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소통카페’에서 양·한방 협진 진일보
2017-08-14 연구/산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선정
경희의과학연구원 ‘소통카페’의 첫 결실… 5년간 25억 원 지원
암성 악액질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양·한방 통합 관리 체계 개발
‘후마니타스 암병원’ 통합 암연구 시스템과 병행해 진행
“암환자에게 나타나는 근육 소실과 체중 감소 등 암성 악액질 증상. 이 증상으로 인해 암환자들은 어떤 치료약도 잘 듣지 않는 상태가 된다. 양방 치료와 함께 악액질에 의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한약제제를 처방하면 암환자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지난 8월 10일(목) 오전 7시, 경희의과학연구원 5층에 위치한 ‘소통카페’에서 의학, 치의학, 한의학 분야의 기초·임상교수들이 모여 암성 악액질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양·한방 통합 관리 체계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1시간 이상 소통카페에서 회의와 토론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의학과 한의학 기초·임상교수들이 함께 2017년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신규과제에 지원해 선정됐다. 선정 과제는 ‘암성 악액질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양·한방 통합 관리 체계 개발’이다. 연구팀(책임연구자: 경희의료원 외과 이길연 교수)은 5년간 총 25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암성 악액질 개선하는 한약제제 발굴 후 임상 연구
연구팀은 1단계(3년)로 암성 악액질 개선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한약제제를 발굴하고, 2단계(2년)에서 임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약제제에 의한 근육줄기세포와 중간엽줄기세포(지방 및 골수) 리프로그래밍/활성화, 근육세포와 지방세포 소실 완화에 따른 암성 악액질 예방 및 치료 효과를 입증한다.
암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악액질에 의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양·한방 융합 치료법의 효용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나아가 실제 임상에서 적용 가능한 양·한방 통합 다학제 진료 모델을 제안한다.
이길연 교수는 “경희의료원은 암환자들이 항암치료를 시작할 때 치료와 함께 영양, 운동, 심리 상담 등 치유 과정을 함께 진행한다”며 “이러한 양방 치료에 한방을 추가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양·한방 통합 치료기술 개발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현재 건립 중인 ‘후마니타스 암병원’의 통합 암연구 시스템과 병행해 진행된다. ‘후마니타스 암병원’에서 도입하는 진료-치유 프로그램이 경희가 보유한 학술 역량을 치료와 결합, 환자의 몸과 마음의 조화와 균형을 회복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연구에는 이길연 교수와 안광석 교수(한의과대학)를 비롯해 전진만 교수(재활의학과), 강원섭 교수(정신건강의학과), 맹치훈 교수(혈액종양내과), 이준희 교수(한방사상체질과), 엄재영 교수(한의과대학) 등 양·한방의 기초·임상 교수들과 경희의과학연구원 박기숙 교수(재생의학연구소) 등이 참여한다.
이번 연구는 경희의과학연구원을 중심으로 경희의료기관의 장점인 양·한방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구라는 데 큰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양·한방 협업연구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주 만나면서 아이디어 도출, 팀 구성해 정부 과제에 지원”
이번 사업 선정에는 경희의과학연구원 ‘소통카페’가 큰 역할을 했다. 여러 학문 분야의 임상·기초교수가 교류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학문간 경계를 뛰어넘은 공동연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길연 교수는 “여러 학문 분야를 아우르는 연구팀이 구성되기 위해 서로 어떤 연구를 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정보를 알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4년 전 암병원 설립 논의를 시작하면서 여러 연구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학문 분야의 기초·임상교수가 만날 기회가 늘었다”며 “‘소통카페’도 그러한 교류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광석 교수는 “2년 전부터 한약제제에서 암성 악액질의 근육 손실을 억제하는 기전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다른 연구자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알지 못했다면 이번 공동연구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엄재영 교수는 “지방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찾는 과정에서 반대 효과가 나타나는 약물을 발견했는데, 이번 연구 과제를 통해 관련 연구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게 됐다”면서 “자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나오고, 자유롭게 팀을 구성해 정부 과제에도 지원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통카페’는 연구자의 편안한 연구환경 조성이 탁월한 연구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지난 2015년 의과학연구원 5층에 설치됐다. 자유로운 소통 분위기 조성을 위해 탁자와 의자 모두 원형으로 배치된 이 공간이 의학, 치의학, 한의학, 약학, 간호학 등 여러 의학 분야의 기초와 임상교수들의 활발한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태원 의과학연구원장은 “소통카페는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큰 연구성과로 돌아올 것”이라며, “앞으로 연구자들의 소통카페에 대한 호응도와 만족도를 살펴 더욱 편안한 연구공간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연구자들의 연구활동 지원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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