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한국인만 모르는 ‘더 큰 대한민국’

2017-12-06 교류/실천

지난 11월 22일 ‘제43회 중앙도서관 독서토론회’에서 이만열 교수가 서적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레드우드, 2017)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보다’ 강연을 펼쳤다.

이만열 교수, 중앙도서관 독서토론회에서 한국의 미래 모색
“한국을 제대로 설명하는 새로운 홍보가 필요하다”
한국의 오랜 선비정신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정치, 사회 문제 해결해 나가야

43회를 맞은 ‘중앙도서관 독서토론회’가 지난 11월 22일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이만열(Emanuel Pastreich) 교수의 저서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레드우드, 2017)을 중심으로 한국의 위기 그리고 가능성에 대한 강의와 질의응답을 가졌다.

중앙도서관 독서토론회는 1998년 조정래 소설가를 시작으로 고은, 조병화, 신경림, 박완서 등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를 초청해 그들의 작품과 사상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자리를 가져왔다.

예일대학에서 중문학 학사 학위, 동경대에서 비교문화학 석사 학위, 하버드대학에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만열 교수는 일리노이대학과 조지 워싱턴대학에서 강의, 미국 재외한국문화원에서 세미나 및 한국 소개 자료를 편집하기도 했다. 현재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동아일보, 매일경제신문 등에서 필진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교수의 주요 저서로는 <세계의 석학들, 한국의 미래를 말하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하버드 박사의 한국표류기>, <중일 고전소설의 세속성 비교관찰> 등이 있다.

독서토론회 인사말에서 김한원 중앙도서관장은 “이만열 교수님은 미국에서 태어나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고 연구해왔다. 이 교수님은 이방인의 시각에서 한국을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보고 있다. 참석자들의 뜻깊은 시간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전통·정신을 바탕으로 한국을 알려야 한다”
이만열 교수는 ‘대한민국 미래를 보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 교수는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진단하면서 가능성과 잠재력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방법에 대해 인문학적 시각으로 여러 사회 현상을 들여다봤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 살 때, 한국 대사관에서 보여주는 콘텐츠가 다른 나라의 콘텐츠에 비교해 새로웠고 거기서 한국의 가능성을 찾았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었다.

외국인에게 한국을 소개할 때 흔히 사용하는 ‘한강의 기적’이란 말이 있다. ‘1945년 한국은 소말리아, 아프리카와 비슷한 경제 수준이었으며 열심히 노력해서 선진국 문턱까지 왔다’라는 설명은 외국인들에게 오해를 산다.

이만열 교수는 “인상 깊은 얘기지만 그 말을 들은 외국인은 한국을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이 과거에는 소말리아와 같은 나라였다고 인식하며 과학기술, 전통문화·예술 등이 없었다고 추측한다. 이런 설명은 역효과를 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지난 70년간 고도성장한 배경에는 몇몇 인사와 시민의 노력이 아니라 ‘조선 500여 년을 포함한 깊은 역사 속의 우수한 행정시스템, 교육제도, 과학기술, 문화·예술 등 여러 노하우가 쌓여있다’라는 식의 설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만열 교수는 “한국 전통사상 중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생태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태양광 제조 기술은 최고 수준이지만 정작 한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국내에서 기술을 사용하고 발전시켜서 수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인에게는 ‘개구리 콤플렉스’ 있다”
이만열 교수는 한국인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두 마리의 개구리가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 끓는 물 속 개구리와 좁은 시야를 가진 우물 안 개구리. 한국에 10년 살면서 개구리 콤플렉스를 봤다”라며 “한국은 미국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이 있지만 모든 장점을 살리지는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문맹률이 현저하게 낮으며 초·중등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우수한 과학기술로 IT 강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교수는 “태극기를 보면 한국 사회의 우수성이 보인다. 태극기는 형이상학적인 우주 원리를 표상하고 있다. 과학과 자연 이해를 통한 보편성과 주자학이 한국의 오랜 전통을 떠받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철학, 문학, 미술 등 인문학은 발전이 더디기만 하다. 과거 한국은 풍수지리를 통해 생태를 존중하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자연을 오염시키고 낭비하는 습관이 생겨났다.

이 교수는 “고도성장, 수출·무역 중심의 해외 판매와 나라 운영 방식은 끝났다. 한국의 전통사상인 유교를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 선비정신을 시대에 맞게 개선해 교수, 기자, 공무원, 변호사, 기업인 등 지성인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지역, 고향 의식이 약하다. 정체성의 기본인 소속감을 가져야 한다. 유교 사상에서는 자신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 나라, 세계, 우주 단계로 확장해 나간다. 강하고 좋은 더 큰 대한민국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독서토론회에 참가한 박지연(사학과 15학번) 학생은 “한국인의 시각과 사상을 통해서만 한국을 바라봤는데, 외국 교수님이 생각하는 한국을 처음으로 자세히 듣게 됐다”라며 “한국의 사상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하게 된 기억에 남는 강의다”라고 말했다.

김상수(커뮤니케이션센터, ss@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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