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고등교육의 미래와 세계시민의 과제

2017-10-02 교류/실천

지난 9월 22일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미래리포트 2017’은 ‘문명전환의 시대: 고등교육의 미래와 세계시민의 과제’라는 주제 아래 현재 인류가 직면한 문제와 그 원인, 해결책에 대해 논의했다.

Peace BAR Festival 2017(6) 미래리포트 2017
청년세대의 전환 설계 역량에 주목
‘로마컨퍼런스 청년학생포럼’을 통해 심화 확대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까지 거리를 달군 촛불혁명은 민주주의의 위기, 자본주의의 위기 앞에서 시민 스스로가 문명전환 시대의 주역으로 다시 서고자 한 사건이다. Peace BAR Festival(PBF) 2017은 이 같은 현실을 주시하며 세계시민적 리더십에 주목했다.

지난 9월 22일 평화의전당에서 PBF 2017 프로그램 ‘미래리포트 2017’이 열렸다. ‘문명전환의 시대: 고등교육의 미래와 세계시민의 과제’라는 주제 아래 현재 인류와 대학이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청년세대의 전환 설계 역량에 주목, 고등교육의 미래를 상상했다. 촛불의 주역이자 미래 세대의 주역으로 성장할 청년들의 상상과 실천은 오는 11월 로마에서 개최하는 고등교육 컨퍼런스를 통해 심화 확대될 예정이다.

‘로마컨퍼런스 청년학생포럼’ 참가 학생
“고등교육의 미래 과제는 세계시민 양성…현실적 장애 극복해야”

‘미래리포트 2017’의 발표는 오는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로마컨퍼런스 청년학생포럼’에 참가할 22명의 학생이 준비했다. ‘로마컨퍼런스 청년학생포럼’은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WAAS) 주관으로 이탈리아 로마대학에서 열리며 전 세계 11개 참가대학 중 아시아권에서는 경희대가 유일하다.

발표를 맡은 박유지(경영학과 14학번), 하예은(국제학과 16학번) 학생은 고등교육의 미래와 세계 시민의 과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들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문명전환의 특징을 찾았다. “인간과 기술의 대립이 아닌 양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노력에 고등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 이유에 대해 “고등교육은 독립성, 안전망, 집단지성이라는 세 가지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자유주의적 성장, 민주주의의 한계, 혐오주의 등이 고등교육의 미래를 여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래의 선구적 교육사례와 새로운 교육 환경을 살피며 “세계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고등교육의 미래 과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이 같은 고등교육의 미래를 가로막는 현실적 장애물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토론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래리포트 2017’의 발표는 오는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로마컨퍼런스 청년학생포럼’에 참가할 22명의 학생이 준비했다. 발표를 맡은 박유지(경영학과 14학번), 하예은(국제학과 16학번) 학생은 고등교육의 미래와 세계 시민의 과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사진은 박유지 학생.

“문명전환의 시대, 인간 존재적 특성 살펴야 한다”
패널로 참가한 조영욱 의과대학 교수는 “학생들의 고민을 여실히 느꼈다”며 “무엇보다도 문명전환의 시대에 철학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학의 핵심에 ‘사랑과 평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며 “인간은 다양성, 지성, 감성을 가진 존재이고, 인공지능(AI)이 따라올 수 없는 존재적 특성이 있기에 인간존재의 의미를 다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은 학생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며 “경희대가 2015년부터 추진해온 미래혁신을 위한 실천이 아직 큰 진전을 보고 있지 못한 것 같다”는 우려 섞인 진단도 내렸다.

김상준 공공대학원 교수는 “고등교육의 미래를 논하기에 앞서 초· 중등교육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교육의 위기는 틀리지 않으려는 훈련에 익숙하게 만드는, 또 그것을 강제하는 교육 때문”이라고도 강조했다. 한편 “학생들의 자기 내면 분석이 필요하며, 그것이 대학교육의 본령”이라고 말했다.

“AI, 새로운 인간 가능성의 계기”
미래리포트 2017 컨퍼런스를 찾은 미카엘 잔토프스키 하벨도서관장은 문명전환의 지표로서의 AI 문제를 언급하며 “이를 단지 인간존재의 위기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간 가능성의 계기로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베르토 바우티스타 전 CoNGO 의장은 “고등교육의 미래가 고등교육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라며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시민 양성이라는 목적의식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교육은 불을 지피는 것이다. 지식 습득의 문제가 아닌 마음에 목적의식과 열정을 지펴야한다”고 말했다.

미래리포트 2017 컨퍼런스를 찾은 리베르토 바우티스타 전 CoNGO 의장은 “고등교육의 미래가 고등교육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라며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과 현실의 조화는 우리 시대의 규칙을 모색하는 것”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이한구 미래문명원 석좌교수는 “이상과 현실의 갈등, 괴리만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내용도 미래리포트 2017에 담았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미래리포트 2017을 함께 준비한 박범근(정치외교학과 15학번) 학생은 “인문학, 인간에 대한 탐색이 한 개인의 생존을 위한 기술로 전락될 위험성도 있다”며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교육, 고등교육의 미래를 열기 위한 교육 혁신은 인류전체에 대한 보편적인 지향을 목표로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예지(정치외교학과 15학번) 학생은 “‘대학은 왜 존재하는가’를 물어야 한다”며 “대학이 세계시민으로서의 특권을 지닌 인간을 양성하는 공간이 아닌가” 하는 물음을 던졌다. “기술발전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교수와 학생이 이분화 되지 않고,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공간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며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대학이 사라지는, 즉 대학의 소멸이 대학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해본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김윤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시민은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결정권자라고 생각한다”며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가장 현명하고 지혜로운 길은 주어진 규칙을 따르는 게 아니라 우리 시대와 인간의 행복에 적절한 규칙이 무엇인지 모색하고 그것을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래리포트 2017은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고 시민으로서 세계, 우주까지 지평을 확장해나가는 문명전환의 시대에 우리에게 걸맞은 규칙이 무엇인지 모색하는 자리였다”며 “이러한 노력을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가기를 염원한다”고 마무리했다.

‘로마컨퍼런스 청년학생포럼’ 참가단은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설문조사와 소셜 픽션(Social Fiction, 특정 주제를 놓고 함께 상상해보는 대규모 집단 토크),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경희 구성원들의 생각을 모아 ‘로마컨퍼런스 청년학생포럼’을 준비하고, 그 과정과 참가기를 묶어 올 연말 ‘미래리포트 2017’을 펴낼 예정이다.

사회를 맡은 김윤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미래리포트 2017은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고 시민으로서 세계, 우주까지 지평을 확장해나가는 문명전환의 시대에 우리에게 걸맞은 규칙이 무엇인지 모색하는 자리였다”며 “이러한 노력을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가기를 염원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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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지(커뮤니케이션센터, sloweunz@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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