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트럼프 이후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갈 것인가’
2017-01-20 교육
경희인문사회포럼(1) 존 아이켄베리 교수 특강
“그간의 가치 부정하는 트럼프 당선으로 불확실성 커져”
“지구적 문제의 심각성 공유, 국가 간 협업해야”
“민주주의가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유일한 대안이다. 국가주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을 넘어 지구적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국가 간 협업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세계 석학인 존 아이켄베리(John Ikenberry)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이자 경희대 석좌교수(Eminent Scholar)가 지난 1월 11일(수) 경희대학교 네오르네상스관 네오누리에서 개최된 경희인문사회포럼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존 아이켄베리 교수는 현존하는 국제질서 분야의 석학으로, 미국 국무성과 외교협회의 핵심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포럼은 ‘과거의 창에서 미래를 묻는다’를 주제로 1월 6일(금)부터 18일(수)까지 서울캠퍼스에서 열렸다. 행사 기간 동안 두 차례의 특강과 한 차례의 세미나가 개최됐다. 경희인문사회포럼 특강과 세미나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불확실성의 시대, 민주주의 이념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존 아이켄베리 교수는 ‘트럼프 이후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갈 것인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의 위기와 그 해법’을 주제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미국 지성이 겪는 고뇌와 나름의 해법을 들려줬다.
존 아이켄베리 교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이 종식되면서 자유민주주의가 승리했지만, 오늘날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민주주의 이념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여러 국가가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채택했고, G7에서 G20으로 늘어난 국제협력기구,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확대, 강화된 미국과 아시아 국가의 동맹 등으로 자유민주주의가 전 세계로 확대되며 자유민주주의 이데올로기가 보편화됐다. 그러나 최근 미국 대선, 영국의 브렉시트 등의 사건에서 나타났듯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뒤흔들리고 있다.
“가치를 공유했을 때 협업할 수 있다”
존 아이켄베리 교수는 “자유민주주의가 왜 위기에 처했는가?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 이 시기가 지나가면 자유민주주의가 회복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이어갔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자유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이유를 약화된 국가 간 연대감에서 찾았다. 그는 “오늘날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 핵, 전염병 등 한 국가가 풀어낼 수 없는 전 지구적 문제이나, 자유민주주의를 부상시킨 미국과 유럽은 와해되고,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새로운 국가가 부상하는 등 국제질서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복잡해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 간 협업이 필수인데, 미국과 중국의 협업이 어려워 보인다”며 “국가 간 협업이 어려워지면서 더 나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희망이 줄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의 유대감이 사라지고, 국가주의, 포퓰리즘이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국가 간 협업을 강조하면서 “가치를 공유했을 때 협업할 수 있다.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유대감의 원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 원천으로 지구적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함께 인식하는 것을 꼽은 아이켄베리 교수는 “전 세계 국가들이 지구적 문제를 인식하고 협업의 필요성을 느낄 때 협업이 가능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협업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지구온난화에 관심 갖는 젊은 세대에서 희망 보여”
이날 존 아이켄베리 교수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민주주의의 미래는 더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동맹 등 그간의 가치를 부정하는 트럼프 당선으로 더욱더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켄베리 교수는 희망의 끈도 놓지 않았다. “불확실성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지만, 젊은 세대들이 지구온난화와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갖고 걱정하는 모습에서 새로운 환경 윤리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고 희망이 보인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날 지구적 문제는 결국 인간이 원인이다. 인간이 만든 대재앙에 이제는 개입해야 한다. 미래 세대인 학생들이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라며 “학생들이 훨씬 더 나은 미래를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는 매년 하계방학에 운영해온 ‘국제협력하계대학(Global Collaborative Summer Program)’을 동계방학으로 확장해 경희인문사회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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