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세계적 학과·단과대학으로 ‘세계적인 대학’ 실현
2017-09-06 교육
2017학년도 2학기 교무위원연찬회(下)
세계 정상 향한 학과·단과대학 발전전략 공유
“승진·재임용 기준 및 정년보장 교수 최소 연구 실적 기준 강화해야”
2017학년도 2학기 교무위원연찬회가 지난 8월 24일(목) 광릉캠퍼스 평화복지대학원에서 개최됐다. 이날 ‘대학 핵심가치 강화와 미래를 향한 경희의 도전’을 주제로 발표와 논의가 이어졌다. 교무위원연찬회에서 발표된 주요 정책과 토론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그 두 번째로 세계 정상을 향한 학과·단과대학 발전전략과 분임토의 내용 등을 다룬다.(편집자 주)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논의된 ‘4차 산업혁명’이 이제 낯설지 않다. 최근엔 인류가 새로운 지질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신생대 홀로세를 지나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로 진입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인류는 전례 없는 풍요와 번영의 시대를 누리고 있지만, 성장과 개발 편향의 현대적 삶의 양식이 우리 삶의 유일한 터전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리고 대학은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경희대학교는 문명전환기에 처한 개인과 사회, 인류의 미래를 보다 깊이 성찰하고 전망하는 대학의 길을 열어나가고 있다. 2017학년도 2학기 교무위원연찬회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창의적 교육과 학습, 교류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학문 다양성 존중 문화로 세계적 학문분야 늘어…호텔관광대학 세계 11위
경희는 ‘대학다운 대학’을 목표로 대학의 핵심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2012년부터는 각 학과 및 단과대학(원)의 학문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학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대학문화를 정착시켜나가고 있다. 학문의 다양성과 탁월성을 이뤄내는 것이 대학의 근본 가치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문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전략적 학문분야 지원, 학문분야별 맞춤형 정책 확대 실시, 우수 연구자 역량 강화(Empowerment) 지원, 우수 석학 및 연구팀 영입, 국제공동연구 활성화 등을 통해 학문의 다양성과 탁월성을 이뤄낼 계획이다. 이번 연찬회에서는 이 같은 계획과 함께 세계 정상을 향한 학과 및 단과대학 발전전략을 공유했다.
호텔관광대학은 ‘2017 상해교통대 세계대학 학문분야 평가’ 세계 11위(국내 1위)에 올랐다. 세계적인 웹 기반 연구 분석 플랫폼 인사이트(InCites) 자료 분석 결과, 관광학부 이충기 교수가 4위, 김우곤 인터내셔널 스칼라(International Scholar,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가 22위에 올랐다. 또한 경희대 연구 실적 중 33%를 전임교수가 아닌 연구교수, 대학원생, IS, BK 연구원, 박사 후 연구원이 작성하고 있었다.
김대관 호텔관광대학장은 이 같은 현황을 설명한 후 “전임교수 외 다른 연구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학대학, 특허와 기술이전 강점으로 대형 국가과제 선정
약학대학은 ‘2017 상해교통대 세계대학 학문분야 평가’에서 세계 101~150위(국내 2위)에 올랐다. 약학대학은 현재 위치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강점을 발굴하고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강점인 특허와 기술이전 실적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약점인 연구의 질적 향상을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약학대학은 올해 6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대형 국가과제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기초의과학 분야(MRC)’에 선정됐다.
약학대학은 연구의 질적 향상을 위해 강화된 승진 및 재임용 기준을 마련하고, 정년보장 교수들의 최소 연구 실적 독려, 융합연구 등 다양한 연구 교류 프로그램 장려 계획을 수립했다.
이경태 약학대학장은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본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면서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한 승진·재임용 기준 강화와 정년보장 교수의 최소 연구 실적 기준 상향을 제안했다.
공과대학, 융합형 특성화 교육 방향으로 개선
공과대학은 올해 교육부 최대 재정지원사업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과 미래창조과학부의 2대 공대 혁신사업,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지원사업 등에 잇달아 선정됐다.
공과대학은 지난해부터 문명사적 전환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교육·학습 및 연구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래에 대비한 학제 개편과 학문 간 연계협력을 논의하며 준비해온 ‘미래과학 클러스터’를 본격 추진하는 한편, 공학계열발전위원회를 발족해 공학 인재 양성 방안을 모색했다.
임성수 공과대학장은 “공과대학은 타 학과의 전공 인정 과목을 확대해 학생 선택에 의한 융복합 기회를 늘리고, 캡스톤 디자인을 강화하는 등 융합형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는 방향으로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캡스톤 디자인은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작품을 기획, 설계, 제작하는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의 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이다.
학생 중심으로, 학습권 보장 확대하는 학사제도 개편 추진 중
이번 연찬회에서는 2017학년도 1학기 연찬회에서 논의된 학사제도 개편의 연장선에서 ‘학생 교육·학습의 탁월성 강화’ 방안도 발표됐다.
