2017년 말기 간경화 생체 간이식 수술까지 총 7건의 간이식 수술이 행해졌다. 이 외에 장기이식센터에서는 현재까지 187회의 신장이식을 시행한 이력이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의 연이은 장기이식 수술 성공으로 2010년 ‘뇌사 판정 대상자 관리 전문기관(HOPO)’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뇌사 판정 대상자 관리 전문기관은 뇌사자 관리, 장기 적출 및 이식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최상위 이식의료기관으로 뇌사 장기기증 시 적출 장기의 이식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받는다.

2012년에는 전국 뇌사 판정 대상자 관리 전문기관 평가에서 우수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같은 해 ‘장기기증 및 인체조직 기증 유공단체’로 선정돼 국립 장기이식 관리센터(KONOS)로부터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장기이식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김상수(커뮤니케이션센터, ss@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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