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질량 작은 쌍둥이별, 그 탄생의 비밀 밝히다
2017-07-05 연구/산학
우주과학과 이정은 교수팀, ‘쌍성’이 난류로 인해 태어나는 것 증명
전파간섭계망원경 ALMA 사용, 쌍성의 어긋난 회전축 관측
<네이처 아스트로노미> 6월 30일자 논문 게재
우주에는 태양처럼 홀로 존재하는 별도 있지만,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별이 무리지어 존재하는 쌍둥이, 다둥이별도 많다. 쌍둥이별, 즉 쌍성은 두 별이 서로의 주위를 공전하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들의 탄생에 관해 여러 가설이 제기돼 왔으나, 질량이 작고 서로 멀리 떨어진 쌍성의 탄생에 대해선 명확히 규명된 바가 없었다.
우주과학과 이정은 교수팀이 세계 최대 전파간섭계망원경 알마(ALMA,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를 사용해 난류(亂流)에 의해 쌍성이 탄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질량이 매우 작은 원시성 두 개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쌍성계를 관측했고, 그들의 회전축이 엇갈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어긋난 회전축은 서로 멀리 떨어진 쌍성이 난류를 통해 생성된 성운에서 태어났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번 관측으로 질량이 매우 작고, 서로 먼 거리에 있는 쌍성도 일반적인 쌍성처럼 난류에 의해 태어난다는 것을 증명했다. 세계 최초로 밝혀낸 이번 연구 결과는 6월 30일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발표됐다.
ALMA 사용, 질량 매우 작고 서로 멀리 떨어진 원시쌍성 관측
별은 우주 공간의 가스와 먼지 등이 구름처럼 모여 있는 성운에서 태어난다. 성운의 내부에서 중력에 의해 가스와 먼지가 뭉치면서 중심에 별이 탄생한다. 남아 있던 가스와 먼지는 평평한 원반을 형성하고, 이 원반에서 행성들이 생성된다.
쌍성의 탄생에 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제기돼왔다. 특히 쌍성 간의 거리가 먼 경우, 주성에서 반성이 튕겨져 나가 별 사이가 멀어진다는 견해가 많았다. 일반적으로 두 별 중 밝은 별이 주성, 어두운 별이 반성 혹은 동반성이다. 이러한 현상은 별의 질량이 큰 경우에 가능하다. 한편 질량이 작은 별의 경우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었다. 매우 작고 어두워 관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정은 교수팀은 질량이 매우 작고, 서로 먼 거리에서 태어나는 쌍성의 형성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ALMA를 사용해 갓 태어나고 있는 원시쌍성 IRAS 04191+1523을 관찰했다. 두 원시별은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보다 약 860배 정도 더 떨어져 있다. 연구팀은 이들의 나이가 50만 년보다 훨씬 젊은 것으로 추정, 쌍성 형성의 초기 단계를 조사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ALMA는 지름 12미터의 안테나 66대를 병합해 하나의 거대한 단일 망원경처럼 운용하는 지상 최대 전파간섭계다. 밀리미터와 서브밀리미터 영역에서 관측을 수행하며, 허블우주망원경 보다 해상도가 10배 이상 높다.
이 교수 연구팀이 원반의 일산화탄소 분자의 신호를 분석해 회전 속도를 확인한 결과, 원시별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약 10%로 매우 작다는 것과, 원시별 주위의 두 원반이 같은 평면에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 회전축의 방향이 엇갈려 있는 것이다. 원반의 회전축 사이의 각도는 77도다.
이정은 교수는 “관측결과 원시쌍성은 같은 원반에서 생겨나 떨어져나간 것이 아니라, 난류로 인한 성운의 분열을 통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쌍성이 한 원반에서 형성되면 두 별의 회전축이 같게 되고, 이러한 정렬은 쌍성의 간격이 멀어지더라도 상당한 시간 유지된다.
“질량이 작은 별을 이해하고 이론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
이정은 교수는 “질량이 작은 별은 수명이 매우 길어, 지구처럼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행성에는 문명이 발달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 때문에 질량이 작은 별에 대한 연구는 흥미롭다”며 “질량이 굉장히 작은 쌍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는데, 이들도 일반적인 쌍성처럼 난류에 의한 분화로 인해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질량이 작은 별이나 갈색왜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언급하며 “질량이 매우 작은 별의 탄생까지 이론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은 교수는 “천문학은 사람이 생각을 하고 주위를 인식하는 순간부터 존재해왔고, 지금은 우주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라며 “원시 행성계 원반을 연구해 현재 태양계와 지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해석하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정은 교수(제1저자, 교신저자)가 주도하고 박사 후 연구원 이석호 박사, 한국천문연구원의 최민호 박사 등이 참여했으며,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한국천문연구원 학연협력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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