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세계 최초 디스플레이, 미래 예측으로 가능했다”
2017-06-20 연구/산학
정보디스플레이학과 장진 석학교수, 2017 호암상 수상기념 강연
디스플레이 혁신에 기여한 공로 인정받아 호암상 수상
“미래 원천기술 개발 위해 국제·산학 공동연구가 필요하다”
곡선형의 TV와 휴대폰.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유리로 된 디스플레이가 휘어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 곡선형을 넘어 두루마리형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이같은 변화는 디스플레이 분야의 혁신을 이끌어온 정보디스플레이학과 장진 석학교수의 역할이 컸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장진 교수는 지난 6월 1일(목) 2017 호암상 공학상을 수상했다.
호암상은 지난 1990년 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인재제일주의와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과학, 공학, 의학, 예술, 사회봉사 등 5개 분야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장진 교수가 호암상 수상을 기념해 지난 6월 8일(목) 서울캠퍼스 청운관에서 강연회를 가졌다. 이날 장진 교수는 지난 35년간 경희대에서 경험한 교육, 연구, 국제협력, 산학협력에 대해 들려줬다.
산업체보다 먼저 융합 연구 수행하며 연구 분야 선점
장진 교수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다수의 ‘세계 최초’ 업적을 이뤄냈다. 특히 액정디스플레이(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박막트랜지스터 기판(TFT Backplane) 기술을 개발해 고성능 평판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고,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 실현에 기여하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를 선도해왔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정확한 미래 예측이었다. 강연에서 장진 교수는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을 예로 들면서 미래 예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90년대 후반, 평판 디지털 TV가 브라운관 TV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시장은 디스플레이 전쟁에 돌입했다. LCD와 PDP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2000년대 초반에는 대형 평판 TV 시장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PDP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PDP는 높은 전력 소모와 발열 등의 문제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시장에서 사라졌다.
장진 교수는 “당시 PDP가 호황이었지만, 경희대는 LCD가 디스플레이 분야를 선도할 것으로 예측하고 관련 분야 연구에 집중했다”면서 “미래를 예측하고 산업체보다 먼저 융합 연구를 수행하며 미리 연구 분야를 선점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연구그룹이 형성되기 위해 ‘학생’이 중요하다”
장진 교수는 미래 예측과 함께 학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육 수준을 높이고 국제협력, 산학협력을 확대하면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다”며 교육-연구-국제협력-산학협력의 선순환을 구조를 설명한 뒤, “세계적인 연구그룹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학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공계 분야에서 연구하는 데 꼭 필요한 첫 번째 인프라는 학생이다. 학생이 있어야 함께 연구하면서 국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논문을 낼 수 있는데, 그동안 좋은 학생들을 많이 만나 연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장진 교수는 1989년 HDTV 사업, 1997년 LCD 거점연구단 사업, 1998년 국가연구실 사업(NRL 사업), 2000년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센터 사업 등을 수행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센터 사업 선정 후에는 국가와 기업에서 71억 2,000만 원을 지원받아 한국 최초의 디스플레이 연구센터(ADRC)를 설립, 경희대 내에 디스플레이 제작 시설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SCI 저널에 발표한 논문 수는 500편 이상에 이른다. 지금도 연간 20편 이상의 SCI 논문을 쓰고, 국제학술대회에서 2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강연 활동도 활발해 국내외에서 연간 10여 회 초청을 받고 있다. 교외연구비 수주 실적 또한 경희대 교수 중 1위다. 학생들과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주제를 찾아 함께 연구하고, 매일 논문을 써왔기에 가능한 성취였다.
산업체 엔지니어 강의·인턴십 통한 현장교육 실시
장진 교수는 주말도 가리지 않고 매일 논문을 쓴다. 해외 출장을 갈 때도 학교에 들러 논문을 쓰고, 다녀와서도 바로 학교에 와서 논문을 쓴다. 20년 이상 한결같이 해온 일이 매일 논문을 쓰는 것이다.
장진 교수가 매일 논문을 쓰는 이유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그는 “연구에서 창의성이 중요한데, 매일 논문을 쓰면서 창의적인 사고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려면 이미 발표된 연구 결과와 산업계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장진 교수는 교육도 여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 산학협력과 국제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체 엔지니어가 직접 강의하는 전공과목 개설과 학년별 산업체,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한 현장교육이 대표적이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1학년은 중소기업, 2학년은 대만 쿤산대, 3학년은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니크, 4학년은 대기업에서 인턴으로 활동한다.
산업체,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과 함께 학과 단위로는 유일하게 LG디스플레이에서 지원하는 LGeniu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학부 3학년생 중 10~15명을 선발해 사전에 입사를 확정하고, 졸업까지 장학금을 지급한다.
“미래의 원천기술은 대학에서 나온다”
장진 교수는 국제 및 산학협력을 통한 공동연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해외의 경우, 미래의 원천기술이 대학에서 나오고 있다”며 “미래가 필요로 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산업화하기 위해 국제 및 산학협력을 통한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진 교수 주요 업적
장진 교수는 저온에서 금속 촉매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비정질 실리콘을 다결정 실리콘으로 결정화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1998년 <네이처>에 게재됐다.그리고 플렉시블 산화물 반도체 TFT 및 디스플레이 구동회로를 개발해 2012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가 매년 최고 논문 한 편을 선정해 수여하는 ‘조지 스미스상(George Smith Award)’을 수상했다. 이 상은 전자소자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장진 교수가 개발한 플렉시블 TFT 및 구동 회로, 산화물 반도체·유기 반도체·저온 다결정 실리콘 반도체 TFT 기술은 LCD와 OLED 디스플레이 응용에 기여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플렉시블 액티브 매트릭스 액정 디스플레이(AMLCD), 투명 AMOLED 등의 시제품을 구현했으며, 개발한 TFT를 바탕으로 네 손가락을 활용한 TFT 지문인식 센서의 상업화에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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