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이영림 동문, 1,300억 원 상당 학술재원 기부
2016-12-20 교류/실천
‘Magnolia 2016’ ② 기부증서 전달식
국내 대학 기부 사상 최대 규모로 언론 주목
“모든 구성원이 경희의 미래 응원하고 힘이 돼 달라”
‘매그놀리아(Magnolia) 2016’이 지난 12월 16일(금), 경희 구성원, 동문, 일반 시민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의 전당에서 거행됐다.
매년 연말 열리는 매그놀리아 행사는 경희가 이뤄낸 지난 1년간의 성취를 돌아보며 대학다운 미래대학을 향한 열정과 의지를 공유하는 자리로, 1부 목련회의, 2부 목련음악회로 진행된다.
매그놀리아 행사를 ▲총장 인사말 및 대학 주요 사업 발표, ▲기부증서 전달식, ▲목련상 시상 등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두 번째로 다룰 소식은 기부증서 전달식이다.<편집자 주>
“모든 것은 경희 덕에 얻은 것, 기부 실천하게 돼 기쁘다”
“모교인 경희대학교가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기를 기원하며 교육, 연구 발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부동산과 소장품 등 총 1,300억 원 상당의 재산을 순차적으로 기부할 것을 확약한다.”
매그놀리아 1부 목련회의의 기부증서 전달식에서 이 같은 내용이 소개되는 순간 기립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기부증서를 전달한 이는 이영림(한의학과 68학번, 영림한의원 원장) 동문이다. 그는 기부증서를 전달하며 학술재원으로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영림 동문은 인사말에서 “기회와 용기를 준 고(故) 조영식 학원장님과 경희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평생 마음 한구석에 모교에 모든 것을 헌납하겠다고 생각해왔고, 늘 입버릇처럼 내 모든 것은 경희 덕에 얻은 것이기에 모든 것을 경희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말해왔는데, 이를 실천하게 돼 기쁘다”며 소회를 전했다.
졸업 후 42년간 간직해온 마음의 짐을 덜어낸 듯 담담한 목소리로 인사말을 전하던 이영림 원장은 “우리 모두는 각자 마음속 깊이 한구석은 모교에 대한 고마움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고, 경희의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클 것이다. 교수, 학생, 동문, 직원 등 모든 구성원이 경희의 미래를 응원하고 힘이 돼 줄 것을 부탁한다”며 모교 발전을 염원하면서 감격에 찬 모습도 보였다.
이영림 동문의 기부액은 충청남도 금산 소재 토지와 소장품 등 총 1,300억 원 상당에 이른다. 이는 개인이 대학에 기부한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란에서 ‘신화’를 만들고 ‘모국’에서 사랑을 실천하다
이영림 동문은 스무 살에 대학에 진학했지만, 간디스토마에 감염돼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병세가 악화돼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하며 시한부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 후 7년간 한의학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회복했고, 이때 한의학의 매력에 빠져 20대 후반, 늦깎이 학생으로 경희대에 입학했다.
1974년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한 이영림 동문은 한의사로 활동하던 중 이란 국왕의 저서 번역을 의뢰받았다. 은사인 고(故) 신상주 경희대 한의학과 교수와 함께 책을 번역한 그는 번역본이 나온 뒤, 이란 정부의 초청으로 이란을 방문했다.
당시 15년간 편두통을 앓던 이란 왕실 병원장을 침으로 치료해준 일을 계기로 이란 정부로부터 왕실 주치의를 제의받았다. 이영림 동문은 1976년부터 1994년까지 18년간 이란 왕립 병원 타즈리시 메디컬 센터에 근무하며 이란 왕실 주치의와 대통령 주치의를 지냈다.
침술 하나로 이란 국민의 병을 치료하며 ‘황금 손가락(Gold Finger)’이라는 명성을 얻은 그는 사업가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이란 현지에 세운 건설 회사가 고압선 설치 공사를 수주하며 엄청난 부를 거머쥔 것이다.
1994년, 고국으로 돌아온 이영림 원장은 한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반면 물질만능주의와 압축성장으로 인해 도덕성이 결여됐다고 판단, 사비를 털어 2001년 효애실천운동본부를 설립해 효와 사랑을 회복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경희가 구현해온 ‘진리 탐구’와 ‘공적 실천’을 위해 소중히 활용하겠다”
경희는 이영림 동문이 기부한 충남 금산 부지에 에코파크를 건립할 계획이다. 신재생 에너지와 물 연구소, 한약물 연구소, 요양 시설, 약초 테마파크 등을 포함하는 에코파크를 통해 경희의 의학계열은 물론 국내외 연구 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이뤄나갈 예정이다.
이영림 동문은 기부증서 전달식에서 “이 자리가 개인적인 영광과 보람으로 그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평생 한의학을 계승하고, 18년간 타국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인이라는 신념으로 남들에게 본보기가 되려고 노력해왔던 것처럼, 여러분의 마음에 울림으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부증서를 전달받은 조인원 총장은 “평생 일궈 온 귀중한 자산을 경희의 미래, 인류의 미래를 위해 활용해달라는 위임을 받았다”며 “경희가 구현해온 ‘진리 탐구’와 ‘공적 실천’을 위해 소중히 활용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영림 동문 인사말 전문>
총장님, 총동문회장님, 참석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 뜻깊은 날에 이곳 평화의 전당에서 여러분 앞에 서니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어떤 말을 전하는 것이 타당할지 어제까지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앞서 저에 대한 짧은 소개에서 보셨듯이 저는 지난 70여 년의 세월을 쉼 없이 열정으로 달려왔고 최근에 와서야 삶을 돌아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책과 사진첩, 몇십 년간 소중히 간직해오던 소장품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지난 세월을 천천히 되짚어 보니 모교인 경희에 대한, 그리고 조영식 학원장님에 대한 감사와 그리움의 마음이 더욱 깊어집니다.
저는 늘 입버릇처럼 내 모든 것은 경희 덕분에 얻은 것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경희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여자였고 남들보다 늦은 나이였던 제게 기회와 용기를 주신 학원장님과 경희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평생 마음 한구석에 모교를 위해 모든 것을 헌납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막상 이런 날을 맞으니 기쁘고 후련한 마음이 더할 나위 없으며, 인생의 중요한 단락을 완성했다는 생각에 감개무량합니다.
존경하는 경희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가 저의 개인적인 영광과 보람으로 그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평생 한의학자로서 우리나라의 전통 한의학을 계승하고, 타국에서의 18년간의 긴 여정 동안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인이라는 신념으로 남들에게 본보기가 되려고 노력해왔던 것처럼, 오늘 저의 결심이 여러분들의 마음에 울림으로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마음속 깊이 한 구석은 모교에 대한 고마움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경희의 미래 대해 응원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클 것입니다.
교수님, 학생, 동문, 직원 여러분, 그리고 여기 함께하신 모든 분들이 경희의 미래를 응원하고 힘이 되어주실 것을 감히 부탁드립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 대학의 교화는 목련입니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가장 먼저 눈 속에서 꽃봉오리를 맺어내는 꽃나무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비염에 좋은 귀한 약재이기도 합니다.
올겨울 우울하고 춥기만 한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목련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는 새해 새날을 희망하며, 우리 경희대학교도 더욱 환하게 피어나길 바랍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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