경희는 학생 중심으로, 학습권 보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학사제도를 개편한다는 기조를 세운 바 있다. 이 기조를 바탕으로 3월부터 강의계획서, 수강신청, 수업, 강의평가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7월부터는 학생-교수-대학행정본부 구성의 ‘학사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학생과 사회가 요구하는 신규 교과와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전공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과목 선택권 확대, 융합교육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혁신…‘교육에서 학습으로’ 패러다임 전환
마지막 안건으로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을 위한 발전계획(안)’이 발표됐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시대 변화와 학생 요구를 반영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속 가능한 미래사회를 여는 글로벌 교양교육’으로 비전을 재정립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교육에서 학습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추구하고, 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의 연계를 강화해나간다. 지구사회봉사단(GSC), 미래혁신원, 미래문명원 등 교내 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해 교양교육이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영준 서울후마니타스칼리지학장은 “세계경제포럼(WEF)의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2016)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될 미래 직업에서 창의성, 협동능력, 비판적 사고력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새로운 인재상을 정립했다”고 말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새로운 인재상은 개인의 행복과 지속 가능한 미래사회를 창조하는 ‘전환 디자이너’,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창의력, 상상력, 협동력을 결합하는 ‘실천인’, 우주적 인식을 기반으로 문화세계를 창조하는 ‘세계시민’이다.
교육 프로그램도 변화된다. 교육과 학습 방식을 전환하기 위해 전 교과에 발표, 토론, 글쓰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핵교과 강좌 당 수강 인원을 30명 기준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선택과목으로 글로벌 어젠다를 가르치는 시민교육2를 개설해 에너지, 핵 문제, 평화, 난민, 세계 민주주의 등 지구적 이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자유이수 영역에 학생들이 음악(연주), 스포츠(단체종목), 요리(농사)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교과도 도입한다.
“융복합 추세에 따른 전공 변혁 위해 학과장 권한 강화해야”
계열별 분임토의에서는 학술역량을 위한 단과대학 석학 영입 및 연구역량 발전전략, 세계 정상권 단과대학·학과 발전전략, 대학 위상 제고 전략과 실행방안,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을 위한 발전계획(안)에 대해 토의했다.
이 자리에서 석학 영입과 관련해 학문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제도 운영의 필요성이 언급됐다. 예술이나 체육분야의 석학은 학위와 관련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역량 발전전략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수차례 논의를 통해 마련된 안이 하루빨리 실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책임시수에 대한 발언도 있었다. 교육을 잘하는 교수가 있고 연구를 잘하는 교수가 있기 때문에 교수들이 각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책임시수를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융복합 추세에 따라 전공이 유연하게 변혁할 수 있도록 학과장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세계적인 대학’ 꿈꾸는 구성원이 늘어날 때 ‘전환의 힘’ 만들어낼 수 있다”
조인원 총장은 총평에서 호텔관광 분야 세계 10위권, 체육 분야 50위권, 에너지공학 분야 70위권 등 세계 100위권 이내의 학문분야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킨 뒤 세계적인 학과, 단과대학, 대학원(일반, 전문, 특수 대학원)을 통해 ‘세계 정상권 대학’의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했다. 이를 위해 ‘자율과 책임’ 운영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학술 면에서 다양성과 역동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도입한 자율운영은 단과대학(원) 및 부속기관의 발전을 위해 단위기관에 학사, 인사, 발전계획 수립, 예산 편성 및 집행 등의 자율권한을 부여한 제도다. 이에 더해 단위기관의 꿈과 희망, 세계적인 도약을 위해 뚜렷한 목표와 전략, 운영에 관한 책임행정을 확고히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조 총장은 “우리가 자율운영을 토대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면서 경희가 추구해온 전통과 가치를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세계적인 미래대학’을 향한 꿈을 함께 꾸는 구성원의 열정과 의지가 살아날 때, 우리는 매우 큰 ‘전환의 힘’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며 “교무위원 한 분 한 분이 학생, 교수, 직원과 원활히 소통하면서 개개인의 열정을 고양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의 교육·연구·실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저 또한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총장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과거 패러다임에 묶여 있는 관행적 사유의 틀을 넘어서는 ‘창조적 도전’ ‘진취적 도전’을 요청했다. “미국과 한국의 대선 과정에서 우리는 개인의 이익과 정파적 이익에 치중한 나머지 국가적 차원의 비전과 긍지, 사회정의 실현에 실패한 기성정치에 대한 큰 사회적 불만을 보았다. 그런데 왜 정작 정치권은 그 기류를 읽어내지 못했을까?”라고 반문한 뒤 “한 곳에 머물면서 고정된 틀, 눈앞의 이익에 집중하면 그 너머 세상을 포착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나 스스로 설정한 ‘현실의 벽’에 도전하며, 그 너머 새 세상의 무한 가능성을 경희와 함께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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