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박영국 치과대학장, 세계치과의사연맹 집행위원 당선
2017-09-26 의과학경희
전 세계 구강 보건을 위한 정책 결정과정에 참여
“구강건강 없는 전신건강 없다”, 기본권으로서의 구강건강 강조
“전 세계 지역 상황에 맞춘 정책 펼칠 것”
박영국 치과대학장이 지난달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FDI(F?d?ration Dentaire Internationale) 세계치과의사연맹(World Dental Federation, 이하 FDI) 총회에서 협의회(Council) 집행위원(이하 FDI 집행위원)에 당선됐다. 협의회는 FDI의 최고 집행기구로 교육 및 임상, 보건 등 업무 전반을 관장하고 치의학계에 미션과 비전을 제시한다.
FDI 집행위원 자격을 얻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10명. 한국은 2002년 故 윤흥렬 회장 이후 15년 만에 두 번째 집행위원을 배출했다. 박영국 학장의 당선으로 인류가 당면한 구강건강·보건 문제해결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구강건강은 인류가 누려야 할 기본권”
FDI는 1900년 프랑스에서 발족된 국제기구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더불어 건강·보건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여 개 국가회원 단체와 약 135개국 이상의 전문가 그룹이 참여한다.
구강건강에 대한 FDI와 박영국 학장의 생각은 일맥상통한다. 박 학장은 “구강건강 없는 전신건강은 있을 수 없다”며 “입으로 씹고, 삼키고, 맛보는 능력에 더해 웃고, 말하고, 생각과 뜻을 표현하는 능력까지 포함하는 게 구강건강”이라고 설명했다. 구강건강은 인류가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권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박영국 학장은 2004년~2007년, 2010년~2013년 두 차례에 걸쳐 FDI 교육위원회(Education committee) 위원, 2013년~2016년까지 동 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3전 4기’로 전 세계 보건의료 인력과 네트워크 형성
박영국 학장은 FDI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전 세계 보건의료 인력 교육 관련 실무를 담당했다. 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인력을 교육시켰다. 박 학장은 2007년 임기가 끝나고 재선에 도전했으나 2007년 인도 두바이 총회 낙선, 2008년 싱가포르 총회 낙선, 2009 캐나다 몬트리올 총회까지 낙선하며 3년을 계속 실패했다.
박 학장은 “그때는 낙선이 부끄럽기도 했는데 지나고 보니 맷집을 키우고, 낙선에 대한 면역도 생기는 좋은 기회였다”며 “그 과정에서 전 세계 보건의료 인력과 네트워킹이 생겼다”고 말했다. 2010년 브라질 살바도르 다 바이아 총회에서 교육위원회 위원에 다시 한 번 당선된 박 학장은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2013년~2016년까지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임기를 마무리한 박 학장은 여러 관계자의 권유로 FDI 집행위원에 출마했지만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FDI 세계치과연합 선거제도는 1개국 1표제가 아니라, 회원 숫자와 재정 부담률에 따라 투표권 수가 다른 복수투표제이기 때문이다. 박 학장은 “어떻게 낙선의 변을 말할지 유세기간 내내 고민했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투표는 시작됐고, 박 학장이 60%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영양결핍으로 인한 ‘노마’, 구강질환 재정 부담 등 여러 이슈 다룰 계획
박영국 학장은 FDI 집행위원으로서의 계획도 언급했다. 박 학장은 “입안에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세균은 병을 일으키지 않는데, 개발도상국이나 아프리카의 경우 영양결핍으로 인해 정상적인 세균이 병을 일으킨다”며 “이 같은 ‘노마’라는 병에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노년인구 증가에 따라 구강질환 관련 재정 부담이 큰 선진국의 경우도 설명했다. 박 학장은 “2015년 다보스 포럼은 노년기 구강건강으로 인한 각국의 재정 부담을 경고한 바도 있다”며 “지금 손쓰지 않으면 각국은 감당하지 못할 재정 부담이 다가올 것이고, 집행위원으로서 이 같은 이슈를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FDI 집행위원 활동은 학교생활의 연장”
경희대 치과대학은 1967년 한국에서 한국인에 의해 최초로 설립된 치과대학이다. 최적의 구강 보건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치과대학은 치과대학 50년사를 발간하고,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다.
경희대 창학 이념을 치과대학 교육과정에 잘 녹여내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라 여긴다는 박영국 학장은 “경희 정신과 FDI의 철학이 맞닿아 있음을 확인하고 전율을 느꼈다”고 표현했다.
이어 “FDI 집행위원 활동은 학교생활의 연장이라 생각한다”며 “집행위원 활동을 통해 얻는 여러 지식, 정보를 교육에 반영해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며, 경희 정신이 생활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구강건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구적 통찰력을 가진 인재 양성이 목표”
박영국 학장은 ‘중용’의 ‘곡능유성(曲能有誠)’이란 한자성어를 좋아한다. “작은 일에도 성심성의를 다 하면 정성스럽게 되고, 정성스럽게 되면 빼어나게 되고, 빼어나게 되면 향기를 뿜고, 향기는 곧 세상을 변하게 한다”는 뜻이다.
박 학장은 “세상을 변하게 하는 일은 거대한 일이 아니라, 작은 일에서부터 최선을 다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이 연장선상에서 학생들에게 ‘정직’과 ‘완전성’을 강조하고 있고, 학생들도 사회에 진출해 각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자’로 불리길 소망한다는 박 학장은 “의료인으로서의 능력과 함께 지역사회를 넘어 지구적 통찰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박은지(커뮤니케이션센터, sloweunz@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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